길에서 글과 인연을 만나다. 36
[일본 여행을 준비하면서]
길에서 글과 인연을 만나다. 36회째 글을 쓰면서, 과거의 이야기도 밀려있고, 조치원으로 이사하면서
만나게 된 글도 써야하는데, 우선 이 글부터 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써놓고자 한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우선 고백하자면 그 나라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원수처럼 생각하지도
않지만, 어쨌든 내게는 외국 중에 가장 마음을 주지 않는 나라이다. 그래서 모르고는 먹고 쓰고 했을지라도
아는 한 그 나라의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서 혹 그 나라의 것이라면 무시하거나 지나치고 마는 성격이다.
그럼에도 이번에 일본 큐슈 지방을 여행하게 되었다. 물론 처음 가는 일본이니 자유여행은 욕심 낼 수 없는
형편이고, 따라서 모 여행사의 페키지로 3박 4일을 다녀오기로 한 것이다. 12월 15일부터 18일까지,
일요일 3시 비행기로 출발하여 18일 오후 6시 비행기로 돌아오는 여정이며, 하루는 자유 관광으로 짜인
일정이었다.
그렇다면 왜 일본을 가게 되었는가? 이것부터 설명을 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써본다.
아내와 결혼 45년, 그 동안 아내는 여러 번 일본의 온천을 동경하고 있었고, 따라서 일본에 가 보고 싶다는
말을 여러 번 나에게 했다. 그 때마다 나는 귓전으로 흘려들었고, 주변에서 일본 다녀왔다는 소문을 내게
전해주면서 은근한 압박을 주어도 가타부타 말을 하지 않았는데,
이사를 한 후 10여일이 지난 어느 날, 함께 사우나에 갔는데, 그 자리에서 다시 일본 이야기를 꺼낸다.
“요새 일본 여행비가 무척 싸다고 친구가 말하는데......” 하더니 “하긴 지금 가면 욕먹겠지?”라고 한다.
말인즉슨 이럴 때 다녀오면 좋겠지만 한일관계가 서먹하니 곤란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 거기에 덧붙여서 “당신 내년 1월부터는 작은애 일 도와주게 되면 여러 날 시간 빼기는 힘들 텐데.”
라고 하는 것이다.
그 말에 마음이 쓰였다. 가족을 위해 생활하느라 두 무릎을 수술했고, 그래서 언덕길을 걷기 힘들어 하는데,
싶은 마음도 들고, 나이도 이제 70줄을 바라보고 있으니, 하긴 그래서 더 나이 들기 전에 전국을 여행시키
겠다는 계획으로 시간만 나면 여행을 함께 가는 편이지만, 오죽 가보고 싶으면 저럴까? 싶어서 일을 벌이게
된 것이다.
인터넷으로 몇 곳의 여행사를 찾았다. 그리고 날자와 금액이 내 형편에 적당한 00여행사의 페키지 여행을
예약하게 된 것이다. 2019년 12월 15일 출발 18일 도착하는 일정에 비용은 두 사람이 70만 원정도.
접수를 하고 바로 다음 날 입금을 했다. 그리고부터 준비를 시작한다.
우선 준비물 메모를 하고, 인터넷에서 큐슈 지역과 일정에 따른 여행지 정보, 하루의 자유 여행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를 알기 위해 숙소가 있는 하카타 역 주변의 돌아 볼만한 곳과 음식점, 그리고 그에 따른 비용.
등등
이번 여행의 총 비용은 100만원으로 정했다. 70만원의 여행비와 8만 원정도의 가이드 비용, 나머지는 자유
여행에서 쓸 돈. 그리고 비상금을 엔화 만엔, 한화 10만원을 따로 준비했다.
결국 총 비용은 여행사 70만원, 가이드 8천엔, 엔화 2만7천엔 그리고 한화 10만원인데, 한화10만원은
비상금으로 준비한 것이다. 총 준비금은 한화로 1.200,000원이다.
그러고 보니 올 해는 숙박을 낀 여행을 많이 다녔다. 거제 통영을 2회. 삼천포 진주 2회, 광양 1회.
청송 영덕 1회, 양양 1회, 영양 1회, 제주도 1회 베트남 다낭 1회 등등 그리고 당일로 다녀온 여행까지
계산하면 상당하지만 또 여행이다.
하지만 이번에 다녀오면 2박 이상의 여행은 몇 년간 쉽지 않을 것 같다.
1박 여행이야 주말이나 공휴일을 낀 날이면 충분 할 테지만 말이다. (2019년 12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