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이번 주 <무릎팍도사>(MBC) 보셨나요? 전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교수가 나와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주셨는데요. 전국 방방곡곡 구석구석을 돌아다닌 그가 최고의 여행지로 뽑은 곳은 바로 ‘해남’이었죠! 저도 지난 방학을 마무리하며 큰 마음을 먹고 찾은 곳이 바로 해남이었습니다. 방학을 뒤로 하고 앞으로 다가올 ‘2011년 하반기 맞이 대 여행‘을 떠나기로! 다짐하고 선택한 곳이 바로 해남이었던 것이죠. 하반기 저의 큰 포부와 열정을 다짐하고 돌아온 해남 땅끝마을에서의 여행기를 지금 공개합니다!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가 만나는 곳, 땅끝마을
땅끝마을은 한반도 최남단으로 북위 34도 17분 21초의 갈두산 사자봉 끝입니다. 한반도 최남단. 그 문장에서부터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곳에 도착한 저는 무엇보다도 먼저 기지개를 켰습니다.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가 만나는 곳으로도 유명한 땅끝마을의 바닷 내음이 저를 반겨주었기 때문이지요. 5시간, 그리고 30분간의 긴 시간을 버스를 타고 온 탓이었을까요? 여름휴가로 떠났던 바다의 짠 냄새와는 다른 상쾌하고 아름다운 향이였습니다. 그리고 뜬 두 눈에 비친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탁 트인 바다가 살짝 보이는 순간! 지겨웠던 5시간의 고통은 씻은 듯 없어졌습니다. 쾌청한 날씨, 바닷바람이 솔솔 불어와 너무도 기뻤던 땅끝마을의 첫걸음은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가 만나는 곳 ⓒ강원철
땅끝모노레일
해남여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깨알같은 재미! 바로 땅끝 전망대로 향하는 땅끝 모노레일인데요. 해남 땅끝 산책로를 직접 걷는 것도 괜찮지만 모노레일을 타고 슬~슬~ 올라가면서 경치 구경을 하는 것도 좋답니다. 저는 어린아이들과 같이 온 가족들과 함께 탔는데요. 꺄르르 웃으면 브이를 그리는 어린아이들 덕분에 저까지 절로 기분이 좋아졌답니다. 모노레일의 창으로 보이는 해남마을은 점점 올라감에 따라 하나 둘 모여들어 경치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변하는 경치를 볼 수 있는 모노레일의 매력은 어디 가서도 느낄 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모노레일은 아기자기한 멋과 함께 7분을 올랐습니다.
▲모노레일이 선사하는 깨알같은 재미 ⓒ강원철
땅끝마을 필수코스. 갈두산 정상의 땅끝 전망대
땅끝마을의 필수코스라고 할 수 있는 갈두산 정상의 땅끝 전망대는 가히 ‘땅끝 해남‘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하늘과 땅, 저는 모노레일에 내리자마자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가 만난다는 곳의 의미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갈두산 정상, 땅끝 전망대 ⓒ강원철
탁 트인 바다와 옹기종기 모인 땅끝마을, 그리고 노을진 하늘이 만나는 그 장관이 사람들의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했답니다. 땅끝 전망대는 엘리베이터의 고장으로 들어가지 못 했지만, 전망대를 중심으로 빙 둘러본 해남 땅끝마을의 경치는 제 마음을 상쾌하게 해주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일상을 벗어난 휴식을 즐기게 해주었습니다. 땅끝 전망대는 동방의 등불이라는 컨셉으로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 그 컨셉에 맞게 많은 이들은 바닷 바람을 맞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물론 저도 바다를 정면으로 하고 가만히 서서 생각을 했지요. 저는 이곳에서서 앞으로의 포부를 다짐했습니다.
▲ 해남 땅끝마을 ⓒ강원철
두륜산의 정기를 받을 수 있었던 산행
땅끝마을에서의 포부를 마음속에 담고 남해 터미널로 출발한 다음날.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기에는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남해의 대표적인 사찰인 대흥사를 답사하기로 했지요. 대흥사는 두륜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산행은 피할 수 없는 과제였습니다. 두륜산은 천년고찰 해남 대흥사, 고산 윤선도의 녹우당, 명량대첩지를 연계하는 해남의 대표적인 관광코스로 알려져 있지요. 국내에서 가장 긴 1.6Km 선로를 자랑하는 케이블카도 이용할 수 있는 산입니다. 특히 TV 프로그램 <1박2일>에서는 겨울설경의 특색 있는 장관으로 유명하지요.
▲두륜산 ⓒ강원철
대흥사로 가는 두륜산의 산책길은 언뜻 보기에는 험난해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계곡을 따라 사람이 걷기 편하게끔 조성이 되어 있었지요. 계곡물 소리와 나무와 숲으로 우거진 산책길에서 저는 두륜산의 정기를 받아 좀 더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그 정기를 이어받으려는 듯, 많은 사람들이 계곡물 근처에 돗자리를 펴고 자연을 느끼고 있었는데요. 저의 발걸음은 사람들의 즐거운 모습에 절로 가벼워졌습니다.
▲ 계곡을 따라 걷을 수 있게한 산책로 ⓒ강원철
해남의 천년고찰, 대흥사
해남의 대표적인 천년고찰, 대흥사. 저는 무엇보다도 부처님이 누워계신 와불 형상의 두륜산 산 능선 아래 자리를 잡고 있다는 표지판이 눈에 띄게 들어왔습니다. 임진왜란 때 승병들의 활동으로 이름난 대흥사는 빼어난 두륜산의 절경과 잘 어우러져 고즈넉한 멋을 보여 줍니다. 대흥사의 현판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는데요. 우리 모두가 아는 명필인 ‘추사 김정희’ 선생이 쓴 대흥사의 무량수전 현판 글씨가 그것입니다. 이 현판 글씨는 추사체의 진미를 감상할 수가 있는데요. 투박하면서도 자연스러움이 돋보이는 글씨입니다.
▲ 천년고찰 대흥사 ⓒ강원철
천 년의 인연, 연리근
대흥사에는 많고 많은 느티나무들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서도 유독 돋보이는 나무들이 있는데요. ‘나무’가 아닌 ‘나무들’입니다. 바로 ‘대흥사 연리근’ 이 그 주인공입니다. ‘연리’란 가까이 자라는 두 나무가 만나 합쳐지는 현상입니다. 두 나무가 오랜 세월을 함께하며 햇빛을 향해, 바람을 따라 서로 부대끼고 겹쳐져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줄기가 겹치면 ‘연리목’, 가지가 하나가 되면 ‘연리지’라고 하고 뿌리가 만나면 ‘연리지’라고 합니다. 대흥사에는 희귀한 ‘연리지’가 존재하는데요. 직접 본 대흥사 연리지는 많은 관광객들이 필수로 들러야 할 곳으로 손색이 없었습니다. 저는 대흥사 절의 한 가운데에 있는 느티나무의 존재도 재미있었지만, 그 웅장함에 놀랬답니다. 특히나 대흥사 연리지는 왼쪽이 음의 형태를 이루고 오른쪽이 양의 형태로 언 듯 보면 남녀가 천년동안 사랑을 하고 있는 모습이여서 더더욱 신비로웠습니다. 사람들이 함께 연리 나무 앞에서 지극한 마음으로 기도 하면 사랑의 소원이 성취되고, 사람들의 소망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대흥사 연리지는 저의 여행 목적이었던 하반기 맞이 포부 다짐과도 다소 부합되는 것이어서 바로 지극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렸지요. “하반기는 내가 제일 잘 나가!”
▲대흥사 천 년의 인연, 연리근 ⓒ강원철
해남과 땅끝, 마음을 추스림을 위한 여행
벌써 9월입니다. 어느덧 지나가고 있는 여름을 뒤로 한 채, 다가올 미래를 생각해야할 때 입니다. 헤이해진 마음을 다시 잡으려고 떠났었던 해남 땅끝 여행. 한반도 최남단이라는 ‘끝'이자 ’시작‘의 땅에서 다짐했습니다. 저는 땅 끝에서 다짐했던 포부와 해남에서 간절히 기도드린 소망이 꼭 이루어 질 거라 믿습니다. 여러분도 해남과 땅끝에서 마음의 추스림을 위한 여행을 떠나시는게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