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은 넋이 되어 / 한 종 엽
1948년 4월 3일 동백꽃 피던 날
내 마음속에 각인된 그림자
째각째각 돌아가는 시간의 아픔
앞집 뒷집 울부짖는 통곡의 소리
울 엄마도 가슴을 치며 통곡한다
나의 오랜 추억은 엄니 어머니 소리만
아빠 아버지는 적막함의 추억으로
아버지 없는 세월을 보내며
철이 들어 4.3, 그날의 진실을
우익이란 사탄들이 우리집과 이웃집
남녀노소 구별 없이 죽창의 춤을 추며
삼무(三無)를 피로 물들인 긴긴 세월
깊은 흙무덤 속에 묻혔던 그간의 시련
가슴 속 깊이 묻어놓은 흐느낌의 세월
얼마나 오랜 침묵의 고통이었나
붉은 동백꽃과 함께 시들은 76년 전
수많은 4.3의 영령들의
붉은 피가 동백의 씨앗이 되어
광화문 촛불의 붉은 함성으로
이 땅에 어둠 속에 정의와 광명으로
깊은 어둠 속에 한줄기의 광채로
삼무의 현장에 다시 피어난 동백꽃
이름 모를 혼령들이여 죽창을 들고
광란의 춤을 춘 혼령들에게 심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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