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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오돈 창작실

부산 도심 투어

작성자주오돈|작성시간26.06.17|조회수47 목록 댓글 0

부산 도심 투어

 

유월 중순 화요일이다. 한밤중 잠을 깨 전날 다녀온 소사 생태길 답사기에 이어 엊그제 진주 촉석루를 찾았던 남강 의암으로 시조를 한 수 남겼다. “촉석루 벼랑으로 의암에 다가가니 / 남강물 흘러 흘러 세월은 유수여도 / 계사년 청사에 남은 충절 넋이 비친다 // 소매 끝 마디마다 가락지 드러내어 / 분노를 삭힌 눈매 왜장을 수장시킨 / 의기사 논개 초상은 붉은 입술 깨문다

 

날이 밝아온 아침은 열차로 이동한 자연학교로 등교하려고 창원중앙역으로 나가게 되었다. 열차 출발 시각에 맞추려 퇴촌삼거리 쌈지공원 운동기구에 매달려 몸을 단련했다. 창원천 상류에서 창원대학 구내를 거쳐 역으로 올라 순천을 출발 부전으로 가는 무궁화호를 탔다. 열차 이용에서 30퍼센트 할인을 적용받고 부산으로 가면 도시철도 지하철은 무임승차라 교통비를 아낀다.

 

열차 객석에서 배낭에 넣어간 박홍규의 노년이란 무엇인가를 꺼내 읽었다. 저자는 대학 강단에서 노동법을 강의한 진보적 학자로 정년 후 귀촌해 농사를 지으면서 저술과 독서로 소일하는 이였다. 겉면에 노년의 창조성을 앙양하는 철학에 바탕 진정한 노년 해방을 위해 다시 읽은 사상사라고 소개되었다. ‘노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묵직한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책이다.

 

구포에 이르니 승객은 거의 내려 사상을 지난 종점 부전역에 닿았다. 역사를 빠져나가 1호선 지하철로 서면과 부산역을 지난 남포역에 내렸다. 이번 부산 나들이는 도심 투어에 해당해 예전 부산 시청이 옮겨간 터에 들어선 롯데백화점 옥상 정원에서 부산항과 도심 전경을 구경할 참이다. 백화점 개점이 일러 밖에서 30분 기다려 엘리베이터로 13층 옥상 정원과 전망대로 올랐다.

 

전망대 카페 밖으로 나가니 영도와 송도가 보인 북항과 남항 일대 바다가 굽어보인 용두산 전망대도 손에 닿을 듯 지척이었다. 부산을 찾으면 동해선 열차로 해운대 바깥으로 가거나 을숙도 다대포로 향하는데 이번은 제대로 된 도심 탐방인 셈이다. 시야가 탁 트인 옥상에서 부산을 에워싼 산과 바다를 한꺼번에 조망했다. 옥상에서 오래 머물 일 없이 사방을 둘러보고 내려왔다.

 

지상으로 내려와 남포동에서 자갈치로 갔다. 생선회센터와 생선구이 골목은 혼자는 버거워 내가 들리는 단골은 선짓국 식당이다. 뒷골목 포장집으로 된 허름한 가게가 대여섯 되는데 베트남 여성이 운영하는 집이다. 한 달 한 차례 정도 자갈치로 들리면 산중 자연인처럼 채식 위주 식단에서 콜라겐과 지방질을 벌충하는 기회로 삼아 특식을 먹는 날이다. 돼지껍데기가 수육보다 좋다.

 

안면 트고 지내는 베트남 여성은 우리말을 잘 구사하고 한국인 남편은 식자재만 준비해주고 다른 일을 봐 식당은 혼자이거나 가끔 여동생이 도왔다. 상추와 양파를 곁들인 돼지껍데기로 맑은 술을 자작해 곁들이니 다른 무엇과 견줄 수 없는 풍성한 성찬이었다. 이른 시간대라 손님이 적었는데 한 젊은이는 식후 카드를 꺼내기에 처음 찾아왔나 싶었다. 노점과 같아 현금 계산이다.

 

이른 점심을 해결하고 이제 충무동 해안 시장으로 가 생선을 사는 일이 기다렸다. 내가 자주 들러 얼굴이 익은 아주머니도 있다. 몇 군데 늘어선 가게에서 선도나 가성비 좋을 듯한 생선들을 눈여겨 봐두고 먼저 남항 포구로 나가 선창에 정박한 어선과 남항대교와 영도를 바라봤다. 이후 다시 생선 가게로 와 아까 마음에 둔 조기와 갈치와 고등어와 오징어까지 한꺼번 묶어 샀다.

 

날씨가 더워지고 이동 중 생선 냄새가 풍기지 않도록 포장했다. 먼저 비닐봉지에 신문을 둘러 얼음팩을 넣어 상자 포장을 마쳐 손에 들었다. 이 정도 양이면 앞으로 다가올 장마까지 넘겨 얼마간은 식탁에 오를 생선은 될 듯하다. 지하철로 하단역으로 나가 장유로 가는 좌석버스를 탔다. 평일 낮이라 승객이 한산했는데 율하에서 장유에 닿아 창원 가는 버스를 갈아타 터널을 지났다. 2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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