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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수필 산문

길에서 만난 글과 인연. 141/ [어머니를 회상하며]

작성자고정현|작성시간23.01.13|조회수16 목록 댓글 0

길에서 만난 글과 인연. 141

 

[어머니를 회상하며]

나는 다음 주부터 어머니에 관한 시 15편을 연재하는 시간으로 쓰고자 한다그 동안 때때로 어머니가

기억날 때 한 편씩 써서 몇 편은 시집에 소개하기도 했고또 몇 편은 밴드와 단체 카톡에 소개하기도 

했던 시들을 묶어서 연재로 소개하려는 것인데이렇게 어머니에 대한 시를 연재하려고 하는 것은 

2023년 2월 23일이 어머니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 지 10년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내가 기억하는 어머니다른 형제들이 기억하는 어머니는 또 다른 기억으로 존재하겠지만내 어머니

는 참 대단하신 분이셨다물론 모든 자식들에게서의 어머니라는 존재 중 대단하지 않으신 어머니는

없으시겠지만적어도 내게는 그렇다는 말이다.

 

아버지와 나이가 많이 차이가 나셔서 이겠지만 아버지는 어머니께 그리 다정다감하신 분은 아니셨다

아버지의 삶은 거의 유교적 사상으로 보내셨고성격이 단단하시기도 하셨는데아버지의 교훈 중 내가

지금까지 받들고 있는 것은‘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걸으라.’는 말씀이셨고그래서 그런지 비록 부족하

고 못난 부분이 있지만 아직까지 당당한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내 자신을 보면부모의 교훈이 참 중요

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어머니는 어떤 상황에서든지 나와 남을 가리지 않고 판단하시는 분이셨다즉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시는 분이신 것이다그래서 그런지 대쪽까지는 아니더라도 늘 옳고 그름을 바르게 판단하시

자식들이 그렇게 살아주기를 바라셨던 분이셨다물론 나도 그 성품을 물려받아서인지심지어 아

에게 “당신 한 번만 내 편 되어주면 안 돼!”라는 항의를 받기도 했으니.

 

그래서 그런지 어머니의 입에서 “되었다.” 한 말씀 하시면 그것이 곧 어머니의 결정이셨고나는 그 결

정에 반대하거나 대꾸하지 않았다만일 그렇게 했더라면... 그래서인가내 두 아들은 지금까지 내 앞에

서 “아니요”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물론 지금은(두 아들이 다 사십 대)자신의 의견을 드러내기도 하고

늙어가는 부모를 생각해서 간섭하기도 하지만결코 내 뜻을 꺾으려고 하지는 않는다.

 

가난하고 나이 많은 사람을 남편으로 만나 사남 일녀를 낳고 강원도 정선에서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진상리라는 수복지구(내 소설 진상리에서 소개 됨)로 이주하신 후 가게를 하시면서 농사를 지으셨으니

결코 그 삶이 평탄할 수는 없는그런 생활을 하셨다.

 

더구나 매 년 지뢰 폭발로 죽는 사람들과 장애를 입는 마을 사람들임진강에서 명을 달리하는 주변 사

람들(어른 아이 할 것 없이)을 보고툭 하면 간첩공비 침투 같은 비상상태와 최전방 군인들의 고된 훈

련과 고생하는 모습을 대하며 생활하셨으니 어머니의 마음에 자식들에 대한 걱정은 쉬 없어지지 않는 일

이었다.    

 

그렇게 한 생을 사시고 84세의 일기로 임종하시는 어머니를 대하게 된 나이제 내가 시인이 되고 작가가

되어 그 어머니를 그리며 썼던 시를 여기 모아서 소개해 드리는 것이다부디 작가의 좁은 욕심으로 소

개하는 시들이 독자에게 마음의 짐이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이해해 주시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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