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글과 인연을 만나다. 132
[자르고 붙이고]
이 글의 결론부터 쓰자면, 제목처럼 ‘잘리고 붙이다’ 이다. 내용인즉 학원 운전 직에서 잘리고 학원
관리로 근무 형태가 바뀐 것이다. 따라서 운전은 월-금까지 오후3시부터 오후10시30분까지인데,
새로운 직무는 주 3-4일 오전에 근무하는 형태가 된 것이다. 그럼 급여는? 운전 직 보다는 술 값 정
도를 더 받게 된다. 그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큰 아들 학원(오산)에서 4년, 그리고 작은 아들 학원에서 2년 9개월을 운전을 했다. 큰 아들 학원은
당시 기사의 갑작스런 이탈로 잠시 도와준다는 것이 그리 되었고, 이번에는 작은 아들의 청에 따라
작은 아들 가까이 와서 살게 되면서 다른 일로 소득을 얻느니 운전이 어떻겠느냐는 아들의 의견에
동의해서였다.
따라서 학원 차가 아닌 흰색 스타렉스를 준비 해 주었고, 그 차로 학원 근접 거리에 있는 학생들을
데려오고 데려다 주는 정도의(거리가 멀고 운행이 어려운 곳은 중형버스 2대가 다닌다) 운전을 했
는데(근무 시간은 8시간 정도였지만 실제 운전 시간은 1시간 조금 넘는 정도였으니 대기하면서 드
라마(아들이 심심하지 말라고 폰에 웨이브를 깔아 주었다.)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
면서 시간을 보냈고, 차가 흰색이니 자가용 삼아 필요할 때는 개인적으로 쓰곤 했던 것이다.
지난 8월 초, 아들이 밤 운전이 피곤할 것이고, 가끔 학원에서 보는 아버지의 모습이 많이 늙어 보인
다며, 운전을 그만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말과 함께 일을 만들어 놓은 것이 4곳의 학원(2곳은 아들의
직접 운영, 2곳은 아들의 지분이 얼마간 있는)의 관리라는 명칭으로 월-목 정도 오전만 근무하는 형
태로 일거리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물론 수입도 조금 더 받을 것이라고 하면서.
더불어 스타렉스를 반납해야 하니, 그 후에 차가 필요하겠다는 아들의 말에 나는 선뜻 경차를 말했다.
여행을 자주 다니는 입장에서 가성 비를 생각한 것인데, 그것도 모아둔 용돈으로 중고를 생각했는데
아들이 반대한다. 경차는 안 되고, 하더니 여기저기 알아보곤 준 준형으로 추천하면서 가장 무난할 것
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얼마를 보탤 테니 신형으로...
잘 알고 있는 후배 시인이 모 회사 대전 직영점에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니.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된
다. 후배 시인에게 차종과 색상을 말하니 알아서 주문을 하겠다고 답을 준다. 차가 나오는 기간은 2개
월 정도. 그 때까지는 스타렉스를 처분하지 않을 테니 아들이 쓰라고 한다.
이제 적어도 월-수는 오후에, 목-일은 종일 시간이 내 것이 된다. 고마운 것은 저녁 시간이 넉넉해진다
는 것, 그리고 3-4일 정도의 여행을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곧 울릉도를 검색한다. 그런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 비용이면 다른 곳을 한 번 더 갈 수 있을 정도의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태국을 검토한다. 하지만 아직 코로나를 생각해서 자세하게 살펴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여행을 다녀 볼 생각이다. 가장 해 보고 싶은 여행은 가방 하나 둘러메고 동
남아의 어느 나라를(필리핀이나, 베트남, 이곳은 다녀 온 곳이기에)선택해서 왕복 비행기 표를 끊고 도
시를 벗어난 작은 마을에 민박을 예약하고 그렇게 4-5일을 다녀오고 싶은 것인데(서민들의 밥상에서 식
사를, 그들이 마시는 술을, 그리고 그들의 잠자리를) 칠순이 지나서 하리라 기대했는데, 이제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볼 것이고, 저녁 시간에 지인들과의 자리도 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즐거움을 누려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