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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오돈 창작실

반송공원 숲에서 나와

작성자주오돈|작성시간26.01.16|조회수23 목록 댓글 0

반송공원 숲에서 나와

 

지나간 한 해 아동안전지킴이 역을 수행하면서 들녘 마을 회관 앞에 설치된 헬스 기구로 몸을 단련함이 습관이 되어 임무가 종료되니 허전하다. 이제 이른 시각 아파트단지 내 운동 기구나 반송공원 숲에는 더 다양한 시설을 잘 갖춰 지형지물을 활용해 몸을 단련하고 있다. 굳이 헬스장으로 갈 경비나 별도 시간을 내지 않고 그날 그때 상황을 봐 가면서 자투리 시간에 몸을 맡긴다.

 

새벽녘 비가 살짝 내리다 그친 일월 중순 목요일이다. 낮에는 기온이 높아져 추위를 그다지 느낄 날씨가 아님에도 자연학교는 실내로 전환해야 할 듯하다. 연일 먼 길로 나선 트레킹이어서 체력에 무리가 오고 두 곳 도서관서 빌려 읽는 책이 대출 기한이 되어 반납해야 해서였다. 도서관 업무가 시작될 시각보다 더 이르게 현관을 나서 아파트단지와 이웃한 반송공원 숲으로 향했다.

 

어둠이 아직 남아 보안등이 켜진 채 나이 지긋한 어르신 둘이 매달려 운동하는 틈새 나도 끼어 몸을 풀었다. 거기서 숲속 아침 운동을 남겼다. “새벽형 몸에 배어 날 밝아 나선 길에 / 반송 숲 언덕 올라 가볍게 몸을 푸는 / 노천에 체력 단련할 헬스 기구 반갑다 // 자연을 누빌 때는 별다른 매체 없어 / 섭취한 열량만큼 근육을 붙여두려 / 자투리 시간이라도 움직여둔 몸이다

 

이후 의창구청 앞 창이대로로 나가 온천장으로 가는 17번 버스를 탔다. 소답동을 거쳐 감계에서 동전산업단지를 거친 무동 최윤덕도서관 열람실로 들었다. 집으로 빌려 갔던 유홍준 답사기 2권은 다 읽어도 3권은 못다 읽어 펼쳐 읽었다. 이미 오래전 한 차례 읽어 내용의 대강을 알고 내가 다녀왔던 곳이라도 다시 읽으면서 작자 특유의 유머와 풍부한 인맥과 인용구가 솔깃하다.

 

특히 북부 경북 안동권 도산서원과 유력 성씨 종갓집 소개에 이어 경주 불국사 편이 나왔는데 내가 그곳 사정에도 낯설지 않았다. 불국사 편에서는 상당한 지면으로 창건 내력부터 임진왜란 이후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황량할 정도로 묵혀진 대찰을 다시 복원한 과정이 소상하게 나왔다. 작가는 역시 미술사가답게 선인이 남긴 우리 불교문화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식견이 돋보였다.

 

이어진 청도 선암서원과 운문사를 소개했는데 작자가 영남대 재직시절 근무지와 가까웠던 곳이라 학생들을 데리고 현장 답사를 다녀 과제를 주기도 했다. 비구니가 수도하는 곳인 만큼 늦은 밤 예불이나 새벽 찬불가 낭송은 접근이 쉽지 않음에도 특유의 인맥을 활용해 스케치를 잘했다. 나도 젊은 날부터 운문산을 넘는 얼음골 아랫재에서 사리암으로 가는 길로도 다녀 익숙하다.

 

올겨울에 우리 지역은 아직 눈다운 눈이 오질 않는데 남은 겨울에 눈이 온다면 열차를 타고 청도에 닿아 버스로 운문사를 찾아갈 참이다. 우리나라 여러 군데 솔숲이 있지만 어디에도 뒤지지 않을 솔바람 길을 걸어 낮은 담이 둘러친 절집을 찾고 싶다. 가지산으로 이어지는 운문산을 넘는 학소대 골짜기로는 접근이 어려워 평지에 쌓인 눈을 걸으면서 산사 운치를 느껴보고 싶다.

 

때가 되어 휴게실로 내려가 컵라면으로 간편식을 때우고 시니어 일자리로 제복을 갖춰 입은 분들이 근무하는 카페에서 커피도 마셨다. 다시 열람실로 올라와 남은 부분을 마저 읽고 책은 반납하고 야생화 전문가가 엮은 책은 소제목과 사진만 건성으로 넘겨 봤다. 날이 저물도록 머물지 못하고 열람실에서 나왔다. 배낭에는 교육단지에서 빌린 책이 있어 거기로 가서 반납할 일이다.

 

무동 도서관에서 나올 때 빌려야 할 책이 있어 검색해 보니 다른 이에게 대출 중이었다. 시내로 들어 창원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책을 세 권 반납하고 검색대에서 책을 찾으니 거기서도 예약까지 걸려 대기 중이었다. 다음 달 대산 작은 도서관 독서 동아리 과제 도서인데 시중 서점에서 사서 읽어야겠다. 대신 식물과 가벼운 철학을 다룬 책이 눈에 띄어 골라 뽑아 배낭에 챙겨 왔다. 2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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