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글과 인연을 만나다. 118
[소설 출간 후 2]
소설을 출간하고 이곳저곳 보내야 할 곳에 보내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포장을 하고 택배로
보낼 것과 일반우편으로 보낼 것들을 구별하고 한 두 박스씩 차에 싣고 우체국으로 가서 보내는
일도 일이었던 것이다. 이틀에 한 번, 그렇게 두 주간을 보내고 나니 조금씩 보내야 할 양이 줄어
들고 조금의 여유가 생긴다.
지난 토요일, 약속했던 대로 연천을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에 남양주의 지인을 오랜 만에 만나 차
한 잔을 나누고 몇 년간 들러보지 못한 여동생의 집(양주)에서 7개월 된 손자를 처음 만나고,
그리고 연천의 사촌 집에 들렀다가 약속 시간이 되어 연천문화원장을 만나서 식당으로 길을 잡았
다. 전곡에 그런 작지 않은 수산식당이 있다는 것, 역시 먹거리의 확장은 이런 읍내까지 점령하고
있었던 것이다.
잠시 후 재경연천군민회장이 한 사람을 대동하고 들어온다. 동두천 연천 신문 발행인이라는 것은
인사를 나누면서 알게 되었는데, 내 소설에 대하여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 함께 온 것이다.
이미 연천신문사에서는 내 기사를(이 기사는 대전의 송미순국장이 투데이 플러스에 게재한 기사
였는데, 송국장의 허락을 받아 그녀의 이름으로 게재해 주었던 것이다. 연천신문은 내 선배께서 하
시다가 노령으로 인계한 신문사이다.
함께 술을 나누고 대화를 하다가 밖으로 나가 사진을 몇 컷 찍는다. 후에 보았지만 나 모습도 말을
하거나 어떤 표정을 지은 사진은 영 내 마음에도 못마땅한데, 그 이유는 뻔하다. 내 모습이 그렇게
생긴 것이다. 그럼에도 다음 날 그런 내 사진이 이곳저곳에서 소개되는 것을 보게 되는데,
헤어진 후 나는 다음날(일요일) 귀가하는 길에 그 신문사 발행인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그의 말인
즉슨 ‘처음 뵐 때는 그저 고향에 관한 소설을 쓰신 작가이구나.’ 했고, 집에 가서 기사를 정리 한 후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서 기사를 게재하면서 나의 다른 내용을 보게 되었다고 하며 ‘정말 대단하
십니다. 사이트에서 작가님을 보았는데 열정적으로 활동하시는군요,’ 하면서 ‘제가 그 사이트에서
작가님의 자료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다움, 네이버 등 모든 사이트에서 ’고정현시인‘을 치시면 정리
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라고 하는 것이다.
나는 그저 글 쓰는 것과 카페, 밴드, 단톡, 페북에 글을 소개할 뿐, 그림이나 사진, 음악 등을 사용
하지 않으며 또한 다음 사이트를 사용하지만 그곳에 내가 어떻게 소개되는지에 큰 관심을 두지 않
고, 그저 누가 나를 소개했다 하면 그제야 한 번 들어가서 어떻게 되었는지 만 볼 뿐인데, 발행인이
그렇게 말하니 호기가 발동한다.
집에 와서 다음을 열고 내 이름 ‘고정현시인’을 쳤다, 예전에는 고정현으로 드러나는 사람이 꽤 여러
명이었는데, 사이트에 뜬 것은 나에 관한 내용들로 정리가 되어 있는 것이다. 그 안에는 나도 모르는
나에 대한 작품과 활동에 관한 내용도 상당히 있었다. 작시한 가곡도 소개되어있고, 그 내용들을 보
면서 느낀 것은 ‘내가 그래도 문인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시간을 보냈구나!’하는 것이다.
뉴스의 세력(?) 그 힘을 새삼 느끼는 것, 언젠가 어느 모임에 갔더니 전혀 생소한 분이 내게 와서 인사
를 건네던, 그런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것도 역시 그런 홍보의 효과 때문인 것을 새삼스레 느끼고 배
우며, 그저 더 열심히 문인의 길을 걸어야 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여행은 1. 시간 있을 때 떠나라. 2. 가용 가능한 돈으로만 하라. 3. 가장 싸고 느리게 하라. 그러면 만
원으로도 가능하고, 어제 갔던 곳에서도 또 다른 글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