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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수필 산문

단편 소설 : 어떤 관계 6

작성자고정현|작성시간21.03.17|조회수12 목록 댓글 0

어떤 관계 6

 

 

“아! 별거 아니고 그 영상에 우리 회사 직원 몇 명이 함께 들어간다는데 우리 부서에서 강 대리가 추천되었거든,

그래서 그러니까 가서 촬영하고 끝나는 대로 퇴근하도록 하지. 참! 표 대리가 같이 가서 의상이라든가, 하긴 그런

것들이야 거기서 전문가들이 다 알아서 해 줄 테니까 그냥 대화상대로 함께 다녀오도록 하지. 강 대리 혼자가면

혹시 기가 죽어서 다른 부서 사원들보다 못하게 찍힐 수도 있으니까 말야. 그러니까 표 대리는 강 대리 기를 팍팍

살려주는 일을 맡도록.”

 

촬영은 회사의 퇴근시간보다 한 참이나 지나서 끝났다. 그 사이에 과장에게서 몇 번인가 전화가 왔었고, 그는

촬영이 끝나자 곧 과장에게 촬영이 끝났다고 전화를 하자 과장은 수고했다면서 내일 오후에 출근하라고 말하곤

끊는다.

그는 촬영장을 벗어나 주차장으로 가면서 표 대리를 본다. 그의 한 걸음 뒤에 서서 따라오는 표 대리를 보면서 

아직 저녁을 못 먹었다는 것을 생각한다. 그리고 촬영이 끝나자 나누어 준 봉투를 생각한다. 수고했다고 회사에서

식사라도 하라며 격려금을 주었다며 나누어 준 봉투였다. 그는 그 봉투가 생각나자 곧 주머니에서 꺼내 표 대리의

손에 건네준다.

“무슨?”

“아! 아까 촬영 끝나니 주는 봉툰데 아마 저녁 식사비 정도는 들었을 겁니다. 표 대리 오늘 수고 많으셨는데 그 돈

으로 식사라도 하고 들어가세요.”

“무슨 말씀을요. 수고는 대리님이 하셨지요. 그러니 당연이 봉투는 대리님 거구요.”

“아니요. 나는 얼굴이라도 세상에 낼 수 있게 되었지만 표 대리는 그것도 아니고.”

“그럼 이렇게 해요. 오늘 저녁 같이 먹어요. 그리고 돈이 남으면 생맥주라도 한 잔 하구요. 그러고 나서 남으면 제가

가질게요.”

표 대리의 목소리가 경쾌하다. 그러더니 곧 자신이 앞서서 걷기 시작한다. 그는 표 대리의 걷는 모습을 뒤에서 보며

천천히 따른다. 표 대리의 검은색 스타킹과 종아리가 적당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걷는데 앞

서 가던 표 대리의 걸음이 멈춰진다. 그리고 그가 가까이 다가설 때까지 서 있더니 그가 가까이 다가서자 서슴없이

팔짱을 낀다.

“그냥 젊은 남녀가 같은 방향으로 걷는데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싸운 사이도 아니고,”

하면서 그의 팔을 손바닥과 손가락으로 강하게 조인다. 그의 팔뚝이 긴장을 한다.

 

표 대리의 목소리가 꼬인다. 생각보다 술이 강해보였지만, 하긴 그 정도의 술이라면 그도 취할 판이다. 저녁 먹으면

서 마시기 시작한 술은 생맥주 집으로 이어졌고 집으로 가야한다는 그의 말을 막으면서 마지막으로 캔 맥주 한 잔

씩 하자며 편의점에서 캔 맥주를 산 그녀는 그의 걸음을 가까운 공원으로 이끈 것이다.

“강 대리님! 그렇지 않아도 강 대리님께 제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거든요.”

그는 천 과장이 회사를 그만 둔 후에 몇 번이나 그에게 할 말이 있으니 시간 좀 내라는 말을 기억해 낸다.

“내가요, 그러니까 대학 일 학년 때요. 삼년 선배였던 그 남자를 만났거든요. 그 남자도 저를 좋아했고요. 그런데

말예요. 그러니까 그게 어떻게 된 것인가 하면요. 그 남자에게 또 다른 여자가 있었던 거예요. 그 선배와 같은 학년

같은 과 동기였는데, 그 언니랑 나랑도 무척 가까웠거든요. 그러니까 나하고 그 언니하고 그 남자는 삼각관계였던

거예요. 그런데요. 그 남자가 죽은 거예요. 남한강에 캠핑 갔다가 술 마시고 물에 뛰어 들었는데, 그 자리에는 언니

랑 나랑 같이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그게 어떻게 된 것인가 하면요. 그 남자가 죽은 후에야 알게 된 거예요. 우리가

삼각관계였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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