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글과 인연을 만나다. 62
[글 외의 사진, 그림, 음악?]
남해 여행기를 쓰기 전에
61회의 마무리 부분에 썼던 사진이나 그림이나 배경음악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간략하게
소개하였기에 왜 고집스럽게 글만 소개하고 있는지를 알려 드리고 싶어서 이 글을 써서 소개해 드린다.
처음 인터넷 카페가 활성화 되던 시절에 나 역시 내가 쓴 글에 배경음악이나 그림, 또는 사진을 사용했다.
물론 그 때에는 많은 작가들이 그렇게 자신의 글을 드러내 주었고, 그것이 당시의 흐름이었던 것이다.
나 역시 그 흐름에 따라 열심히 그렇게 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글과 함께 글에 어울리는 그림이나 사진을 찾는 수고를 해야 했고,
적당한 배경음악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글을 쓰는 것만큼이나 또 다른 행위에 나름의 애를 써야하고 시간을 들여야 했던 것이다.
얼마의 세월이 흐르면서 내가 깨달은 것은 내가 쓴 글에 그런 것들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하는 것이다.
즉 배경음악이 나의 글에 감동이 되거나 이해를 시키는데 어울리는가?
와 그림이나 사진이 또한 그런 효과를 주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아니었다.
잘 어울리는 그림이나 사진이 약간의 도움은 될지 몰라도 글 자체에는 큰 도움이 안 된다는 것과,
배경음악은 오히려 글의 의미나 감동을 저해할 뿐이라는 것이다.
눈으로는 글을 읽지만 귀로는 음악을 들으니 당연히 음악이 귀를 통해 머리와 가슴으로 들어갈 뿐
글은 눈으로 읽는 거기까지라는 것이다.
그 때부터 나는 오직 글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내 글을(시와 수필과 소설을) 대하는 분들은 그저 내 글에서 얻고자 하는 부분을 얻거나 느끼거나
감동을 받거나 판단을 하거나, 오직 글로만 나를 드러내자는 생각인 것이다.
61회에서 나는 사진을 찍히는 것이나 찍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는 글을 썼다. 그 이유는 이러하다.
단체 사진 같은 경우는 분명 그 모임에서 대표적으로 사진을 찍어서 카페나 밴드 등에 올리시는 분이 있게
마련이니 혹 내가 필요한 사진은 그곳에서 내려 받으면 될 것이기에 나는 찍는 편에 서지 않는다는 것이며,
여행 중에도 사진을 찍지 않으려는 것은, 다음의 경험 때문인데,
나 역시 여행을 가면 사진을 많이 찍었고, 그 사진을 저장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었다.
그런데 그렇게 보관해 놓은 사진들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는 것이며,
그보다는 언제인가 풍경이 너무 좋아 사진을 찍어왔고,
그 사진을 보관하기 위해 정리하던 중 문득 그 사진의 풍경에서 느낀 것은
‘풍경이 내게 무엇이라 할 말이 있었던 것 같은데......’였다.
즉 사진을 찍느라 그 풍경에게서 느끼고 나누어야 할 것을 잊었던 것이다.
그 후부터는 다른 이들이 사진을 찍느라 분주할 때
나는 눈으로 그 풍경이나 사물을 보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다.
어느 지방 도시에서 중앙 분리대를 화단으로 꾸민 곳을 보았는데,
그 중 많은 꽃들 사이에
한 가지에 달린 한 송이 꽃이 무리에서 조금 벗어나 피어있는 것을 조용히 바라보았고,
그 것이 24편의 꽃 시를 쓰게 했는데, 그 중 아끼는 시가 '꽃 3' 이다.
“꽃은
아침에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밤새도록
산통을 겪으며
열려지는 것이다.”
이왕 썼으니,
나는 인터넷 카페에는 평균적으로 이 일에 한 번 오전 7시 중심으로 글을 올리고, 밴드나 페북,
그리고 단톡에는 오전 8시 30분을 기준으로 글을 올리고 있다.
아! 개인적으로 전화는 오전 10시가 넘어야 하는데,
그 이유는 상대의 아침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것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