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향기] 히말라야 소금 / 임애월
히말라야 소금
히말라야 소금으로 간을 할 때마다
원시의 바다였던 히말라야 하늘빛과
아슬한 벼랑길 등짐으로 소금을 나르는
순례자 야크의 속눈썹을 생각한다
수심 깊은 대양의 사구에서
밤마다 바다가 꾸었던 꿈들은
마침내 하늘 가까운 곳에서
분홍빛 사리(舍利)가 되었다
1억년 시간이 만든 사리를 등에 지고
산맥의 험준한 바람길을 내딛는
야크의 속눈썹에 걸린 새벽달
1억년 전 하늘빛과 1억년 전 바다의 맛
히말라야 핑크소금은
성스러운 경전의 행간 같은 신비함으로
싱겁지 않게, 짜지도 않게 살라고
그 맛을 조금씩 풀어내 준다
임애월 시인
시집 <그리운 것들은 강 건너에 있다> 등 5권
경기시인상, 경기펜문학 대상, 전영택문학상, 한국시학상 등 수상
경기PEN 부회장, 한국문인협회 이사, 계간 <한국시학>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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