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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오돈 창작실

도자기 수업을 마치고

작성자주오돈|작성시간26.06.11|조회수22 목록 댓글 1

도자기 수업을 마치고

 

유월 둘째 수요일이다. 아침나절은 대산 나눔문화센터에서는 도예 교실에 참여하고 오후는 김해 인제대학으로 가 글로컬대학 남명학을 공부하느라 동선이 먼 길을 두른다. 날이 밝아오는 이른 아침 창이대로 명곡교차로에서 본포를 거쳐 온천장으로 가는 30번 첫차를 탔다. 도계동 만남의 광장을 거쳐 용강고개를 넘어 동읍 행정복지센터를 지나 다호리에서 주남저수지를 비켜 갔다.

 

동전 노인 요양원을 지난 용산마을에서 내려 산남저수지와 주남저수지가 좁고 짧은 둑으로 연결된 수문을 겸한 차도를 건넜다. 찻길에서 바라보인 좌우 두 저수지는 모내기 철을 맞아 논으로 물을 내보내 수위가 낮아진 상태였다. 묵은 그루터기서 새로운 잎이 돋는 연은 가물어서인지, 물 부족을 겪어선지 잎 테두리가 시든 모습이었다. 마름을 비롯한 수초가 수면을 가득 덮었다.

 

용산마을 골목에서 산책 데크를 따라 주남저수지 둑길로 들었다. 갯버들이 우거진 터널을 지나자 길섶에는 여러해살이 화초 접시꽃이 여럿 피었다. 해바라기처럼 높은 키로 자란 꽃대에서 희거나 붉은 꽃을 층층이 달았다. 곧은 둑길 저수지 쪽으로 가린 안전 데크에는 물억새가 무성하게 자라 수면을 가릴 정도였다. 배수장을 돌아간 남쪽에는 더 넓은 아득한 수면이 펼쳐졌다.

 

길고 긴 둑길을 걸어 제3 배수문에서 주남마을을 지나니 모내기를 마친 들판이 펼쳐졌다. 신동마을에서 가술로 닿아 나눔문화센터에 닿으니 9시여서 도서관 열람실로 들었다. 배낭에 넣어간 남명 선생 상소문을 꺼내 읽었다. 한국선비문화연구원에서 펴낸 책자로 오후 김해로 나가 공부하는 글로컬대학 교재다. 이어 10시부터 곁 강의실에서 열리는 도예 교실 수업에 참여했다.

 

도예 교실은 지난 사월부터 수요일과 금요일 주 2회 열려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첫날 첫 시간 설레면서 진흙을 만져 그릇들을 빚었는데 어느새 종강을 맞았다. 그새 연습용 화병을 빚고 이어 밥공기와 국을 담는 사발을 만들었는데 가마에 구워져 나와 신기했다. 초벌을 구워 유액을 발라 재벌로 구워내 윤이 나는 도기였다. 이후 커피잔과 반찬 그릇과 화분을 몇 개 빚고 있다.

 

마지막 작품은 화분인데 기교를 한껏 부려 주둥이에 장식을 붙이는 도기에 도전했다. 둥글게 밑바닥을 놓고 가늘게 만든 흙가래를 돌려 얹어 원형 탑을 쌓았다. 테두리에 인형으로 내 얼굴 형상을 만들어 꽃을 안은 모습까지 기교를 부려 붙였다. 마지막 시간이라 농촌활성화센터 관계자가 나와 수료식이 있었다. 못다 구운 작품들을 강사 가마에 구워지는 데로 연락한다고 했다.

 

강사와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때웠다. 마을버스로 이동 중 도예 체험을 한 수 남겨 지인들에 사진과 같이 보냈다. “지역민 교양 강좌 열 차례 도예 교실 / 여남은 수강생들 제각각 솜씨 발휘 / 매시간 흙을 주물러 진지하게 빚었다 // 공글린 흙가래를 둥글게 쌓아 올려 / 그늘에 며칠 굳혀 가마에 구워내니 / 일상에 요긴하게 쓸 도기 몇 점 늘었다

 

용잠삼거리로 나가 합성동을 출발 김해 외동으로 가는 140번 버스를 탔다. 진영을 거쳐 삼계에서 김해 시내로 들어 인제대 글로컬대학 허브 캠퍼스로 갔다. 합천 삼가에서 태어난 남명 선생은 어린 시절은 관직 생활을 한 부친이 산 한양에서 보냈다. 대동이 처가여서 중장년기는 김해 산해정에서 머물고 모친상 시묘살이 후 만년에 덕산 산천재로 들어 은거해 후학을 가르쳤다.

 

조선 중기 경상 우도를 대표한 유학자 남명 선생이 남긴 문집에는 당시 혼란스러운 시국에 왕에게 올린 상소가 4편이다. 국책 사업 글로컬대학으로 지정받은 인제대학은 올 상반기 지역민과 함께하는 교양 강좌로 남명학을 개설해 국역 상소문은 공부하고 있다. 고전과 한학에 밝은 외부 인사가 다녀가기도 하고 이번 시간은 인제대 연구교수가 무진봉사편을 강의해 경청했다. 2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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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새신발 | 작성시간 26.06.14
    도자기에 담겨진 모습
    자네 얼굴 그대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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