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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소문난 ‘입심’ 3인방이 털어놓는 말 잘하는 비결

작성자사자후|작성시간13.02.16|조회수88 목록 댓글 0
소문난 ‘입심’ 3인방이 털어놓는 말 잘하는 비결



< 『토지』 20번, 『장길산』 15번 읽었다. - 노회찬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

노회찬 민노당 의원은 중·고교 술 친구들에게는 익히 알려진 ‘입심’이다.

자본가들에게 지나치게 비판적이기는 하지만 그의 정치적 행보나 사상을 떠나서 그의 말 잘하는 비결을 소개한다.

그의 공개적인 입심 데뷔는 지난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였다.

TV 토론에 출연, 핵심을 찌르면서 상황을 반전시키는 간결한 말이 세간의 이목을 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3월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그는 “말을 잘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며 “그렇게 좋은 발음도 아니다”고 말했다.

“주위에서 ‘비결이 뭐냐’고 물어보는 분이 많은데 놀랄 만한 것은 없어요. 다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사물과 그 본질에 대한 풍부하고 정확한 이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해를 입으로 전달하면 ‘말’이 되는 것이고 글씨로 전달하면 ‘글’이 되는 거죠. 저는 사실 글쓰기에 더 관심이 많아요.”

그는 특히 “말을 잘하려면 무엇보다 남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했다.

남의 말을 깊이 있게 무겁게 듣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설득력 있는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과 같아요. 영어 회화는 잘하는데 리스닝(듣기)이 안 된다는 말은 이상하죠.”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상황 반전은 여기서 나온다. 자신의 생각과 반대인 사람의 글도 논리가 있다면 스크랩해 놓는데 그는 이런 기사를 외우다시피 읽는다.

완전하게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대하소설 『토지』(16권)를 20번, 『장길산』(10권)을 15번 읽어 이제는 외울 정도다.

본인이 평가하는 노회찬 화법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쉬운 말이다. 그래야 전달성이 높아진다. 둘째는 자신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말을 하지 않는다.

자신이 받아들일 수 없으면 남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말이든 글이든 멋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러나오는 향기 같은 것이어야 한다. ‘노회찬 어록’이 생겨난 이유일 것이다.

그가 ‘쉬운 말’을 첫째로 내세우는 것은 오랜 세월 노동운동을 한 결과다.

깊은 지식을 갖지 않은 사람들을 상대로 주어진 시간에 ‘많은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두괄식 말하기나 양괄식 말하기를 선호하는 것도 이 과정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신문을 보고 있다.

특히 사설을 눈여겨보고 논리적인 기사가 있으면 외우다시피 한다. 10대 후반에 정기구독하던 잡지가 네댓 권이었으니 알 만하다.

“연애 기술이 좋다고 진실한 사랑을 하는 건 아닙니다.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야죠. 간절하게 원하는 마음이 훨씬 설득력 있어요.”



< 밑줄 쳐 가며 4개 신문 매일 정독 - 김제동 개그맨 >

TV를 무대로 활동하는 이들 치고 입심 세지 않은 사람이 없지만 그중에서도 김제동의 영향력은 단연 돋보인다.

인터넷에 어록이 돌아다니는 개그맨은 아마 김제동이 유일할 것이다. 팬클럽 회원도 10만명을 넘는다.

김제동의 강점은 ‘건강한 웃음’이다. 여기서 말하는 건강한 웃음이란 상대방을 깎아내리지 않으면서 만들어 내는 웃음을 의미한다.

그 스스로 “남을 웃기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남을 깎아내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을 낮추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를 겪어본 이들은 김제동에게서 ‘겸손하고 자연스러운 말’을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미안할 만한 일이 아닌데도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단어를 입에 담고 다닌다.

별일 아닌데도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밥 먹듯이 한다. 친근감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김제동의 가치는 휘발성 멘트가 아닌 ‘뼈 있는’ 말들에 있다.

최근 김제동은 한 정치인을 만난 자리에서 “정치하는 분이니 홍익인간 해 주실 것이고 저희는 홍희(弘喜)인간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웬만한 식견이 없으면 나올 수 없는 말이다.

어떤 비결이 있을까? ‘김제동 식 웃음’의 노하우는 노력에 있다.

그는 지금도 하루에 네 개의 신문을 정독한다. 정독하면서 소재가 될 만한 부분에 밑줄을 긋거나 메모해 둔다.

“신문 속에 웃음이 있다”는 것.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사를 오려 정리한 스크랩북이 집에 쌓여 있어요. 사설을 주로 보는 편이고 좋은 격언이나 명언은 거의 스크랩합니다.
밑줄까지 긋고 보면서 생각한 것들을 적어 놓죠. ‘나만의 신문’을 만드는 겁니다. 도움이 많이 됩니다.”

이런 스크랩북이 10권이 넘어간다. 책도 많이 읽는다. 아무리 바빠도 잠들기 전 30분은 책 읽기에 할애하는 편이다.

다 읽지 않으면 왠지 어색하다.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서 본 명언들까지 머릿속에 담아 놓으려고 노력할 정도다.
그렇게 담아 놓으면 어느 순간 ‘재치 있는 말’로 튀어나온다.

‘뼈 있는’말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물론 처음부터 입심이 센 건 아니었다. 문화선전대에서 군 복무를 한 그는 매일 다섯 개 신문의 사설을 녹음기에 담아 다시 듣는 훈련을 했다.



< 각종 국제대회 유치한 ‘PT의 마술사’- 김찬형 제일기획 상무 >

요즘 김찬형(44) 제일기획 상무는 20여명의 부하 직원과 회식을 하면 ‘주도적으로’ 폭탄주를 돌린다.

과언하자면 앉자마자 폭탄주 제조에 들어간다. 지난해 1월 임원(상무보)에 오르고 나서 생긴 변화다.

“이제야 폭탄주가 가진 의미를 알 것 같습니다. 전에는 왜 임원들이 앉자마자 폭탄주를 돌리는지 이해하지 못했거든요.
우리 술 문화는 한잔 주면 한잔 받아야 하는데 폭탄주는 20명 모두 한잔씩 하고 나면 주량만큼 자유롭게 마실 수 있지 않습니까.”

‘털보’라는 별명답게 얼굴 가득 수염을 기른 김 상무는 “술이야말로 최고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술상무’는 아니다. 그는 이 업계에서 ‘PT(프레젠테이션)의 마술사’로 이름이 높다.

2002년 월드컵 개막식 제작·연출을 비롯, 부산아시아경기대회, 2004튀니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개막식 총감독 등을 지낸
'국제적인 인물'이다. 특히 2003년 7월 2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2010년 겨울올림픽 유치 PT는 실패하고도 극찬을 받을
만큼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 한 편의 드라마로 유명하다.

“먼저 육하원칙에 의거해 A4 용지 한 장에 모든 것을 정리해 보면 중점 메시지가 나옵니다.

그 다음은 현장 PT인데, PT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선 맞추기’(Eye contact)입니다. 한명이든 100명이든
시선을 맞춰야 마음이 전달되거든요. 또 제 말이 수용되고 있는지 아닌지도 알 수 있고요.”

“PT를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시선을 맞추느냐, 피하느냐에 있다”는 그는 “자신이 갖고 있는 의지와
생각을 정리해 잘 전달하는 것이 말 잘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효과적인 설득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오고 있다.

11년째 수염을 기르고 있는 것도 그렇고, 개량 한복 같은 양복을 입고 다니는 것도 그렇다.

장신구도 남보다 많이 한다. 모두 ‘김찬형을 기억하게 하는 수단’이다.

평소에도 그렇고 PT에서도 그는 열정적이며 진솔하게, 그리고 직설적으로 의사를 전달한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그것은 “믿을 수 있다는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바로 이것입니다.
‘이 사람은 다르다’ ‘이 사람은 믿을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거죠.”

일반인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거울 속의 자기에게 눈을 맞추고 표정을 짓고 말해 보세요. 처음에는 잘 안 되는데 효과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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