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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수필 산문

그 여자의 이혼 11회

작성자고정현|작성시간23.09.01|조회수6 목록 댓글 0

그 여자의 이혼 11회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하고 있네. 언제부터 국가가 이런 이혼 문제까지 관심을 두고 있단

말인가?’

‘정부가 하는 모든 일에는 그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지, 얼마나 이혼 문제가 심각하면 이 정

도겠어.’

나분출과 조정녀는 같은 내용을 읽으면서도 생각은 다르게 하고 있었다.

 

“그런데요. 정부나 법원이 그렇게 할 일이 없는 건가요?”

조정녀가 짜증스럽게 노트를 둘둘 말아 쥐면서 변변호사의 얼굴을 쏘아보며 말하자 변변호사

는 무슨 뜬금없는 말이냐는 듯 손으로 안경을 벗어들면서

“그거야 나도 알 수 없지요. 우리는 그저 법이 정해준 것을 시행할 뿐이니까요. 그리고 그 법이

라는 것은 국민들이 뽑아준 의원나리들께서 세운 것이구요.”

 

하긴 그렇다. 변호사이든 국민이든 나라가 정한 법을 따라야 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도대체 세

계 어느 나라가 부부의 이혼문제까지 이렇게 시시콜콜하게 간섭한단 말인가? 부부가 살다가 이

혼 할 수도 있는 것이고 이혼을 하고나서 다시 재혼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왜요? 이제 조금 더 있으면 재혼까지 국법으로 정하고 간섭하게 되겠네요.”

정녀의 목소리에 찬바람이 분다.

“그걸 낸들 압니까?”

변호사는 관심 없다는 투로 무심하게 답을 한다.

 

정녀는 은근하게 화가 치오른다. 변호사라는 것이 말을 해도 성의 없게 말을 한다. 이제 낚시에 걸

린 고기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차라리 법원 직원의 소개를 무

시하고 광고지에서 변호사를 찾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라는 후회도 이미 물 건너 간 일이다.

 

“자, 이제 달리 하실 말씀이 없으시면 가셔서 그대로 시행하도록 하세요.”

변변호사는 그 말을 끝으로 입을 다물어 버렸다. 하긴 그들도 달리 할 말은 없다. 두 사람은 사무실

을 나와 계단을 내려간다. 앞서 몇 계단 앞에서 내려가던 분출이 말을 건넸다.

“언제부터 시작할까?”

분출의 말을 듣는 순간 그렇지 않아도 화가 나 있던 정녀는

“언제 부터라니! 이미 시작한 것 아닌가?”

정녀의 말끝에 칼이 날서있다.

“아니, 시행보고선가 이거 말이야.”

“그건 거기서 알아서 하면 되지! 당신이 알아서 날짜 시간 장소 정해서 문자를 주던지 애들한테 전해

주던지.”

“알았어! 그럼 내가 정해서 전화할게.”

“전화!? 전화는 하지 마!”

정녀의 말에 분출이 몸을 틀어 정녀를 본다. 그게 무슨 말이냐는 뜻이다.

“목소리도 듣기 싫으니까 전화는 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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