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글과 인연을 만나다. 43
[일본 여행 세 째 날]
이제 여행사에서 진행하는 여행이 시작된다. 이른 아침 우리는 준비를 끝내고 호텔 로비로 내려간다.
34명의 단체 여행이다. 버스는 정확히 약속 시간에 도착했고, 우리일행은 고속도로를 이용해 유후인으로
내려간다. 일본의 도로는 3차선이나 4차선을 보기 어렵다고 한다. 속도 역시 90키로를 넘으면 안 된다는 데,
차는 흐르듯 그렇게 운행한다. 휴게소, 일본의 휴게소는 우리와 다르다. 편의점만 있을 뿐, 소박하다.
단체관광이 거의 그렇지만, 역시 관광이다. 나의 관심사는 전혀 관계없다. 유후인 상점 거리는 내가 생각했던
새로움이라거나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젊은이들이라면 또 다른 느낌을 받겠지만. 더불어 정보화 시대라는
것은 여행에 관해서도 어김없이 우리에게 수많은 정보를 주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긴린코 호수역시 그렇다. 생각보다 작은 호수, 그럼에도 관광객이 많은 이유는 있을 것이다. 다만, 내가 바라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일 뿐이다. 하지만 긴린코 호수 주변에 있는 상점들은 잠시 여유를 누리게 해 준다. 속된
말로 구경거리가 있었던 것이다.
젓가락에 이름을 새겨 준다는 가게, 문득 누군가 생각이 났다. 하지만 나무젓가락의 가격이 내 생각에 비싸다.
그럼에도 선물로 하나 준비할까 했지만 곧 떠오르는 것은 경비 문제였다. 벌써 제주도, 다낭 여행으로 용돈을
예상보다 많이 쓰고 있다는 것, 그리고 나의 수입이 8월부터 없다는 것, 현재 있는 금액으로 일월까지는 지내
야 한다는 것,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다음 관광은 유호하나라는 곳이었는데, 움막에서 유황을 채취하여 전통적인 방식으로 추출하고, 그 성분으로
입욕제, 비누 등을 만들고 있는 곳이었다. 움막 안에는 노란색의 아주 작은 모래 같은 것들이 있었고, 우리는
그것을 조금 떠서 손에 바르고 씻었는데, 무척 부드러워진다. 유황 성분 때문인 것이다.
그리고 일행이 간 곳은 가마토 지옥 온천이라는 곳, 온천수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었다. 진흙이 끓어오르는 모습은 내게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족 욕은 할 만 했다, 오 분 여 발을 물에
넣었는데, 그 느낌이 확실하게 다르다. 역시 온천은 온천이었다.
그리고 옮긴 곳이 산 속에 있는 온천 호텔, 가이드는 그곳에 가면 매점 같은 곳이 없고, 호텔에서 구입해야
하는데 가격이 비싸다고 소개하고 가는 길에 편의점에 차를 세운다. 아내는 군 고구마를, 나는 술과 육포를
사고, 우리 입에 가장 근접하다는 컵 라면도 하나 샀는데, 컵라면은 먹지 못하고, 지금 서재에 있다.
온천은 역시 온천이다. 화산이 많은 나라여서 그런가, 온천을 이용한 상품들이 많다. 식사 전에 잠시 온천욕을
한다. 역시, 양평의 유황온천이 생각났다. 저녁식사는 일본식, 아니 일본 여행에서 먹은 모든 음식은 일본식
인데, 그래도 특식이어서 그런지, 소주도 내가 즐기는 한국 소주가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잘 먹었다는 생각이다.
것이 마음 쓰여서 티브이를 켰다
. 그런데 마침 한일 여자 축구가 중계되고 있다. 우리 선수의 실수가 결국 1:0으로 지는 결과가 나왔지만.
그들의 수고에 박수를 보내며, 그것도 행운이라고 할까?
다다미방, 하카타 역의 호텔은 두 사람이 함께 자기에는 좁다는 느낌이었는데, 이 호텔은 방이 넓다. 구르고
굴러도 여유가 있을 것 같다. 편안 휴식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