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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오돈 창작실

고성 그레이스 정원을 찾아

작성자주오돈|작성시간26.06.20|조회수58 목록 댓글 1

고성 그레이스 정원을 찾아

 

통영에서 친구들과 하룻밤을 같이 보낸 유월 중순이다. 목요일 저녁에 만나 밤이 이슥하도록 잔을 같이 기울였다. 나는 전날 통영으로 향하면서 고성에 들러 소가야 고분군을 답사하고 왔다. 친구들과 반건조 생선구이로 저녁을 먹고 숙소 리조트로 생선회를 더 가져와 술잔을 기울였다. 나는 도중 일찍 잠이 들어 한밤중 깨니 거실에는 연장전이 끝나지 않아 두런두런 얘가 들렸다.

 

나는 생활 속 습관이 잠을 일찍 깬 새벽은 전날 동선을 따라 생활 속 글을 남김이 몸에 배었다. 새벽이 지루하고 길지 않도록 집에서 노트북을 챙겨와 실내등을 어둡게 켜 워드로 일기를 남겼다. A4 한 장 분량의 글은 1시간 정도 걸러 탈고해 내가 속한 문학 동아리 카페와 지인들의 메일로 넘겼다. 또 다른 과제는 아침이면 시조를 사진과 같이 넘기는데 송학동 고분으로 했다.

 

날짜 변경선을 넘겨 거실에서 이어진 술자리는 수습이 되고 친구들은 각자 방으로 들어 곤한 잠에 들었다. 난 거실에서 새벽이 오길 기다렸는데 창밖으로 섬들이 점점이 뜬 한려해상 다도해 풍경이 펼쳐졌다. 날이 밝아오니 옅은 안개 속에 작은 고깃배들이 물살을 가르며 지나고 있었다. 친구들과 매년 두 차례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낸 이튿날 아침은 산책을 나서는데 머뭇거렸다.

 

거실에서 친구들이 잠을 깨길 기다리다 혼자 현관을 나왔다. 산책 코스는 리조트 경내를 두르기도 하고 더 멀리는 수산과학원 근처로 가도 되나 전자에 그쳤다. 옥외에는 풀장을 겸한 수영장에는 맑은 물이 찰랑찰랑 넘치도록 채워져 있었다. 주중이라 간밤에 리조트 숙박에 든 이용자는 많지 않은 듯했다. 주차장이 더러 빈 경내 산책로를 따라 반 시간 남짓 거닐고 숙소로 들었다.


늦게까지 담소를 나눈 친구들은 잠이 깨지 않은 속에 한 친구는 먼저 일어나 나중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될 여건이라 해장술을 찾아 같이 잔을 채워 비웠다. 나는 그간 3년을 일적불음하다가 친구와 근래 잔을 다시 이었다. 간밤 숙소로 옮겨온 생선구이와 회가 넉넉해 안주가 좋았다. 친구가 못다 비운 몫까지 술과 안주를 내가 잘 마무리 짓고 다른 이들이 잠에서 깨길 기다렸다.


간밤 의논되길 이튿날 아침은 월드컵 축구 중계가 있어 그걸 숙소에서 시청하고 다음 일정을 갖기로 했다. 친구들이 잠에서 깨길 기다리면서 간밤 생성된 쓰레기들은 분리 배출시켰다. 한 친구는 아침으로 삼을 충무김밥을 사러 밖으로 다녀오기도 했다. 다른 호실에 잠든 부녀들도 합류해 시락국을 곁들인 김밥으로 아침을 삼고 축구 중계방송을 시청했는데 관심 없는 친구도 있었다.

 

축구는 우리나라 선수가 기대에 못 미친 성과로 끝나고 리조트를 나와 고성으로 이동했다. 우리가 들리기로 한 곳은 그레이스정원으로 꽤 알려진 명소였다. 이슥한 골짜기로 드니 비탈진 언덕에 조경수와 갖가지 화초를 가꿔 주중이라도 탐방객 발길이 이어졌다 부산에서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들이 수십 명 단체 방문해 산책로가 비좁을 정도였다. 한 시간 남짓 꽃밭을 잘 거닐었다.

 

거제 해금강 외도식물원만큼이나 사람 손길이 닿아 잘 가꾼 정원이었다. 시원한 분수가 솟구치는 꽃밭에는 제철에 피는 산수국이 초여름 꽃을 대표하고 있었다. 입장료로 낸 1만 원은 경내 카페에서 취향 따라 커피와 음료 쿠폰으로 사용되어 쉼터에서 담소를 나누고 일어섰다. 산중 식물원에서 힐링으로 점심나절을 보내고 늦은 식사를 때우려 검색에서 찾아낸 칼국숫집으로 갔다.

 

국도변에 수형이 아름다운 고목 해송이 여덟 그루 선 식당에 회원 일행이 앉았다. 주인장은 왕새우와 바지락이 든 칼국수를 끓여내어 국물을 식혀가며 한 끼 때우니 내게는 저녁 끼니가 되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린 속에 식당 바깥에서 일행들과 헤지면서 오는 가을 다시 보자고 했다. 나는 의령으로 귀촌해 전업 농부처럼 농사를 잘 짓는 친구 차에 동승 진주를 거쳐 창원으로 왔다. 26.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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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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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새신발 | 작성시간 26.06.21
    간밤에
    제법 진한 술자리였음에도
    1~2시간 눈을 붙이고는 새벽부터
    행간에 글을 채우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네.

    자네의
    맑은 정신 세계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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