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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오돈 창작실

도서관 열람실을 나와

작성자주오돈|작성시간26.06.22|조회수21 목록 댓글 1

도서관 열람실을 나와

 

유월 하순 하짓날이다. 전날은 장맛비와 무관한 비가 내려 교육단지 도서관에 머물렀다. 이틀째 장소는 달라도 자연학교는 도서관을 택해 길을 나섰다. “아파트 숲을 이룬 도심 속 하천인데 / 에워싼 콘크리트 옹벽을 무색하게 / 생태를 복원시키니 철새들이 찾는다 // 지렁이 꼬물대나 송사리 퍼덕일까 / 쇠백로 해오라기 먹잇감 겨눈 아침 / 오리는 가족을 늘려 자유롭게 노닌다

 

앞 단락 인용절은 북면 무동에 위치한 최윤덕도서관으로 가는 버스에서 어제 스친 반송천 냇바닥을 떠올려 남긴 한 수다. 오늘은 오전만 열람실에서 보내고 오후는 도서관에서 멀지 않은 텃밭으로 나가 볼 생각이다. 비가 온 이후 작물의 생육 상태가 궁금하고 열무와 호박잎도 따 와 찬거리로 삼을까 한다. 도서관을 찾으니 개관 시간이 일러 바깥에서 1시간 남짓 서성이며 기다렸다.

 

사서가 출근한 시각에 맞춰 열람실로 드니 내일부터 사흘간 장서 정리로 휴관이라는 안내가 보여 내가 들린 날이 아니라 다행이었다. 신간 코너에서 심리학에 관한 책을 1권 뽑고 역사 코너에서 3권 골라냈다. 자연과학과 생태에 관한 서가를 찾아 읽고 싶은 책을 2권을 골라 열람석으로 왔다, 이른 시각이라 도서관을 찾은 이가 없어 너른 열람실은 개인 서재로 여겨도 될 듯했다.

 

역사서 옛적 서울 이야기를 읽으려다 이유미의 내 마음의 들꽃 산책을 펼쳤다. 작자는 산림자원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춰 광릉 국립수목원에 오래도록 근무해 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지금은 새로 조성된 세종수목원 원장으로 재직했다. 학부를 마친 서울대 산림자원학과는 예전 임학과로 나도 고교 시절 누군가 진로 지도를 챙겨 주었으면 가고 싶었던 학과 가운데 하나였다.

 

서문에서 지은이는 여전히 제 마음을 흔드는 존재는 들꽃입니다로 시작해 식물은 제 반려입니다. 반려의 뜻을 시전에서 찾아보면 짝이 되는 동무입니다’. 때론 풀지 못하는 숙제처럼 고민을 안겨 주기도 했지만, 식물은 저에게 따뜻한 위로이자 영감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함께 추억을 쌓고 또 다른 인연들을 만들기도 하면서 평생을 그렇게 로 고백했다.

 

지은이와 오래도록 인연을 맺은 생태 사진작가 송기엽의 자료에 바탕 아름다운 풀꽃 산책행복한 나무 산책으로 나눠 엮은 책이었다. 나는 이 작가의 다른 서책들도 몇 권 접했는데 송 씨는 사진으로 글쓴이와 호흡을 잘 맞춰 백두산 등정에서도 멋진 꽃 사진을 남겨 작품 수준을 익히 알고 있는데 연전 돌아가신 분이다. 사진도 책에서는 글만큼이라 호소력 있는 전달 매체다.

 

작가는 3월부터 달마다 소재를 달리해 피는 들꽃을 소개했는데 내가 거의 알고 있는 꽃들이라 책장이 수월하게 넘어갔다. 토종이 대부분이고 백두산이나 울릉도가 자생지인 야생화는 낯설기도 했다. 귀화식물인 개망초나 토끼풀꽃도 나오고 달맞이꽃이나 자운영꽃도 보였다. 오전 내내 풀꽃 산책편을 읽고 나무 산책은 접어두고 휴게실로 가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나왔다.

 

도서관에서 멀지 않은 신동리 텃밭으로 향해 시골길을 걸었다. 30분 남짓 걸려 닿은 텃밭은 어제 흡족한 비가 온 뒤라 작물들이 싱그러웠다. 비닐을 씌우지 않고 고구마를 심어 김을 매고 돌아서면 돋아나 호미와 괭이로 긁어주었다. 들깨는 방아깨비가 잎을 갉아 먹어 무슨 대책이 따라야 할 듯하다. 이른 아침에 들러 손으로 잡아주든지 방제약을 뿌리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다.

 

심어둔 열무는 비를 맞고 잘 자랐는데 일부는 뽑아 가리면서 터를 빌려준 주인장에게 전화를 넣어 넉넉히 거둬 가십사고 했다. 아까 벌레가 갉아먹는 들깻잎도 상추처럼 몇 줌 따고 가장자리 호박을 살피니 그새 호박꽃이 저문 자리 애호박이 달려 자랐다. 호박은 열매보다 잎이 먼저라 가위로 몇 줌 따 모았다. 열무와 들깻잎과 호박잎을 한 묶음으로 보자기에 쌌더니 묵직했다. 2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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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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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새신발 | 작성시간 26.06.22
    텃밭이 아니라
    아이들이 놀고 있는 운동장처럼
    풀 한 포기 없구나.
    가까이 있다면
    열무도 호박잎도 좀 얻어갈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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