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16: 고민
고정현
한 때,
풀리지 않는 문제로 고민을 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 보아도
풀어질 것 같지 않은 문제였습니다.
입맛도, 밥맛도 잃어버렸습니다.
일할 의욕도 사라졌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귀찮아 졌습니다.
하루하루가 지루하기만 했습니다.
시간을 보내려고
책을 들었지만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티브이를 보아도
화면과 그 내용이 윙윙거리며 맴 돌 뿐입니다.
술을 마셔보지만
취하기 전까지는 고민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습니다.
취한 후에야
횡설수설 떠들다가 잠이 들었답니다.
그러다가 문득
고민해서 풀어질 문제라면 당연히 고민해야 하지만
고민해도 풀어지지 않은 문제라면
거기에 집착할 필요가 없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에게 맡겼습니다.
그리고 다른 일에 매달렸습니다.
시간은, 버리거나 취하거나
잊거나, 마음에 담을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그 매달렸던 다른 일이라는 것이
내게는 글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고민, 시간에게 맡겨 두는 것도 자유로움을 위한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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