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 소설 수필 산문

길에서 글과 인연을 만나다. 107/ [내가 음식 먹는 방식]

작성자고정현|작성시간21.09.26|조회수11 목록 댓글 2

길에서 글과 인연을 만나다. 107

 

[내가 음식 먹는 방식]

이제 이번 2박 3일 간의 신안 지역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맺으려고 하면서 이 글을 쓰고자 하는

것은 3회에 걸쳐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럴 때에 내가 음식을 먹는 방

식을 드러냄으로서 어떤 분에게는 작은 도움이 되거나 공감하게 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고더불

어 이런 부분은 함께 생각해 보자는 의도도 있음을 밝히면서그러나 음식을 대하는 분들의 개인

적인 습관이나 취향의 다양함을 부정하지 않는 다는 말씀을 드린다.

 

주어진 반찬으로 먹는다.

우선 어느 식당에 들어가든지 시킨 음식에 따라 제공되는 반찬으로 식사를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이 말은 어느 식당의 반찬이든지 몇 가지가 나오면 그 중 한두 가지는 내가 원하지 않

는 반찬도 나오기 때문인데그 반찬도 먹으면 내게 제공되는 식사를 하는데 부족하지 않기 때문

이다그렇게 반찬을 다 먹은 후 모자라면 그 때 추가 반찬을 요구하고 있다어떤 분들은 입에 맞

는 반찬으로 식사를 하면서 그 반찬이 떨어지면 추가로 그 반찬을 요구하기도 한다그것은 그 손

님의 권리이니 무엇이라 할 것은 아니다그럼에도 나는 다만 내 앞의 반찬들이 남겨지거나 손을

대지 않음으로 그 반찬이 버려지거나 재사용 되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현재 우리나라에서

버리지는 반찬의 양이 얼마나 될까?

 

휴지는 한 장만 쓴다.

음식을 먹고 나면 입을 닦는데 쓰는 휴지(또는 네프킨이라고 하는)는 한 장 쓰는 것이 습관화 되어

있다조금 얍살 맞게 보일지 모르지만 나는 그 한 장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어떻게 사용하는가

하면그 한 장으로 처음 입술을 닦는다그리고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입술을 혀로 훔친 후 그 휴지를

반으로 접어 한 번 더 닦는다그 후에 조금 미진하다 싶으면 다시 그 휴지를 반(1/4)로 접어서 사용

하는 것이다아주 오래 전 휴지를 만드는 나무조차 수입한다는 말을 들은 후 그렇게 하기 시작했는

지금은 참 편하게 하고 있다때로 손에 잡히는 대로 마구 잡이로 빼서 쓰는 분들을 보면 그것도

그 분이 내는 요금에 따른 권리이겠지만혹 자신의 집에서도 저렇게 할까싶은 생각도 들고내 것

이나 네 것이나 우리의 것이기는 매 한가지인데 말이다.

 

소리를 내지 않고 먹는다.

어릴 적형님께 혼이 난 적이 있다음식을 먹으면서 쩝쩝하고 먹거나 음식물을 입에 가득 물고 말을

하므로 상대편에서 내 입 안의 음식을 보게 하는 것은 실례이다라는 꾸중이었는데그 꾸중이 내게

는 큰 꾸지람이 되었던 것이다나는 아직까지 살아오는 동안에 형님에게 꾸지람을 들은 것은 그 한

번이었다두 살 많은 형님이지만 그만큼 인격이 있으신 분이시기 때문인데처음에는 조금 불편하더

니 이제는 전혀오히려 그렇게 먹는 것이 옳다고 인정하고 있다.

 

여럿이 먹을 때 골라 먹지 않는다.

오래 전 단체로 음식점에 가서 해물 찜을 시킨 적이 있다그 때 내 앞에 앉았던 회원(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말하지 않겠다)이 젓가락을 입으로 쭉 빤 후 그 젓가락으로 찜을 휘휘 젓더니 그 안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부위를 찾아 먹는 것을 보고그 때부터 나는 찜을 먹지 않았고그 후의 모임에서는

그 회원이 자리를 잡은 것을 확인 한 후에 다른 자리에 앉아 먹곤 했다지금은 개인접시가 제공되지

만 말이다나는 내가 좋아하는 부위가 눈에 보이면 나도 그것을 집어 먹는다그러나 보이지 않으면

가장 위에 있는 것을 집어 먹는 것이 함께 먹는 식사를 즐겁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이제 신안 여행의 기록을 정리하겠다읽어주신 분들이 공감하시는 부분이 있기를 기대하고또는

그렇지 않더라도 고정현시인은 이렇게 여행을이렇게 식사를이런 풍경을 보면서 이런 생각과 글을

쓰는구나하는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여행은 1. 시간 있을 때 떠나라.  2. 가용 가능한 돈으로만 하라.  3. 가장 싸고 느리게 하라그러면

만 원으로도 가능하고어제 갔던 곳에서도 또 다른 글을 만날 수 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嘉南 임애월 | 작성시간 21.09.28 잘 읽었습니다.
    같이 여행을 한 느낌입니다. ㅎ
  • 답댓글 작성자고정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9.29 고맙습니다. 가을 비가 내린다는 오늘입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