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하루 (제10회) 완
그는 “응, 고마워” 라고 말하면서 문득 아내가 뚝배기를 상에 놓기 위해 허리를 굽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아주 잠시 아내의 목선이 그의 눈에 가득 들어온다. 아내의 목선,
그는 아내의 목선을 보면서 어디선가 많이 보았던 목선임을 깨닫는다.
아니, 조금 전 보았던 그 여자의 목선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그 여자가 아내의 목선을 닮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확실한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아내를 사랑했던 것이 어쩌면 그 목선에 반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내의 목선이,
여자의 아름다움을 목선을 기준으로 한다면 아내의 목선은 결코 어디 가서도 빠지지 않을 목선임을
인정한다.
다만 아내의 목선은 나이가 말하는 만큼의 변화가 있었을 뿐,
포장마차 여자의 나이와 엇비슷했다면 아내의 목선이 그 여자의 목선보다 더 확실하게 아름다웠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맛있어 보이지요?”
아내는 그가 침을 삼키는 소리를 들었나보다. 그리고 그가 입맛을 다시는 것으로 이해를 했는가 보다.
“응, 아주 맛있어 보이네. 잘 먹을게”
그는 술병의 마개를 딴다.
그리고 잔에 가득 부으면서 다시 침을 꿀꺽 삼킨다.
오늘은 삼계탕으로 보신을 하고난 후 아내의 목선을 다시 확인해 볼 생각을 한다.
소주잔을 들어 단숨에 들이 킨 후 젓가락으로 집히는 부분을 들어 올린다.
손가락 길이 정도 되는 닭 모가지였다.
그는 닭 모가지를 소금에 찍은 후 한 입에 쑤셔 넣고 우물우물 뼈들을 골라 뱉기 시작한다.
작은 뼈마디들이 그의 입에서 하나씩 툭 툭 떨어지고 있었다.
아내의 목선을 위하여! 끝
*이 소설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소설의 내용이 작가의 일상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여러 분계시더군요.
그래서 설명 드립니다.
소설은 작가의 경험 또는 눈에 보이는 상황에 일부분의 허구(거짓이지만 사실 같은,
아니면 사실일 수도 있는 상황)을 조합해서 쓰는 글입니다.
어느 봄 날 친구가 초대를 했습니다.
‘백숙을 하니 한 잔 하러 오라’고 버스에서 내리면서 포장마차를 보았고, 포장마차의 여인을 보았으며,
빈손으로 가기 뭐해서 슈퍼에서 소주를 샀으며, 계산대 앞에 서 있던 몇 분의 여성들을 보았고,
친구가 닭의 목 부분이 맛있다고 하면서 한 입에 넣더니 우물우물 뼈를 토해 내는 모습을 보았답니다.
나는 닭 날개와 다리를 먼저 먹는데 말이지요. 그렇게 태어난 소설이 ‘어느 하루’입니다.
아! 공원은 제가 살았던 지역에 제가 살던 아파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오산 세교 지구의 고인돌공원을 이 소설의 소재로 사용했습니다.
지금은 조치원에 살고 있지만 말입니다.
앞으로는 조치원의 어느 부분이 소설의 소재가 되어 주기도 하겠지요.
* 일주일에 2회 올리다보니 조금은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때문에 다음 소설을 소개할 때는 조금 더 횟수를 늘려볼 생각입니다.
이제 잠시 “글에서 만난 글과 인연”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