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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수필 산문

임진강 : 수한이 죽다 제26회

작성자고정현|작성시간20.04.15|조회수3 목록 댓글 0

임진강 : 수한이 죽다 제26

 

 

왜 그래요?”

이리와 봐요.”

여자가 방문 앞에 서자 중사가 입을 연다.

, 여기 후배 하나가 자대 배치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러는데, 저 아가씨 좀 데리고 나가면 안 되나?”

아가씰 요?”

그래요. 저 자식 전방이 어떤 곳인지 가르쳐 주어야 하는데, 우선 여자 맛을 좀 보게 하고......”

여자가 뚱한 얼굴표정으로 중사를 보면서

그건,”

뭐요! 안 된다는 거요?”

중사의 목소리가 커졌다.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아직 영업시간이고, 그리고 이차 가는 것은 아가씨 마음에 딸린 거고.”

대답이 시원치 않자 중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문을 활짝 젖히는데 안에서

중사님! 저는 괜찮습니다.”

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마 신입 하사일 것이다.

그럼, 저 아가씨 수입을 내가 채워주면 되잖아!”

하면서 발을 쪽마루로 내딛었다.

금방이라도 큰 소리가 날 태세였다.

그때였다.

수한이가 술잔을 들었다가 탁자에 부서질 듯 내려놓으며

! 씨팔!, 이거 어디 술 맛이 나나. ! 일어나 다른 집으로 가자!”

하며 의자를 발로 차 넘어뜨렸다.

갑작스런 수한이의 행동에 주인 여자는 깜짝 놀라 한 걸음 뒤로 물러섰고, 군인은 이것들은 뭐야!’하는

표정으로 수한이를 내려다보는데,

다시 수한이의 입에서 튀어 나온 말

거 정말, 아무리 전방이고 군바리들이 판을 치는 동네라지만 이거 너무 하는 거 아냐!”

완전 시비를 거는 것이었다.

밖이 시끄러워지자 안에 있던 남은 군인들이 밖으로 나오는데 중사 세 명과 하사 한 명이다.

그러고 보니 저 하사가 이쪽 부대로 새로 배치 받아 온 군인인 것이 맞는데, 그들 눈에는 물 하사로 보였다.

물 하사, 그 당시 한 참이었던 월남 전 때문에 하사관 정원이 모자란 군에서는 단기하사 제도를 이용해서

최소 훈련을 받은 하사관을 부대에 배치시키곤 했는데, 바로 그런 하사였던 것이다.

어쩌면 중사들이 하사를 데리고 나와서,

아니 하사가 직속 상급자들이며 자신의 군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중사들을 모시고 나왔을 것이지만,

그래서 중사들이 하사에게 오늘 밤 만큼은 젊은 피를 마구 쏟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려고 했던 것이

지만, 일은 벌어지고 만 것이다.

이봐, 당신! 지금 뭐라고 했어?”

그래도 군인이라고 밀리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당시의 군인들은 민간인들과의 불쾌한 접촉을 하지

못하도록 지시를 받고는 있었고, 민간인들과 좋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면 그들에게 좋지 않은 결과가 있다는

것도 알지만, 그렇다고 이런 식으로 막가는 민간인, 아니 젊은 자식들에게 밀리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군인들이 마루를 내려오면서 군화를 신고 끈을 조였다. 그리고 수한이 곁으로 빙 둘러 서는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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