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리 집]
서인식
울담은 허물어지고
잡초만 우거진 빈터를 홀로
지키며 몸은 늙었어도 가지에
매단 붉은 홍시하나 건네며
옛 주인을 반기는 감나무어르신
뒷것 벚나무 감고 오른
으름나무 덩굴은 큰 울타리
만들어 놓고
영근 열매 속살 드러내고
환하게 웃어준다
가재 잡고 멱 감던 향리 저수지
수면 위에 일렁이는 물결 따라
반짝이는 윤슬이 지금도
아름답구나
손수건 이름표 옷삔으로
매달고 보자기 책가방 들 쳐
메고 박박 머리 검정고무신
새끼로 엮은 축구공 차고 놀던
소꿉동무들
도시로 떠나간 추억
속에 잠자는 그리운 얼굴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지
환갑이 지나가도 소식 한 점
없는데
옅은 구름 속으로 힘없이
사그라지는 노을 바라보며
촉촉이 젖어드는 눈시울
밀려오는 그리움 뒤로 하고
발길을 돌리는데
어렴풋이 들려오는 낯익은
소리 밥은 먹고 다니느냐
아버지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전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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