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글과 인연을 만나다. 82
[SNS에 대한 고민]
大勢(대세)를 거부하면 어떤 모양으로든 피해를 보는 것이 사회적 현상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므로 이 사회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그 사회의 대중적인 방식을 빠르게 적응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지혜는 필요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글을 쓰는 사람에게도 이런 사회적 현상에 빠른 적응은 필요하다 할 것인데,
나는 아직도 고집스럽게 그런 현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저 세월만큼이나 늙어가는 나의 문학적 소양을 아쉽다는
말로 변명하고 있을 뿐, 그래서 이런 고민에 대한 글을 쓰게 된 것일게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의 급속한 발전으로 우후죽순처럼 일어나기 시작한 인터넷 문학 카페,
그것이 문학인들의 등단 제도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끼쳤고, 더불어 다양한 문학지의 발행과 많은 문학인들의
등단 등으로 문학의 확장에 큰 공헌을 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물론 부끄러운 부분도 적지 않다.
이제 스마트 폰의 등장과 그 효능성의 발전에 따라 인터넷 문학 카페의 실용성은 떨어지고 폰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지금은 밴드. 카톡, 페이스 북 이라는 이름으로 그 활동 영역을 넓혀 가고 있으며
또한 대부분의 문학인들도 그렇게 적응하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고민하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의 밴드, 또는 단톡이라는 단체 카톡, 같은
폰의 활용도에 적응하기기 쉽지 않는 나 자신의 문제이다.
처음 인터넷 문학 카페에 글을 올릴 때, 사진이나 그림과 음악을 덧입혀서 사용하곤 했었다.
당시의 대세였기 때문인데, 그렇게 하면서 느낀 것은(제발 나만 그렇기를 바라면서) 그림이나 사진과 함께
글을 올리고 음악을 사용하는 것이, 글을 읽으며 느낌을 얻는데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 후부터 나는 오직 글만 쓰고 글만 올리고 있는데,
지금은 컴퓨터의 인터넷 시대를 지나 폰 시대로 접어들면서 내가 활동하는 밴드와 단톡,
얼마 전부터 느끼는 것은 자신의 작품을 올리는 것 보다는,
또는 자신의 손으로 자판을 눌러 글을 쓰는 것 보다는 흔히 말하는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수가
상대적으로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만의 생각이겠지만, 나는 이모티콘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저 ‘고맙습니다.’ 라는 글을 쓸 뿐이며
한 분 한 분에게 그렇게 올려드리는데,(결코 같은 글이라도 복사해서 올리지 않으며, 여러 사람을 함께 묶어서
인사하지도 않는 편이다.) 그것은 그렇게 하는 것이 예의라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밴드와 단톡은 이모티콘이 대세이고, 친교가 우선이 되어버린 현상,
인터넷 문학 카페는 사망 직전이 되어 버린 현상, 그래서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없게 된 현상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는지, 그럼에도 고집스럽게 글을 올리고 어쩌다 여행 중 찍은 사진을 올리는 것 외에는 다른 방식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잠시 비움을 생각하기로 했다.
11월 29일 “비움”을 소개하고 얼마간 쉼을 얻으며 밴드와 단톡 등 몇 곳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2020. 12. 4)
*여행은 1. 시간 있을 때 떠나라. 2. 가용 가능한 돈으로만 하라. 3. 가장 싸고 느리게 하라.
그러면 만 원으로도 가능하고, 어제 갔던 곳에서도 또 다른 글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