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 소설 수필 산문

길에서 글과 인연을 만나다. 51

작성자고정현|작성시간20.02.06|조회수6 목록 댓글 0

길에서 글과 인연을 만나다. 51

 

[비응 도 칼국수 집에서]

조치원에 이사 온 지 벌써 두 달이 지났다. 그 동안 나는 모임이나 행사 때문에 여러 곳을 다녔다. 대전, 서울,

대구 등, 하지만 아내는 바깥출입이 거의 없어 보인다. 필요 할 때 시장을 다녀오는 일 외에는, 그 때는 나도

동행한다. 아직 이곳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아내를 위해 동행해 주는 것이다.

 

지난 토요일, 아내에게 바람을 쏘여주고 싶어서 아들의 차를 이용해서 군산의 비응도와 선유도를 다녀왔다.

아침에 밖으로 나가자고 하니 무척 기뻐한다. 하긴 오산에 살 때에는 서울이나 안산의 지인들에게도 다녀오

곤 했던 아내이지만 이곳에서는 아직 가까이 지내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늘 집에서 티브이나 보며 하루를

보내는 사람이니, 옷을 입을 때부터 마음은 들떴을 것이다.

 

비응도에서 칼국수를 먹고 회를 뜨고, 그리고 선유도를 돌아보고 오는 일정이다. 굳이 회를 먹지 않고 떠오

는 것은 내가 즐기는 술 때문인데, 아직도 안주가 좋아 보이면 술 생각을 하는 습관 때문이고, 그럼에도 운전

을 해야 하니 술을 먹을 수 없기 때문인 것이다. 비응도의 칼국수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여기에서 글을 만

나게 된 것이다.

 

우리가 들어가서 음식을 시키니 다른 칼국수 집처럼 보리밥부터 나온다. 그리고 육수와 칼국수가 나오는데,

이런 방식은 대부분의 칼국수 집에서 하는 방식과 같은 것인데, 다른 것이 있다면 면의 폭이 다른 곳보다 넓

다는 것이다. 아마 일 센티 정도의 넓이는 될 것이다.

 

보리밥을 다 먹고 국수 끓여지기를 기다리는데 식당으로 한 가족이 들어온다. 젊은 아들과 부모, 그리고 초

등학생으로 보이는 아들의 아들, 네 사람이 들어와서 자리를 잡는다. 그들을 보면서 처음 든 생각은 부인

?”이었다. 즉 삼대가 식사하러 들어온 것인데, 며느리이며 아내이며 엄마인 여자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 째부터 나의 궁상스런 생각이 내 뇌리를 드나들기 시작한다.

 

아내는 오늘 근무를 하는가?’ ‘혹 어디 아파서 함께 나오지 못한 것인가?’ 하다가 못된(!) 생각까지 든다.

혹 이혼?’ 아니면 사별?’ 그도 아니면 사고(!)로 얻은?’ 하다가 이런 못된 놈이라고 내가 나를 꾸짖는다.

별 상스러운 생각을 하다니, 그러면서 그들의 식사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데, 역시 어른들은 농사를 짓는 분

들인 것 같았고, 식당을 많이 다녀보지 못하셨는지, 표정이나 행동이 많이 서툴러 보인다.

 

아들이 왕만두를 시켰는데, 내 생각으로 왕만두란 지름이 십 센티 정도, 높이가 칠 센티 정도는 되어야 하는

, 만두를 보니 지름이 칠 센티 정도, 높이가 오 센티 정도로 보인다. 말이 왕만두이지 그냥 만두인 것이다.

사실 처음에는 만두를 포장할까 했는데, 포기하고 말았다.

 

아들이 만두를 하나씩 나누어 주는데 건네는 것이 아니라 툭! 던진다. 굳이 말하자면 어른에게 음식을 건네

는 자세는 아닌데, 그런 행동을 보면서 내 마음이 불편해 진다. 어른이 드시기 좋은 곳에 정성껏 건네 드리는

것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식사 후 선유도로 가서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한 바퀴 걷는다. 겨울인데도 사람이 제법 많고 차도 많다.

수막에 만원어치 무엇이든 구입하거나 먹으면 두 시간 무료 주차권을 준다고 쓰여 있지만, 설마 주차비가?

했던 내 계산은 실수였다. 한 시간도 채 있지 않았는데 이 천원가까이 요금이 나온다. 차라리 물건을 살걸,

 

어쨌든, , 여름, 가을에는 선유도에 가지 않으려고 한다. 일단 도로 사정이 나쁘지는 않지만, 관광객이 많

을 때에는 상당히 불편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느낌으로는 음식도 제법 가격이 있지 않을까 하는 판단도 있

,

 

하루가 그렇게 흘렀다. 그저 아내가 바람을 쐬었다는 것에 만족하면서 말이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