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온 나라가 시끌시끌하지만 봄은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오늘 봄까치꽃 구경하러 오산시 부산동 오산경찰서 입구 어느 할머니네 텃밭으로 갔더니 벌써 활짝 폈네요.
허허벌판이지만 너무 작고 예쁘게 피어서 찬바람을 이기고 있기에 대견해서 한참을 눈을 맞추다 왔습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꽃 피는 봄이 왔듯이 코로나19 감염병도 우리 땅, 아니 이 지구상에서 몰아냅시다.
봄까치꽃(큰개불알풀)
박 민 순
작고 너무 여려
자주 발에 밟히던
이름도 없는 꽃인 줄 알고
너를 만나면
눈을 깊이 맞춘다
연하늘빛 수줍음
봄소식 전하며
빙그레 웃는
너, 비록 작아서
볼품없다 할 수 있지만
누구라도 마음속에는
큰 절 한 채 짓고 사는 법
그 절 처마에 걸린
풍경이 울 듯
봄에만 우는 봄까치꽃
작다고 수이 보지마라
목소리만큼은 봄을 크게 울려
여름하늘로 날려 보내리니.
* 시작 노트
봄까치꽃(큰개불알풀) 꽃말 : 기쁜 소식.
우리 식물들은 대부분 여러 개의 이름을 갖고 있다. 지방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 다르기 때문인데, 더러 민망한 것도 꽤 많은데 그중 하나가 바로 개불알풀이다. 열매의 모양이 희한하게도 개의 불알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인데, 이게 조금 더 큰 것이 큰개불알풀다.
봄소식을 전하는 까치 같다고 해서 ‘봄까치꽃’이라고도 부르는데, 특징을 살펴보면 차라리 큰개불알풀이 낫다 싶다. 그렇지만 서양인들은 꽃이 피었을 때 보이는 수술 2개가 꼭 새의 눈처럼 보이는지 ‘버드 아이(bird‘s eye)’, 바로 ‘새의 눈’이라고 부른다.
또 하나 특이한 별칭으로는 ‘큰지금’이 있다. 지금에 ‘큰’을 붙였는데, 지금이란 한자로 地錦, 즉 땅 위의 큰 비단이라는 뜻이다. 봄날 이 꽃이 군락을 지어 땅바닥에 피어 있는 모습이 정말 비단을 쫙 깔아놓은 듯해서 붙여진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