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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수필 산문

길에서 글과 인연을 만나다. 95/ [글이 내게 준 선물1]

작성자고정현|작성시간21.03.26|조회수9 목록 댓글 0

길에서 글과 인연을 만나다. 95

 

 

[글이 내게 준 선물1]

여행을 하고 글을 쓰면서 늘 감사한 것은 길이 내게 주는 선물이 너무 크다는 사실이다. 대체로 내가 쓰는 모든

글의 소재는 길을 통해서 얻기 때문이다. 시는 물론이고 수필(길에서 만난 글과 인연)도 그렇고. 소설의 자료도

여행을 통해 보이는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과 귀동냥으로 듣는 이야기들로 얻어지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글을 통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분들과의 교류 역시 내가 받는 큰 선물이기에 두 회에 걸쳐 하루에 만나게

된 인연을 소개하려한다.

 

한 분은 페이스 북을 통해서였고 한 분은 문학 밴드를 통해서 알게 된 분이라는 사실을 우선 알려 드리면서 이

면에서 한 분을 소개하고 다음 회에 또 한 분을 소개해 드리려고 한다.

 

페이스 북의 글에 늘 정성껏 댓글을 달아 주시는 분이 계신다. 늘 감사한 마음이었고, 어느 날 그 분의 댓글에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어 답 글로 내 시집을 보내 드리고 싶다고 했더니 주소를 알려주신다. 보내드려야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일주일을 다른 어떤 일 때문에 잊고 있다가 보내주신 주소를 찾으려 하니 보이지 않는다. 결국 또

며칠을 보낸 후에야 우연하게 주소를 찾게 되었고 시집을 보내 드렸는데,

 

전화가 왔다. 그리고 통화로 첫 인사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 분의 거주지는 논산이지만 고향이 조치원이라고

하신다. 그분의 말대로라면 많은 분들의 페북에서 글을 보고 있는데 거주지를 조치원이라 소개하는 시인은

처음이라고 한다. 그의 기억 속에 내 이름은 없었다. 적어도 고향의 문인들은 이름이라도 알고 있는데, 새로운

시인이 조치원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과 글이 마음에 든다는 것이 반가워서 연락을 했다고 했다.

 

대화를 하다 보니 내가 사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 그분의 고향이다. 그리고 또 하나 내가 아들 학원을

돕는다고 했더니 학원 이름을 묻는다. 알려주니 호탕하게 웃으며 그 학원을 잘 안다고 한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그분의 사업이 학원 쪽으로도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 며칠 후 지난 금요일(3월 5일) 오전에 전화가 왔다. 식사 대접을 하겠노라며, 어떤 업무가 있어서 조치원에

오는 길에 식사를 하려하는가? 하면서 아내와 함께 식당에 갔고, 그를 만나고 함께 식사를 하면서 하는 그의 말이

‘오늘 마침 시간이 나서 왔다.’고 한다. 그 말인즉슨 오늘 나를 만나기 위해 일부러 논산에서 조치원까지 오신

것이다. 한 끼의 식사를 이유로 나를 만나고 싶어 하는 그 분의 표정에서 나는 즐거움과 글을 쓰는 것에 대한

행복을 누려본다.

 

내가 하는 일 때문에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헤어지려는데, 차에서 딸기 한 보따리를 꺼내 아내에게 들려주며

‘논산의 명물 딸기를 조금 가지고 왔다,’ 하는데 과일 바구니가 고봉으로 가득하다.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고, 나는

그분께 차 한 잔 나누지 못한 실수를 생각하며 잘 올라가셨는지 전화를 하면서 사과를 드리는데, 이런 만남은

열 번도 스무 번도 좋다고 하며 웃는다.

 

두 시간도 되지 못하는, 한 끼의 식사를 하는 그 시간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하는 생각이

들자 내 자신이 부끄럽고 그러면서도 시인이라는 자부심도 일고, 그렇게 낮 시간을 보내고 저녁 10시 30분이 조금

넘은 시간에 현관 앞에 놓은 택배 상자를 만나는데 그 안에 또 한 분의 인연이 가득하게 담겨 있었다. 그 이야기를 다음 회에서 소개하려 한다. (2021년 3월 6일)

 

*여행은 1. 시간 있을 때 떠나라. 2. 가용 가능한 돈으로만 하라. 3. 가장 싸고 느리게 하라. 그러면 만 원으로도 가능

하고, 어제 갔던 곳에서도 또 다른 글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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