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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열 시 창작방

詩 . 의령 세간리 현고수懸鼓樹 / 차승열

작성자尙軒|작성시간17.02.28|조회수42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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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령 세간리 현고수懸鼓樹 / 차승열



다시 그 북을 가져오라

선조 25년 임진년 사월 스무이틀

물밀 듯이 밀려오는 왜적에 맨주먹으로 맞서고자

의병을 불러 모으던 그 북을 가져오라


민초와 함께 해온 영욕의 세월

굽을 대로 굽어 버린 아픈 등어리에

그 북을 매달라

그리고 힘차게 치라

누란의 위기마다 분연히 일어섰던

민초를 다시 불러 모으라
나라를 어지럽히고 백성을 업신여긴 자

왜적과 다름없으니


그 북소리 방방곡곡으로 울려 퍼져

어리석고 무능한 폐주를 옥에 가두고

간계와 농단을 일삼던 간신배들과

온갖 요설로 혹세무민하는 패당들을 효수하여

육조거리에 높이 내걸라


둥둥둥 둥둥둥

그리하여 다시 흐트러진 이 땅의 정기를 바로잡고

자손만대 살아갈 아름다운 이 강토에 

맑고 깨끗한 피가 흐르게 하라









  

    【 시작 메모 】


조선 선조 25년(1592년) 4월 13일. 왜군이 20만 대군을 이끌고 물밀 듯이 쳐들어오자

당시 임금이었던 선조는 의관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백성을 버리고 몽진을 하고 

벼슬아치와 관군들은 전란의 와중에도 당파싸움에 몰두하거나 도망치기 바쁜,

심지어는 왜적을 막아내는 데 공을 세운 숱한 충신들을 모함하여 죽음에 이르게 했던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시기에 41세의 무명 시골 선비이던 곽재우는 

동네 한가운데 있는 느티나무에 북을 매달아 의병들을 불러 모으고 

가재를 털어 10여명 남짓으로 훈련을 시작합니다.

이후 의병장 곽재우는 '홍의장군'이라 불리며 뛰어난 전략과 용병술로 

백전백승 불패의 신화를 남기며 왜군의 호남진출을 저지하는 데 큰 공을 세우게 되는데,

이때 북을 매달았던 느티나무를 '현고수懸鼓樹' 즉 '북을 매달았던 나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지금도 경상남도 의령군 유곡면 세간리 마을에 가면 춘추 600세를 넘긴 느티나무가

당시의 역사를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는데,

한 강남 아줌마의 후안무취한 국정농단 사건으로 흉흉한 세상.

국가존망의 위기를 당하여 맨주먹으로 왜적과 맞섰던 민초들을 불러 모으던 우렁찬 북소리가 

누란의 위기마다 맨몸으로 이 땅을 지켜낸 진정한 영웅들이 그리워지는 요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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