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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수필 산문

단편 소설 : 어떤 관계 7

작성자고정현|작성시간21.03.18|조회수11 목록 댓글 0

어떤 관계 7

 

 

그는 술이 깨는 기분이었다. 표 대리가 횡설수설하면서도 자기의 이야기를 다 꺼내는 것을 그는 나름대로

정리하면서 들었다. 그리고 그가 정리한 내용대로라면 이렇게 된 것이다.

표 대리가 대학에 들어가서 제일 먼저 알게 된 선배가 그 남자였다.

그리고 그 남자와 쉽게 가까워졌고 그리고 남녀의 만남이 그렇듯 표 대리는 그 남자에게 순정을 주었던

것이다. 물론 학교 졸업하면 결혼하자는 말과 함께, 그런데 그 중간에 표 대리는 선배인 여자를 가까이

하게 된다. 그리고 친 자매처럼 그런 관계가 되었는데, 그 선배로부터 남자 친구라고 소개 받은 남자가 바로

표 대리의 남자였던 것이다. 그러니까 그 선배와 남자는 벌써 사귄지 이 년이나 된 사이였고, 남자는 두 여자의

관계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서로를 알게 된 것이었다. 그 후 두 여자는 그 남자에 대한 서로의 관계를 눈치 채게

되었고, 서로가 먼저 드러내놓고 헤어지라는 말도 하지 못하는 관계에서 시간이 흘렀고, 그러는 과정에서 그

남자가 물에 빠져 죽은 것이었다. 그는 표 대리의 말에서 거기까지 정리한다.

 

“그러고 나서 삼년 전에 그 선배가 그 죽은 남자와 느낌이 같은 남자를 만났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아직은

모르니 한 동안 지켜 본 후에 마음의 결정을 내리겠다고, 그러더니 이 년 전엔가 그 선배가 그 남자와 가까워졌

다고, 함께 잠을 잤다고 하더라고요. 나는 마음으로 축하를 할 수가 없었어요. 그 선배가 느끼는 그런 남자라면

나도 같은 느낌을 받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그 남자가 누군지 궁금했어요. 그리고 얼마 후 그 선배의 남자가 강

대리라는 것을 알았지요. 왜냐하면 나 역시 죽은 그 남자의 흔적을 대리님에게서 받고 있었지만 설마 천 과장의

남자가 대리님이라고는 생각을 못했을 뿐이지요.”

그는 머리가 띵 하는 기분이다. 그렇다면 표 대리가 말하는 선배라는 여자가 바로 천 과장이었다는 말인가? 그리

고 표 대리도 나에게서 죽은 그 남자의 흔적이 발견하고 있다는 말인가?

“대리님의 생각이 맞을 거예요. 죽은 그 남자의 느낌이 대리님에게 있었으니까요. 아니 확실한 것은 그 선배가

말하기를 그 남자와 모습이 조금 다를 뿐 다른 모든 것이 그 남자와 비슷하거나 같다고 했거든요. 심지어 잠자리도

그렇다고 하면서요.”

“그럼. 천 과장은 지금 어디?”

“아! 이 말도 해야 하네요. 천 과장은 우리 회사 전무님의 딸이에요. 그 선배가 저를 이 회사로 끌어왔거든요.

서류를 내라고, 그래서 나도 이 회사에 입사한 것이고요.”

“아니! 그 말이 아니고, 거기까지는 이해하겠는데 천 과장은 지금 어디 있느냐고?”

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화내지 마세요. 선배도 나름 입장이 있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사표내기 두 달 전쯤인가? 선배하고 저녁을 먹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 때 선배가 말하기를 아무래도 대리님과의 관계를 정리해야 하겠다고, 그러면서 말하기를

선배가 대리님과 관계를 하고 난 다음에는 며칠간 죽은 그 남자의 생각에 빠져 아무것도 할 수 없더라고 하면서

어쩌면 죽은 그 남자의 혼백이 대리님에게 있는 것 같다고…….”

“그럼, 표 대리가 나에게 하고 싶다는 말이 바로 그 말인가?”

“그것도 있고 또 다른 것도”

“그게 뭔데?”

“천 과장은 절대로 말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러니까 그 선배는 한 달 전에 미국에서 결혼했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 선배는 미국으로 유학을 갔었거든요. 그 때 만난 남자와 그동안 연락을 주고받은 모양이에요.

그러다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대리님과 밤을 보내고 나면 며칠은 그 죽은 남자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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