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언덕
이 규 봉
저 금빛무덤
천 겹의 바람으로 쌓아올린 제단 앞에
한낮에도 촛불로 환히 밝힌
해당화 한 송이
노랑부리 백로 한 마리와
초헌을 한다
관속엔 얼굴 없는 시간이 누워있다
그 곁에 찬란한 부장품들
태양은 오천 년 후에 열어볼 타임캡슐을 장착했다
바람은 은빛물결을
바다는 푸른 노래를
바닷새는 하얀 날개를 파묻었다
모래 파편 위에
시간의 무거운 짐을 어깨에 메고
모래언덕을 오르는 저 갯메꽃 한 줄기
시집 『햇살로 짠 바랑 』2017. 고요아침
이규봉 시인
충북 제천 출생. 한양대학교 및 동대학원 졸업.
한국문인협회 위원, 국제PEN 회원, 한국경기시인협회 사무처장
시집 <울림소리> <햇살로 짠 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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