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글과 인연을 만나다. 84
[쉼, 비움으로 2]
이제 문학, 특히 작품을 소개하는 활동을 중단한 지 한 달이 되어간다.
지난 회에는 2021년의 개인적인 문학 활동에 관한 계획을 이야기 했다면,
이 번 회에는 2021년의 여행에 대한 계획을 소개하려고 하는데,
문제는 코로나의 허락(?)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으며 그에 따라 상황은 변할 것이다.
1 여행에 대한 생각은 이렇다 : 2월 말쯤 여러 날의 일정이 비워지게 되어서 제주를 다녀올까 하는 생각이다.
존경하는 지인들과의 만남도, 그리고 내가 해야 할 업무 중 하나를 곁들여 처리하기 위해서,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가고 싶은 곳으로 청산도, 홍도를 꼽고 있다.
더불어 여수는 어떨까? 한다. 여기에 손자의 방학을 이용한 1박 2일의 여행은 그 시기에 일정을 잡아서 다녀오려
한다. 2020년에는 남해만 다녀왔을 뿐인데,
여기에 내가 속해 있는 문학 단체의 문학 기행과 당일로 다녀오는 여행을 곁들이면 적지 않은 여행의 시간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올 해부터 해외 자유 여행에 대한 세밀한 계획을 세워보려고 한다.
조금 더 젊었을 때 가방 하나 둘러메고 동남아의 어느 나라를 홀로, 또는 마음 맞는 지인 한 명과 다녀오려고 한다.
물론 지인이 누구로 할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여행사의 도움은 항공권 정도를 받는 것으로 하고,
관광지 보다는 시골의 시장이나 읍 단위의 마을 등을 돌아보고 싶다. 이 계획은 하루 이틀에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칠 순 전에는 한 번 저질러 보려고 하는 계획이다.
2 먹는 다는 것 : 더불어 여행 중에 먹는 다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부담되지 않는 금액으로 그 지방의 음식을 먹어본 다는 것, 인스턴트 음식이나 체인점 음식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그러기에 더욱 그 지방의 색다른 음식을 맛본다는 것은 즐겁게 여행하는 방식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우선은 아직 먹어보지 못한 원주의 청국장이다.
듣기로는 어릴 적 어머니께서 콩을 삶아 아랫목에 이불로 덮어서 발효시킨 그 맛이라고 하니,
나는 시장이나 식당에서 청국장을 먹지 않는다. 옛 냄새와 맛이 나지 않아서이다.
다음으로는 남해의 멸치 쌈밥과 누가 소개하는 공주식당의 갈치 회와 멸치회이다.
작년 여름 남해에서 먹어보려 했지만 일행 때문에 먹어보지 못한 것이 아쉬워서 기회가 되면 꼭 먹어보려고 생각
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먹어보고 싶은 음식은 부산의 선지 국수인데,
자갈치 시장 골목을 걷다가 우연히 눈에 띄어 먹어본 음식이고,
정선의 메밀전병과 올챙이 국수, 옥수수 막걸리는 정선 여행을 하면 필히 먹어보는 것인데,
늘 그리운 음식 중 하나이다. 그리고 평창의 송어 회 비빔, 제주의 고사리삼겹살, 속초 공항 옆 막국수가 생각나며,
30여 년 전에 동해 고속도로를 지나다가 소사에서 먹어본 할머니의 손 두부, 아마 돌아가셨겠지만.
흑산도의 멍게 그리고 고등어회, 거제 바람의 언덕 핫도그도 그리운 음식이다.
아! 내가 삼십 대 초에 청도 시장에서 먹어본 돼지 뼈 국물로 끓여낸 국수도 생각난다.
지금도 그 음식이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맛있었다는 것 보다는 새롭다는 느낌이 들었던 음식인데,
그저 바라기는 2021년에는 코로나가 떠나고, 내가 바라는 여행을 마음껏 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2020.12. 8)
*여행은 1. 시간 있을 때 떠나라. 2. 가용 가능한 돈으로만 하라. 3. 가장 싸고 느리게 하라. 그러면 만 원으로도
가능하고, 어제 갔던 곳에서도 또 다른 글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