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글과 인연. 188
[제주 여행 1]
이번 제주 여행은 6월 10일부터 12일까지의 일정으로 진행되었던 여행이다. 우선 이 여행의 성격부터
소개하자면 내게는 3명의 의형제가 있다. 아니 4명이 의형제를 맺은 관계인데, 맏이는 제주의 시인이며
사진작가로서 제주 토박이이며 둘째는 연변의 동포로서 연변의 언론계에서 평생을 지냈고, 지금은 신
문사의 논설위원으로 있으면서 한국과 그 주변국들의 평화를 위한 운동을 하고 있는 영향력이 큰 인물
이며 셋째는 이 글을 쓰는 본인이고 넷째 막내는 대전에서 구 의회 의원을 지낸 지도자이다.
작년에 의형제를 맺었고 지난 봄 조치원에서 일박 하면서 주변을 돌아보았는데 이번에는 제주에서 모이
기로 한 것이다. 부부 동반으로 하는 모임인데, 둘째와 넷째 부인들은 일정이 맞지 않아 참석하지 못했다.
우리는 이 모임의 활동을 위해 매 월 10만원의 회비를 납부하여 기금을 조성하고 있었고, 이번에 제주 여
행을 기획한 것이다. 가을에는 대전에서, 겨울에는 서울에서 그리고 내년에 중국 연변을 돌아볼 생각을
하고 있는데, 여기 제주를 돌아본 기억을 남겨두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이다.
6월 10일 오전에 모이기로 하고 난 후 항공기를 알아보니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우리 부부가 왕복 항
공권을 구입하려면 약 50만 원정도의 비용이 필요한 것이었다. 비수기이거나 아침 첫 비행기 요금은 비싸
지 않다는 말을 들었는데, 내가 가고자 하는 날의 항공권 가격이 그랬던 것이다. 그래서 생각하기를 완도
에서 배를 이용하자는 것이었고 왕복 승선비를 보니 경로 할증을 받아 부부가 10만 원이 조금 넘는 금액.
그래서 9일 오후에 완도로 가서 10일 새벽 2시 40분 여객선을 타는 것으로 예약을 했다.
이제는 어떤 방식으로 완도까지 내려갈 것인가? 광주 역까지 가면 셔틀 버스가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나는 승용차를 이용해서 완도로 갈 생각을 했고 그 도로를 살펴보다가 마침 뉴스에서 소개하는 순천 국가
정원 박람회 소식이었다. 내려가는 길에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좋은 시간이 될 것이 분명하니, 조치원에
서 순천까지는 고속도로 중심으로, 그리고 순천 공원에 들러서 돌아보고 완도까지는 일반도로 중심으로
가는 것으로 결정을 한다.
9일 오전, 우리 부부는 각자 캐리어로 각자의 준비물을 담는다. 나는 가방으로도 충분했지만 굳이 캐리어
를 사용하려는 것은 둘째 형이 중국술을 주겠다는 약속을 했고, 맏형도 집에 담아 둔 담금 주를 주겠다는
약속 때문에 캐리어를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그래야 가지고 오기가 수월할 것이기에,
아침 일찍 아내가 김밥을 싼다. 내가 보니 싸는 양이 너무 많아 보인다. 아내의 말로는 가는 길에 작은 아들
에게 조금 건네주고(아들이 아내의 음식을 너무 좋아한다. 그 음식이 무엇이든지, 그래서 그런지 툭 하면
주방에서 무엇을 만들어 아들에게 갖다 준다.) 그래도 많아 보였지만 내려가는 길에 배고프면 안 된다는
고집에 내가 입을 닫아 버린다. 결국 아내는 완도에서 저녁조차(전복해물 탕) 김밥이 아까워 먹는 바람에
제 맛을 느껴보지도 못했지만, 나는 배에서 잠을 잘 생각으로 한 병의 술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
조치원에서 순천까지 휴식시간까지 약 4시간 정도, 순천에서 완도까지 약 2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필요
하니 곧 도로에서의 시간이 6시간에서 7시간 정도가 필요하다. 완도에는 새벽 1시 전에 가면 되겠지만 저녁
을 먹으려면 그보다는 일찍 가야 하므로 순천 공원을 돌아볼 시간을 확보하려면 가능한 일찍 출발해야 한다.
오전 10시 조금 넘은 시간 길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