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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작품 속에는 다양한 조형요소와 원리들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즉 점, 선, 면, 입체, 공간, 명암, 색채, 질감 등의 조형적 요소와 통일, 균형. 비례. 조화, 리듬, 강조 등의 조형원리가 그것입니다. 이러한 요소와 원리들은 시각적 작용은 물론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쳐 다양한 정서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사실적인 이미지를 전혀 찾을 수 없는 추상화에서도 가슴을 뒤흔드는 열정이나 생동감은 물론이고 한없이 고요하고 잔잔한 침잠의 세계를 느낄 수 있는 것도 모두 조형의 다양한 원리들에 의한 효과에 기인한 것입니다.
조형의 원리 중 통일성은 화면의 여러 구성요소들에 일관성을 부여하여 질서를 갖추게 하는 원리입니다. 즉 수많은 요소들이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도 전체를 위해 어우러지게 하는 단순한 우연 이상의 의도된 질서를 말하는 것입니다. 또한 통일성에서 중요한 정의 중 하나는 화면에 존재하는 각각의 요소들이 분리되어 보이기보다 전체가 우선 되어야 하며, 이는 서로 관련 없는 것들이 모여 있는 개념이 아닌 전체로서의 연관성을 갖추어야 하는 것입니다.
시각적 통일성

화면에서의 통일성은 시각적인 것과 지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는데 시각적인 통일성이란 눈으로 볼 수 있는 각 요소들 사이에 존재하는 유사성이나 규칙성, 조화 등을 의미합니다. 이는 화면을 보는 순간 쉽게 느낄 수 있는 직접적인 것으로 형태, 색채, 명암, 질감 등 시각적 요소에 의해 표현되는 것입니다.
무려 250여 점에 달하는 모네의 수련 연작 중 [푸른 수련]은 빛과 색채. 물과 대기의 흐름을 수련이라는 대상을 통해 표현한 것입니다. 구체적인 묘사에서 멀어지며 본질적인 형태와 색채에 의한 인상주의적 표현은 색채추상의 전조를 엿볼 수 있는 단계에 이르게 됩니다. 그림에서 원형의 수련 잎들은 화면구성의 지배적인 구성요소로서 형태와 색채 및 군집에 의한 시각적 통일성을 보여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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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클림트의 [생명의 나무] 또한 화면 바탕의 선형 문양과 기하학적인 형태로 구성된 나무가 유사형태와 색상의 반복을 보이며 시각적 통일성을 느끼게 합니다.
지적 통일성

지적 통일성이란 사고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개념적인 것으로 시각적인 요소들의 통일성에 의존하지 않고도 표현되는 간접적인 통일성을 의미하며 흔히 작품의 주제와 연관성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중적 이미지의 익살스럽고 괴기한 그림으로 알려진 16세기 이탈리아 궁정화가 주세페 아르침볼도의 작품 [여름의 앉아 있는 인물]은 온갖 다양한 과일과 야채들이 쌓여 있는 그림이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인물의 형상을 이루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마치 숨은그림 찾기 놀이를 하듯 다양한 사물들 사이에서 인물 이미지로의 지적 통일성을 이용하여, 작가가 숨겨놓은 이중적 이미지를 찾아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컴퓨터가 발달한 오늘날 현대인들은 상상 이상으로 온갖 다양한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6세기 사람들에게는 아르침볼도의 이중적 이미지 작품이 매우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을 것입니다. 그의 작품은 훗날 초현실주의 작가들로부터 주목받았고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 | |
주세페 아르침볼도 [여름의 앉아있는 인물] 157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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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성의 표현 방법 - 근접과 중첩

화면의 전체 혹은 부분에서 통일성을 부여하는 방법 중 하나는 각기 분리된 요소들을 근접시켜 배치하는 것입니다. 밤하늘에서 별자리를 찾는 일도 몇몇 특정한 별들을 근접시켜 해석함으로써 형상에 따라 의미를 부여한 것이고 문자를 근접시켜 단어를 만드는 것도 통일성의 질서를 이용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에드가 드가의 작품 [오페라좌의 오케스트라]는 음악애호가였던 드가가 파리오페라 극장의 바순연주자인 친구 르노디오를 중심으로 연주자들과 무대의 무용수들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림의 구성은 전경의 관객석과 오케스트라를 구분하는 난간 부분과 중경의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단원들, 그리고 원경의 무대 위에 춤추는 무희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중경의 연주자들은 서로 근접하고 중첩되어 화면에 통일감을 부여하고 시선을 집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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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 스틸 운동의 선구자이자 리더였던 네덜란드 출신의 테오 판 두스부르흐는 디자이너, 건축가, 화가, 작가로 활동했던 다재다능한 인물로, 그의 작품 [구성-9]은 다양한 도형들의 근접과 중첩을 통해 화면 전체에 통일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통일성의 표현방법 - 반복

시각적 통일성을 위해 사용되는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인 반복은 부분적인 것들을 반복시켜 전체적인 통일성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복되는 요소들에는 선이나 형태, 색채, 질감은 물론이고 방향이나 각도 등이 있습니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 [너도밤나무 숲]은 잎이 모두 지고 난 늦가을 숲의 고요한 정취를 표현한 그의 숲 시리즈 중 걸작입니다. 화면의 근경에서 원경에 이르기까지 수직적인 요소들의 반복으로 작용하는 너도밤나무들을 통해 단정한 통일감을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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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가의 작품 [모자상점]에서는 모자가 만들어내는 원형의 형태감이 반복적인 모티브가 되어 화면 전체의 통일성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모자 상점이라는 구체적인 설명과 관계없이 조형적인 관점에서 화면을 분석해보면 몇 개의 수직적인 선과 각진 형체가 보이지만 원형의 형태들은 화면의 주된 요소로 통일성을 느끼기에 충분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통일성의 표현방법 - 연속

연속은 앞서 언급한 근접이나 반복보다는 미묘한 방법으로 어떤 요소에서 다른 요소로 연관을 가지고 이어지는 것을 말하며 시각적인 것과 지적인 것 모두를 포함합니다. 시각적으로는 형태나 색채 등이 화면에서 연결성을 가지는 것을 의미하고 지적인 면에서는 주제와 관련된 의미나 개념이 서로 연결되며 이어지는 것을 통해 통일성을 갖추는 것을 말합니다.
프랑스 화가 레옹 앙리 마리 프레데릭(Leon Henri Marie Frederic)의 작품 [노동자의 시대]는 중세 기독교의 세 폭 제단화 형식을 통해 노동자들의 삶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신성한 노동의 가치를 표현한 왼쪽 그림에서부터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중앙, 그리고 어린아이에게 젖을 물리며 다음 세대의 희망을 보여주는 건강한 여인들의 모습이 오른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세 화면 모두 인물들로 가득 채워져 있고 유기적인 움직임들에 의해 연속성을 가지며 통일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각각의 화면은 마치 영화의 장면전환처럼 연속으로 이어지며 노동자들의 평화롭고 행복한 시대의 도래를 낙관적으로 표현한 주제에 충실한 통일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아울러 시각과 지적 연결 모두를 통해 화면전체의 통일성을 표현하는 좋은 예라 할 수 있습니다. | |
레옹 앙리 마리 프레데릭 [노동자의 시대] 1895년
캔버스에 유채, 오르세미술관, 프랑스
© Photo RMN, Paris - GNC media, Seoul
프랑스국립박물관연합(RMN)
지엔씨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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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을 지닌 통일성

회화작품을 시각적으로나 지적으로 분석하여 통일성을 발견하는 일은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너무나 많은 또 다른 조형적 원리들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 다양성을 지닌 통일성으로 파악할 수 있는데, 이는 보다 확대된 통일성의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 [온 세계에 보내는 입맞춤]은 베토벤 프리즈 벽화의 부분으로 위대한 작곡가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을 회화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우주를 상징하는 종모양의 공간에서 포옹하고 키스하는 남녀의 배경에 생의 환희와 희망을 찬미하는 여인들의 노래가 흐르는 듯 합창의 이미지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노래하는 여인들의 의상과 포즈에서 보여지는 형태의 유사성과 반복은 시각적인 통일성의 기본적인 예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화면 전체에 나타나는 장식적인 선과 꽃 모양의 원형 문양 또한 시각적 통일성의 효과를 보여주며 음악의 흐름을 회화적으로 표현할 뿐 아니라 클림트 특유의 기하학적 문양에 의한 화려한 장식효과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화면은 크게 종 모양 속의 남녀와 배경의 합창단으로 구분할 수 있고 강한 대비에 의한 변화를 찾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다양한 요소들이 내재된 통일성에 의한 화면구성으로 파악하기에 좋은 예라 할 수 있습니다. | |
구스타프 클림트 [온 세계에 보내는 입맞춤 (베토벤 프리즈의 일부)] 1902년
프레스코화, 216x300cm, 오스트리아 미술관
© The Bridgeman Art Library - GNC media, Seoul
Bridgeman Art Library
지엔씨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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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왼쪽 작품은 제목을 보지 않고서는 쉬이 의미를 찾기 힘든 파울 클레의 [항구와 돛단배]입니다. 실제 항구의 풍경과 돛단배의 형상에서 추출한 선과 최소한의 색채를 사용하여 회화적으로 재구성한 추상적 표현작품입니다. 작품의 구성 형식으로 보면 몬드리안이 구체적인 나무의 형상으로부터 점차 수직·수평선만이 남는 추상적 형태로 발전하는 것과 유사한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화면 전체에 고루 깔려있는 백, 청, 녹, 적, 황색의 부드러운 배열은 서정적 분위기를 연출하며 배와 돛을 상징하는 수평선과 삼각형 형태들이 조형적으로 잔잔한 변화와 리듬의 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화면 전체는 유사 형태와 색채의 반복을 통한 통일성으로 조화를 이루며 동화 속 어느 안개 낀 항구로부터 아름다운 바이올린 선율이 들려오는 듯 추상 표현의 매력에 빠져들게 합니다. 실제로 클레는 음악교사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웠는데 전문연주자의 수준이었다고 전해집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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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 클레 [항구와 돛단배] 1937년 유화, 80x60.5cm, 조르주 퐁피두센터, 프랑스 © Photo RMN, Paris - GNC media, Seoul © Paul Klee / BILD-KUNST, Bonn - SACK, Seoul, 2010 프랑스국립박물관연합(RMN) 지엔씨미디어 작품 보러가기 |
폴 세잔 [생트 빅투아르 산] 1902~04년 캔버스에 유채, 69.8x89.5cm, 필라델피아 미술관, 미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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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세잔의 [생트 빅투아르 산]은 고전적 이상주의 개념의 사실적인 자연재현이나 인상주의의 빛과 색채에 의한 순간적인 인상 표현이 아닌 자연을 원통, 원추, 구라는 기본적인 입방체로 파악하여 내재된 조형적 진실을 탐구한 작품입니다. 이런 시도는 후일 입체파의 모태가 되었고 현대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화면은 다양한 입방체의 색 면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경의 진한 녹색 수목으로부터 원경의 푸른 산에 이르는 공간감이 두드러져 조형적 탐구 중에도 풍경화의 매력을 간직한 작품입니다. 화면 속 건물과 수목, 산과 하늘 모두에서 볼 수 있는 색 면들의 집적은 구체적인 대상의 묘사보다 더 조형적 일관성을 부여하여 시각적인 통일성을 느끼게 합니다.
통일성과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조형의 원리들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는 것은 모든 조형의 요소와 원리들이 어떤 목적에 의해 통일되어 간다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크게 보면 통일성이라는 원리는 그 외의 다른 원리들인 변화나 강조, 균형, 리듬 등을 포괄하는 우주의 질서와도 같은 조형의 세계입니다. 따라서 마치 바둑판에 그려진 선들의 엄격한 규칙성을 보듯 질서와 통일성만이 존재하는 회화작품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거의 모든 작품의 작가들은 통일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조형의 원리들을 함께 사용하여 그가 의도한 의미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따라서 하나의 작품 속에서 다양한 원리들이 함께 발견됨은 물론 그 우선순위도 관찰자의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앞서 예를 든 작품들도 통일성이 아닌 또 다른 원리로 설명할 수 있는 만큼 작품 분석에 있어 보다 자유롭고 폭넓은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 또한 작품감상과 창작에 있어 즐거움을 더할 것 입니다. 다음 편은 “회화에서의 강조”입니다. | |
이미지 프랑스국립박물관연합(RMN), Bridgeman Art Library, 지엔씨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