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시단>
도민일보 승인 2019.11.10 13:05
곶감 이야기
임 애 월
산 능선을 넘어온 가을이
익을 대로 무르익을 무렵
키 큰 감나무들은 여름 내
무성한 잎사귀 뒤에 숨겨두었던 그들만의 열매를
찰진 가을햇살 아래서 슬며시 밀어놓는다
가지마다 알알이 넘쳐나는
금빛 햇살 품은 감
정성으로 깎고 걸어 말리는 절제의 계절
신에게 기도하듯 낮은 자세로 기다린다
켜켜이 쌓여가는 다디단 마법의 시간 속에
산골마을 깊은 골목마다 고여 드는
사람 냄새 묻어나는 전설 같은 이야기들
정제된 시간 속의 감들은
백두대간 호랑이보다 더 힘이 센
곶감으로 거듭나고
그 치명적인 달달함은
먼먼 기억 밖의 그리움을 불러들일 것이다
산골마을 깊은 골목마다 고여 드는
사람 냄새 묻어나는 전설 같은 이야기들
정제된 시간 속의 감들은
백두대간 호랑이보다 더 힘이 센
곶감으로 거듭나고
그 치명적인 달달함은
먼먼 기억 밖의 그리움을 불러들일 것이다
임애월
제주도 애월읍 봉성 출생. 아주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 수료
1998년『한국시학』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정박 혹은 출항』『어떤 혹성을 위하여』『사막의 달』『지상낙원』『그리운 것들은 강 건너에 있다』등
수원문학상, 수원시인상. 경기문학인 대상, 경기시인상. 경기PEN문학 대상, 한국시원시문학상 등 수상
계간 <한국시학> 편집주간. 국제PEN한국본부 심의의원 겸 경기지역위원회 부회장
한국경기시인협회 상임이사. 수원시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한국문인협회 이사
<글밭>동인
<수원시인협회제공>
<수원시인협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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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들꽃향기 이승남 작성시간 19.11.15 임애월 선생님!
금빛 햇살 품어 찰지게 영글어 다디단 감과 달달한 가을 맛이 이곳까지 넘어 주었네요~~♡
-
작성자차리염 작성시간 19.11.19 아름다운 시
잘 감상했습니다 -
작성자龍山 鄭眞石 작성시간 19.12.14 임애월 시인님, 옥고<곶감 이야기> 정독했습니다.
시인님의 산골마을 체험을 통하여 빚어진 곶감을 정감으로 맛납게 먹었습니다.
시심으로 줄곧 건강하셔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달달한 곶감처럼 보다 아름답고 향기롭게 가꾸어 나가는 데 이바지하시길 빕니다. -
작성자嘉南 임애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9.12.15 ㅎㅎㅎ
선생님들
모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