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글과 인연. 182
[포상 휴가 6]
차를 주차장에 대고 입구로 들어선다. 왼쪽으로는 바다를 끼고 오른쪽으로는 야트막한 산이다.
주차장 건너편으로 커피숍이 있고 그 곁에 화장실, 세트장으로 가는 오른쪽으로 그동안 방영되
어 사랑 받았던 작품들의 화보가 설치되어있는데, 적지 않은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재미있게
보았던 작품들이었기 때문이다.
우선 아쉬운 것 하나는 편의점 같은 매점이 없다는 것이다. 즉 음료라도 마시려면 커피숍을
이용하는 것 외에는 없다. 입구 쪽에 작은 매점 하나정도는 있는 것이 좋으련만, 그러나 그것은
세트장을 돌아보면서 이해를 하게 되는데,
2016년에 왔을 때와 외형적으로 변한 것이 없는 세트장, 마구간이 있으며 공동 우물이 있고, 객
사와 선착장 그리고 마방 저잣거리 등등 돌아보면서 그 시대와 드라마의 장면들을 생각하는 데
는 부족함이 없는 그런 모습이었지만, 이제 그곳에서 느끼게 된 아쉬움을 써보려 한다.
다른 몇 곳의 세트장을 본 기억이 있는데 특히 문경세제에 있는 세트장이다. 참 잘 관리하고 있
다는 느낌을 받은 곳인데, 이곳의 모습은 전혀 다르다. 몇몇 관리하시는 분들이 보였지만, 건물
도 많이 낡았다는 느낌(물론 오래 되었으니 당연한 것이겠지만)을 받으면서도 외부의 모습은 그
런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안에 비치되어 있는 소품들, 하나같이 먼지와 함께 놀고 있다. 얼마나 사람의 손을 타
지 않았는지, 조금 심하게 말한다면 더럽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이다. 한 번씩 먼지라도 털어 준
다면 좋으련만, 들어가면서 처음 만난 야트막한 건물 앞은 풀이 자라서 입구를 가리고 있고, 그
제야 편의점이나 작은 노점 하나 없다는 것이 이해가 된다.
그러고 보니 모든 관광지에는 매점들이 있다. 기념품가게 식당 등등으로, 그리고 그 매점들은 대
부분 관광지 입구까지 자리하고 있을 뿐인데, 토지의 주요 마을인 평사리는 입구부터 마을까지
매점들이 줄지어 있어서 아쉬웠다 그 이유는 그런 매점들은 평사리와 조금 떨어진 곳(주차장 주변
이나 초입)에 위치하게 하고, 차라리 평사리 안에 월선이의 주막(국밥과 전과 막걸리만 팔 수 있는)
정도만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찾는 이가 많으면 그들을 위한 여러 종류의 편의시설이 있게 마
련인 것을 보면 이곳에 작은 매점 하나 없어 음료수 하나 살 수 없다는 것이 그 증거가 되어 줄 것이다.
세트장 옆 작은 능선을 따라가면 “파도소리 길”이 나오는데, 그리 힘들거나 먼 거리가 아니어서 천
천히 걷는다. 하지만 바라는 것만큼의 즐거움을 얻지 못한다. 왜 길 이름을 파도소리 길이라고 했
을까 싶을 정도이다. 중간쯤 까지 걷다가 포기하고 되돌아 나온다. 차라리 시골 마을 골목을 걷는
다면 나름의 즐거움을 얻지 않을까 싶은 길이기 때문이다.
아! 마산에는 또 하나의 파도소리 길이 있다. 그 이야기는 다음에 소개해 드릴 것이지만, 개인적인
마음으로는 차라리 처음 만났던 세트장으로 만족하고 기억할 것을 굳이 다시 찾아온 것이 실수라
면 실수라고 판단을 한다. 물론 다른 분들의 걸음을 포기하라고 권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 가보지
못하신 분이라면 기회가 있을 때 한 번 가보실 것을 권한다. 백제 시대의 풍물을 만날 수 있으며,
재미있게 보신 드라마의 장면을 회상하기에는 충분하기 때문인데,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방문의
시간이 조금 아깝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오늘 출발- 순천만 국가 정원을 들러 완도로 가서 10일 새벽 2시 40분 배로 제주를 가서 13일 새벽
에 귀가하게 됩니다. 다음 글은 13일 오전에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글이 끝나면 화천 평화포럼 참
가의 글을 소개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