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고문이 되어 돌아오는 밤, 아버지, 삼백조의 세포가 피를 토하며 꺼억꺼억 울었습니다. 울컥 일 때마다 핏물이 울대를 타고 올라옵니다.
세 번 죽었다 살았다. 이 정도 등급이면 예수께서도 달라이 라마께서도 인정해주셔야 한다. 어둠이 싫어서 목놓아 울었다. 증오와 공포와 광기가 한 몸이 되어 질펀하게 뒤섞여 나뉭구는 밤, 끈끈한 그런 밤이 싫어서 불면증은 손님이 되었나 보다. 분명한 진실을 거짓으로 덧입힌 XXX는 분명 내가 태워야 할 제문일지도 모른다. 유세차 모년 모일... 어린 시절, 조부께서 불태우고 날리던 제문 속 글귀처럼 의식을 치르고 난 후 없애버리고 싶다.
수많은 사람들이 싸우다 간, 그 길에 내가 서있다. 물어보고 싶다. 그들에겐 여전히 태양이 지구를 감싸 돌아야 하는 진리의 부분인지!! 지구가 전 우주의 중심인지를! 그들이 자원봉사자이고 지적장애가 있어서 구구단을 모른다면 용서하고 손잡아줄 것이다.
아버지 저들은 자신들의 죄를 모릅니다. 역사는 반복될 것입니다.
아버지께서 사칠이십칠이라고 우기는 바보 같은 인간이랑 싸우지 말라고 하셨다. 고을 원님도 사칠이십팔을 아는 인간이 왜 바보랑 싸우냐고 혼줄을 냈다고 하셨다. 편파적이고 주관적인 원님의 뚝배기를 날리고 싶다. 나의 적들은 구구단이 아니라 십구단 미적분까지 아는 교활하고 악랄한 인간들이다. 차라리 그들이 정말 멍청해서 사칠이십칠이라고 알고 있다면 모든 걸 용인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그들은 위선이라는 옷과 팀워크이라는 강한 무기를 지니고 있다. 그런 그들이 행여 크게 다칠까 난 싸워보지도 못했다. 숨죽이고 삼 년 가까이 견뎌왔다. 세상은 참는 자에게 복이 오는 게 아니다. 그들이 정말 지적 장애를 가진 나의 이웃이며 자원봉사하는 사람들이었다면 난 참고 또 참았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악의 축이며 내 세금 빨아들이는 기생충이다.
세상은 임금님이 벌거벗었다면 벌거벗었다고 말해줘야 한다. 모두가 태양이 돈다고 할 때 코페르니쿠스 같은 시대를 앞선 천재가 나타나야 한다. 브루노처럼 스스로 불태워 지구가 돈다고 말해주는 이가 필요하다. 특히 요즘 같은 세상엔 때려주는 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들은 그들의 죄를 점점 더 교묘하게 덧칠할 것이다. 이런 세상은 분명 또 올 것이고 원님이 전 국민을 동선공개하고 손가락질한다면 원님의 머리통을 수박통처럼 부숴 버릴 것이다. 어떤 위로도 더 이상 위안이 되지 않은 조금은 쌀쌀한 봄밤이다.
역병이 온 나라를 덮쳐도 난 단 한 번도 인간의 존엄을 잃어본 적이 없다. 내 소리가 작아 모기 울음처럼 퍼질지라도 난 충분히 그들의 피를 빨아들일 만큼의 절실한 명분이 있었다. 생각에 생각이 더해져 덧나는 상처들을 보약 달이듯 약탕기에 넣고 밤새 부채질하자. 슬픔, 고통, 고뇌, 후회, 아픔, 회한을 다 쏟아붓고 달이고 또 달이자. 밤새 눈물 흘리며 정성을 쏟아 넣고 부채질하자. 삼베 보자기에 쏟고 막대기로 내 모든 고뇌를 돌려 짜내자. 아무리 거부해도 돌아오는 메아리처럼 다시 돌아와 들이받을지라도 끝까지 쥐어짜자.
음악을 틀어서 이 공간을 메우지 않으면 공포감이 밀려온다. 베수비오 화산처럼 밀려오는 공포를 지워 버릴 수가 없다.
고통에 고통을 덧칠한 고흐의 그림 같은 슬픔이 브레일리 문자처럼 만져진다. 남편은 좋겠다. 친구인 술과 담배가 있어서 부럽다. 내게 전자는 최고의 적병이며 후자는 화생방가스 같은 존재이다.
단 1초도 지상에 머무르고 싶지 않은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날마다 나를 당기는 중력의 스토커짓을 뿌리치고 훨훨 날아오르고 싶다. 일반아파트의 안방보다 더 큰 펜트하우스 화장실이나 병실전체를 다 폐쇄하고 혼자 쓰다가는 삶, 원룸에서 손 닿는 곳에 물병이 있고 조금만 걸어가면 변기옆 싱크대가 있는 곳에서의 죽음, 누군가의 손을 잡고 죽건 홀로 중환자실에서 죽건 길가 벤치 위에서 죽건 죽음은 언제나 죽음일 뿐이다. 다행이다. 죽음! 너는 정직하고 공평해서 이코노미, 비즈니스, 일등석을 차별하지 않는다.
희망이 고문이 되어 돌아오는 밤! 감히 내게 희망을 말하지 말라. 스스로를 다 태우고 빈 공간만으로 남아 석회를 부어 부활시킨 폼페이 속에 묻혀 지내는 나를 함부로 말하지 말라! 건방지게 용서를 논하지 마라. 용서는 스스로를 죄인으로 몰고 가고자 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특혜이다.
난 더 이상 바보로 살기 싫다. 초대받지 않은 자가 와서 저주의 말을 퍼붓는다면 고려의 장수 김윤후처럼 바로 활을 겨눌 것이다.
희망이 없어서 희망씨 하나를 입양하기로 했다. 네가 희망이야 라고 부르며 마음 잡기로 했다. 홀로 남겨진 에드가 엘런 포의 검은 고양이 플루토라고 부르지. 명왕성이 다가와 말을 거는 밤, 길을 떠나는 자객처럼 어둠 속을 배회한다. 4년의 유예기간을 너에게 주지! 그동안 난 일지매가 썼던 매화칼을 갈 테니까 넌 떡을 썰어라.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내분노가 에트나 화산을 이길 때까지 싸워야 할 적과 고통의 칼끝에서 차라리 춤추는 무녀가 되리라.
세상의 모든 것들이 공부가 되는 새벽! 난 오늘도 공부를 한다. 진정한 학문이란 삶에 대한 바른 이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