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글과 인연을 만나다. 60
[남해 여행을 준비하며]
그러니까 작년 10월의 일이다.
부산의 여류 시인께서 삼천포에 남동생이 하는 펜션이 있으니 한 번 내려오라는 연락에
진주의 남강 유등 축제와 겸한 여행을 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초대한 시인의 지인들 몇 분과 어울려 일박을 하며 코끼리 바위 등을 여행 하였고,
다음 날 오전에 진주로 나오면서 지인의 여동생이 진주에서 생활하시는데,
그 분의 안내로 남해의 독일 마을을 잠시 들렀던 것인데,(그 때 독일 맥주를 6병 들이 한 박스를 구입해서
마셔보았다. 그곳에서만 판매한다는 말에, 그리고 잘했다는 결론을 내렸었는데)
올라오는 길에 아내는 남해를 다시 한 번 다녀오고 싶다는 말을 했다.
나는 아내의 말을 잊지 않았고, 이번 2020년 8월 16일부터 18일까지 여행을 계획했다.
지난 번 아내의 귀에 나타난 상황은 돌발성 난청이며 치료가 불가능하기에 이제는 한 쪽 귀로 들어야 하는
모습이 몹시 안타깝기도 하지만, 이제는 나이를 보아서 여행도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판단이 나로 하여금 가능한 아내가 원할 때에 원하는 장소로의 여행을 하려는 생각을 굳히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일박 이일을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네 다섯 시간을 내려가고, 다시 그 시간만큼 올라오게 된다면 적어도 남해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오후와 오전, 즉 하루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일요일 오후 출발해서 진주의 지인의 댁에서 일 박을 하고,
다음 날 일찍 출발하면 그곳에서 남해는 한 시간 남짓의 시간이면 될 것이라는 계산을 한 것이다.
우선 진주의 지인에게 부탁을 하니 쾌히 승낙을 한다.
하긴 그의 부인도 우리 부부를 반기는 분이시니 불편할 것은 없는 관계이다.
승낙을 받고서 나는 삼겹살 두어 근 하고 술을 사 갈 것이니 밥이나 준비하라 말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 부부는 우리를 근처의 맛 집으로 데리고 가서 적지 않은 비용을 쓰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번처럼 말이다.
그 후에 남해가 고향이신 여류 시인께 전화를 해서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했더니 다음 날 곧 답이 온다.
고향의 친구에게 말해서 바닷가의 전망 좋은 펜션을 잡아 놓았다는 말과 함께 좋은 식당과 몇 곳의 가
볼만한 장소를 알려 주겠다는 것이다.
시인이 말하는 펜션을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바로 바다가 보이는,
그리고 몇 걸음 걸으면 바다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계속되는 장마이지만, 그럼에도 휴가철이라는 것이 방을 구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는데 덕분에
간단하게 해결 된 것이다.
그 이틀 후에 시인께서 문자를 보내왔다.
식당과(이 식당에는 시인의 친구 중 남해의 공무원으로 봉사하는 분 이름을 대면 알아서 잘 해 줄 것이라는
설명) 남해피자피네 카페를 안내해 준다.(이 카페는 피자, 스파게티, 밭 빙수 등을 하는 곳인데, 원하는 대로
마음껏 먹어도 된다면서 동생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라고 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여행자들의 필수 코스로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덧붙여 우리 부부가 어렵지 않게 돌아보기 좋은 장소 몇 곳을 추천해 주었다. 참 감사한 일이다.
시인의 글을 받고는 곳 인터넷에서 위치를 찾아보고 동선을 그려본다.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지만 마음은 벌써 그 곳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전화를 한 곳에 한다.
목요일 집에 귀한 손님들이 몇 분오시기에 광양에서 덕산 차 명상 광양 문화원(호암다도)를 운영하는
지인에게 차를 부탁한다.
여러 나라의 좋은 차를 소개하고 다도를 가르치며 한국무용가로 활동하는 분이신데,
중국의 해발 2200미터 되는 산에서 딴 대엽 종의 차를 보내준다고 약속을 한다.
아내는 지난 번 그곳에서 차를 마셔본 후에 국내에서 이런 차를 마셔본 적이 없다고 하며 찬탄을 했으니
손님들께 귀한 차를 대접하게 되어서 마음이 즐겁다. 기회가 있으면 이 분도 소개 해 드릴 생각이다.
자! 이제 천천히 기대하는 마음을 부풀려야 겠다. 2020. 8.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