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의 문을 여는 나의 바램>
아름다운 마무리 · 1
박 민 순
온누리를 비추다
저녁놀을 구워놓고
서쪽으로 지는 해
어둠을 밝히다
새벽을 불러놓고
이우는 달과 별똥별
넓디넓은 우주 안으로
사라지는 것들은
모두가 아름답다
산처럼 너그러운 가슴으로
물처럼 낮은 자세로
바람처럼 자유롭게
나무처럼 아낌없이 주는
그런 삶을 살다가
나도
해와 달과 별처럼
꽃이 되어
아름답게 지고 싶다.
* 시작 노트
소싯적부터 날마다 바라본 해달별이지만 60을 넘기며 바라보는 의미는 그 모습부터 새롭고 더욱 아름답습니다.
지병(심장질환과 기관지확장증)을 달고 사는 내 삶, 지는 날이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언젠가 나의 몸은 한 줌 흙이 되어 땅속으로, 나의 영혼은 한 줄기 바람 되어 저 우주 안으로 사라지겠지만,
그리하여 다시는 못 오겠지만,
내 살붙이로 아들 하나를 이 세상에 남겼지만,
가야할 때가 되면 소리 없이 지는 꽃들처럼 나도 아름답게 지고 싶은 마음에서 이 시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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