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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오돈 창작실

텃밭 김을 매두고

작성자주오돈|작성시간26.06.06|조회수21 목록 댓글 1

텃밭 김을 매두고

 

유월 첫 주 토요일은 현충일이며 절기는 망종이다. 망종(芒種)은 보리나 벼와 같은 까끄라기가 있는 곡식으로, 이들은 거두고 심는 일철이다. 요즘은 농사철이 당겨졌지만 내 어릴 적 이즈음 낫으로 보리를 베고 도리깨로 타작하던 시절도 있었다. 망종을 넘기고 하지가 올 때까지 손으로 심던 모내기가 한창으로 장마가 늦게 닿은 경우는 골짝 천수답은 그때까지 모를 심지 못했다.

 

세월 따라 주곡 위주 농사에서 과수나 축산 등 다양한 작목으로 바뀐 농업이다. 퇴직 후 첫해는 시내 도심 법원 뒤편 공한지에 지기가 텃밭 경작을 의뢰해 와 땀을 흘려봤다. 거기는 공공시설이 들어설 부지에 한 노인이 농사를 짓다 힘이 들어 나에게 맡겼다. 작년에는 대산 모산리 지인이 북면에도 꽤 넓은 밭뙈기를 소유해 경작이 힘에 버거워해 나보고 같이 농사를 짓자고 한다.

 

신동리 텃밭에 자주 갈 틈이 나질 않아도 산나물 채집에 이어 친환경 채소를 가꿔 먹을 셈으로 몇 가지 작물을 심었다. 호박은 넝쿨이 나가 곧 호박잎을 따 먹을 수 있지 싶다. 50미터에 이를 긴 밭이랑 두 골에다 고구마 순을 심어 활착시켰다. 깻잎을 따 먹으려 들깨 모종을 심었더니 거세미가 멱을 잘라 새로 심기도 한다. 열무 씨앗을 심어 틔운 싹에 김을 매고 벌레를 살핀다.

 

토요일 이른 아침 북면으로 가는 첫차로 나가 텃밭에 닿았다. 주인장은 비닐을 덮어 작물을 가꿨으나 나는 맨땅에 심었다. 비닐을 씌우면 잡초를 막는데 나는 친환경이랍시고 고생을 사서 한다. 기승을 부리는 잡초는 장맛비가 내리기 전 선제적 조치로 뿌리째 뽑아치워야 한다. 잡초에 끌려가면 농사가 힘들고 나중 수확물도 기대에 못 미친다. 농부가 잡초를 끌어감이 수월하다.

 

농막에 연장을 꺼내 여린 싹으로 자라는 열무는 호미로 김을 매고 고구마 이랑은 삽으로 긁고 괭이로 북을 돋웠다. 그새 주인장 내외가 트럭을 몰아와 약통에 채워온 제초제를 작물에 닿지 않게 조심스레 뿌렸다. 비닐을 덮어도 가장자리는 잡초가 무성해 제초제를 써야 감당된다. 나는 미련스레 비닐을 덮지 않고 농약도 뿌리지 않으니 밭 주인이 보기에는 답답한 친구로 여기지 싶다.

 

밭 주인은 제초제를 뿌린 뒤 고추 곁순을 따고 싹이 튼 참깨도 솎아줄 일이 기다렸다. 잠시 커피를 같이 들며 한담을 나누고 텃밭에서 나와 무릉산 산허리를 넘을 생각이다. 무곡리에서 양촌리로 가니 동구는 당숲과 당산이 보존된 시골다운 정취가 서린 마을이었다. 도랑 살리기 안내문이 선 골목을 지나다 보리수 열매가 가득 달린 나무가 보여 사진에 담고 과육을 몇 알 맛봤다.

 

이어 마을 안길을 지나 비탈진 언덕을 오르니 단감 농사를 짓는 외딴집이 몇 채 보였다. 농가가 끝난 산중에는 숲속 어린이집이 나왔는데 주말이라 휴원이었다. 무릉산을 넘는 중턱에 서자 북면 일대 산들이 머리를 조아리듯 눈앞에 다가왔다. 고개를 넘어가자 사슴과 타조를 키우는 농장이 나오고 양봉장도 보였다. 행정구역은 창원에서 함안으로 바뀌어 칠북으로 가는 길이었다.

 

임도를 겸한 농로로는 차량이나 사람이 드물게 다녀 한갓진 곳이었다. 산중 길섶에는 돌나물이 군락을 이뤄 자라 일부는 꽃이 피어 쇠고 있었다. 가던 길을 멈춰 봉지에다 돌나물을 걷으니 손쉽게 채워졌다. 청정지역이라 검불이 붙지 않아 더 가릴 일도 없었다. 나중 귀가 후 식탁에 오를 때는 겉절이가 될지 물김치가 될지는 내 소관이 아니라 밥상에 차려지는 데로 먹을 셈이다.

 

골짜기에서 저수지 두 곳을 지난 천변은 가동과 어연마을이었다. 남양에서 오는 버스를 타고 칠원을 거쳐 마산으로 오면서 ‘뜰보리수 열매를 남겼다. “봄이 온 근교 산야 유실수 여럿인데 / 꽃이나 잎으로는 눈길을 못 끌다가 / 초여름 선홍색 열매 자잘하게 달렸네 // 과육이 핵과 감싸 과즙은 달고 시나 / 매실이 흔한 철에 새들도 쪼지 않아 / 바라본 눈요기로만 관상수에 그치네” 26.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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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새신발 | 작성시간 26.06.08
    겉절이가 될지 물김치가 될지는...

    텃밭이 아주 깨끗하구나.
    돌나물...
    어느 쪽으로 만들었는가.
    물김치는 번거로울테니
    아마도 겉절이 쪽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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