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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인생

작성자이현경|작성시간23.05.27|조회수55 목록 댓글 0

신나는 인생

 

이현경

 

경쾌한 음악이 흐르고, 워킹을 하기 전 기본 몸풀기를 한다. 고개는 정면을 향하고 배를 집어넣고 다리는 모으고 하나, 둘, 셋, 넷,,,. 선생님의 구령에 맞춰 열심히 따라 한다. 수업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 몇 사람이 허둥지둥 들어온다. 역시 우리 언니도 부랴부랴 내 옆으로 다가와 자연스럽게 동작을 이어간다. 모델 워킹의 기본 걸음을 걸으며 우리들은 즐겁게 수업에 임한다. 오늘은 샤넬턴을 배우는 시간이다. 선생님의 우아한 몸동작을 따라 하느라 진땀을 빼고 몇 번 돌다 보면 어느새 50분 수업이 끝난다. 끝나는 시간은 아이들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로 신난다.

 

“언니, 지각 좀 하지 마.”

 

“아침에 일 좀 보고 오면 꼭 이렇게 늦어. 나도 미치겠어요. 아참, 식권 끊었어?”

 

“그럼, 오늘은 무슨 반찬이 나올까? 기대된다.”

 

언니들과 일주일에 두 번 만나서 마음에 드는 강좌도 배우고 시니어를 위해 운영하는 식당에서 이천 원짜리 점심을 사 먹는다. 요즘에 물가가 많이 올라서 음식값도 덩달아 뛰었지만 이곳에서만큼은 그전 가격 그대로다. 이천 원이라고 해서 형편없는 것이 아니라 일반 식당에서 나오는 음식보다 훨씬 맛이 좋다. 이 시간이면 영락없이 배꼽시계가 울려댄다. 우리는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식판에 밥과 반찬을 가져와 뭐가 그리 좋은지 실실거리며 먹는다. 일주일에 있었던 사소한 일들을 얘기하다 보면 가끔 점잖은 분한테 조용히 하라고 혼나기도 한다. 혼나고 잠깐 잠잠하다가 다시 떠들어 또 혼나고,,,. 그러다 식사를 마치면 우리는 다 먹은 식판을 식당에 갖다두고 커피숍으로 들어간다. 시니어를 위한 곳이기에 여기서도 커피 한잔에 이천 원이다. 여느 커피숍보다 커피 향이 좋고 진하다. 차를 마실 때마다 언니들이 서로 산다고 해서 어쩌다 계속 얻어 마시게 되었는데 불편하고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내가 방법을 생각해냈다.

 

“언니들, 앞으로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차는 각자 사서 마시는 것으로요,,,.”

 

내가 더치페이를 하자고 했더니 언니들이 처음에는 난색을 표했다.

 

“우리들 사이에 너무 삭막하다. 차를 누가 사면 어떠니?”

그래도 계속 설득을 하니 언니들이 좋다고 했다. 그런 뒤로는 내 마음도 한결 편해졌다. 우리는 커피잔을 기울이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벌써 이렇게 시간이 됐네. 아쉽다. 모두 5분 있다가 일어나자.”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일어난다.

 

“건강하게 잘 있다가 며칠 있다 또 보자. 팔팔하고 신나게.”

 

“네. 언니들, 조심히 들어가세요.”

 

이렇게 우리는 일주일에 두 번을 만나서 좋아하는 강좌도 듣고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는 사이가 되었다. 아마도 전생에 아주 특별한 사이가 아니었을까? 근 십 년을 살갑게 보냈으니 가까운 친척보다도 아니 가족들보다도 더 친밀하다. 처음부터 가깝게 지낸 것은 아니다. 시니어센터에 강좌를 배우러 가서 자주 만나게 되니 자연스럽게 좋은 인연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오늘도 행복이 충만한 하루에 감사하며 버스에 오른다.

 

‘앞으로도 팔팔하고 신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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