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午隱 李程表
변방을 떠돌던 삶의 모서리에
생채기 난 이내 가슴
옥당골 오일장 시오리 길
나무 한 짐 내다 팔고 터벅터벅 돌아오듯
고향 동구 밖 안을 들어서느니
억겁의 세월이 지나도 스러지지 않은
단기4291년 여름 어느 날
그토록 모질고 애처롭게 흐느끼며
명멸(明滅)했던 슬픈 영혼이
마분지 공책 일기장 속의
검고 흰 기억들을 뒤적이며
산그늘에 가리우고 고개 떨군 한 생애가
석양에 이른 듯 가없이 기울고
그리운 누군가의 안부를 묻고 있습니다
* 옥당골 ~ 전남 영광의 옛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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