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글과 인연을 만나다. 73
[그 병원은]
이 글은 아내가 입원해 있던 병원에 관한 이야기이다.
나는 2019년 가을, 아들의 학원 돕기를 마치고 그 동안 쌓인 몸의 부적절한 불편과 아픔을 치료받기 위해
여러 날 한방병원에서 치료를 겸한 휴식을 취했다.
읽고 싶었던 몇 권의 책과 늦가을쯤 출판할 4번 째 시집 원고를 챙겨서 갔는데,
이 병원을 소개하려고 하는 것이다. 물론 병원 홍보는 아니기에 병원의 이름이나 주소는 공개하지 않으려
한다. 다만 개인적으로 알고 싶은 분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물으시기를 바란다.
병원 장
이 병원의 원장은 몇 년 전 내가 작은 교통사고로 작은 상해를 입었을 때 알게 된 분이고,
이 때 내가 작가라는 사실과 내 시집을 읽고부터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분이다.
매우 친절하고 성실한 분이라 느꼈고, 이번의 치료 기간에도 내 시에 관해 많은 관심을 주었다.
특히 침 몸살과 침 신음이라는 작품을 펜으로 써서 건네주었는데, 그 글을 컴퓨터로 써서 읽었다고 했다.
하긴 내 글은 내가 쓰고 잠시 후 다시 보면 나도 읽기 힘든 악필이다. 후리노트 습관일 것이다.
병원 시설
1, 도서실 : 내가 이 병원에 들어가면서 가장 반가웠던 것은 도서실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내가 가지고 갔던 책을 읽기 보다는 비치되어 있는 책을 읽는 것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는데,
문제는 도서라는 것이 만화책과 소설 중심으로 비치되어있는 것이다.
퇴원하기 전 날 내가 시집과 수필집을 비치하는 것에 대해 말하니 무척 반기기에 바로 몇 곳의 밴드에
기증을 부탁했는데, 이 달 말까지 모아서 전달해 드리고, 책을 보내주신 분들께는 개인적으로 이 병원을
안내해 드릴 생각이다. 혹 기회가 되면 가서 보시라는 의미로......
2. 샤워 실 등 : 내가 이 병원에서 또 다른 것을 보았는데,
남 녀 샤워실 안에 건식 사우나시설을 만들어 두었다는 것이다.
물론 환우를 생각해서였는지 시내 사우나 보다는 열기를 조금 약하게 해 놓았지만,
어쨌든 사우나가 있다는 것이 새로웠고, 더불어 족욕 실이 있어서 책 한 권 들고 발 담그고 있기에는 더없이
편한 시설이었다.
3. 병실 : 나는 3인실에 있었는데 다른 병실도 마찬가지이지만, 우선 커튼을 치면 개인 실이 된다.
여기 까지는 다른 병원과 같을 것이다. 그런데 커튼을 친 후 개인 등을 켜면 그 불빛이 옆 자리 환우에게
비추지 않게 되어있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 등을 켜고 밤새 책을 읽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더구나 개인 티브이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 티브이는 180도 좌우로 이동하거나 상하로 마음대로 이동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앉아서든 어떤 자세로 눕든 그 자세로 볼 수 있다는 것과, 이어폰을 연결하면 혼자만
시청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굳이 소음이나 원하는 방송을 시청하기에 불편하지 않다는 것이다.
나는 다시보기를 이용해서 예전에 보고 싶었지만 보지 못 한 몇 편의 드라마를 보았다.
특히 ‘옥중화’를 재미있게 보았다. 물론 영화도 볼 수 있지만 영화는 비용이 지불하는데, 비싸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굳이 영화를 볼 필요를 느끼지는 못했다.
4. 식사 : 대체적으로 병원에 입원하면 가장 불편한 것이 식사 문제이다.
그래서 많은 환우들이 개인 반찬을 챙겨놓고 식사를 하는데, 나는 이 병원에서 음식에 관한 불만이 전혀
없었다. 지인이 가져다 준 김치와 열무김치는 늦은 시간 출출할 때 컵 라면과 먹었고, 옆 자리의 환우가
건네준 김 몇 봉지는 퇴원하면서 집으로 가지고 왔으니......
결국 이번 병원 생활은 병원 자랑이 되고 말았지만, 이 기회에 마음의 휴식을 얻으며 몸을 회복하기도 했고,
분주하지 않은 환경에서 원고 정리도 하고, 책도 읽고....
정말 오랜만에 억매이지 않은 날들을 보냈게 되었던 것이다.
*네 번째 시집은 2019년 12월에 “기역과 리을 사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