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41: 골방
고정현
누구나 비밀 몇 개는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인생입니다.
사회가 발달하고 그 행동 범위가 넓어질 수 록
비밀스러운 일들도 많아지게 되는 것이니
그것은 비밀스러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와 방법이
다양해진 까닭입니다.
때로는 알면서 쉬쉬거리는 비밀들도 있겠지만
어쨌든 공개되지 않으면 그것은 비밀입니다.
물론 하늘이 알고 땅이 알며 자신이 아는 것이 비밀이라지만
하여간 비밀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입니다.
골방,
무엇인가 지금 필요하지 않은 것들이나
아무도 모르게 가려두어야 할 것을 넣어 두는 곳,
어둡고 침침하며 우중충하고 으스스한 것.
그것이 골방의 모습이라 생각하지만
누구에게는 아주 중요한 곳간이기도 합니다.
혼자 간직하고 싶은 추억 같은 것
또는 중요한 일이나 사업 계획 같은 것
그런 것들을 모아두는
훈훈하고 평안하며 안심할 수 있는 공간이지요.
특히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그러합니다.
드러내야 할 시기를 저울질 하는 동안은
그 골방 안에 두어서 숙성시키고 발효시키는
그런 공간이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 “문득” 시리즈는 잠시의 시간에, 또는 대화 속에서,
또는 뉴스나 신문 속에서 만나는 작은 낱말 하나를
마음에 담아두고 묵상하여 얻어지는 지혜를
나누고자 하여 쓰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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