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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난한 부부의 외식

작성자재미사마(박용주)|작성시간19.11.12|조회수222 목록 댓글 3

어느 가난한 부부의 외식

가난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남편의 실직
빈 쌀독...


설상가상 아기가 생겨
배는 만삭으로 불러왔습니다


당장 저녁 끼니도 문제였지만
새벽마다 인력시장으로 나가는
남편에게 차려 줄
아침거리조차 없는 게 서러워
아내는 그만
부엌 바닥에 주저앉아 울어버렸습니다


"흑흑.. 훌쩍~!!"


아내가 우는 이유를 모를 리 없는 남편은
아내에게 다가가
그 서러운 어깨를 감싸 안았습니다


"울지 마~"


"당신 갈비 먹고 싶다고 했지?
우리 외식하러 갈까?"
외식할 돈이 있을 리 없었지만
아내는 오랜만에 들어보는
남편의 밝은 목소리가 좋아서
그냥 피식 웃고 따라나섰습니다


남편이 갈비를 먹자며 아내를 데려간 곳은
백화점 식품 매장이었습니다


식품 매장 시식 코너에서
인심이 후하기로 소문난 아주머니가
부부를 발견했습니다


빈 카트
만삭의 배
파리한 입술..
아주머니는 한눈에
부부의 처지를 눈치챘습니다


"새댁~!!
이리 와서 이것 좀 먹어 봐요
임신하면 입맛이 까다로워진다니까..."


"여보! 먹어 봐~"


"어때?"
"음... 잘 모르겠어"


다른 시식 코너의 직원들도
임신한 아내의 입맛을 돋워 줄
뭔가를 찾으러 나온 부부처럼 보였던지
자꾸만 맛볼 것을 권했습니다


부부는 이렇게
넓은 매장을 돌며
이것저것 시식용 음식들을 맛봤습니다


"오늘 외식 어땠어?"
"좋았어"
그리고 돌아가는 부부의 장바구니엔
달랑 다섯 개들이 라면 묶음이 들어 있었습니다




* 가족은 사랑입니다
가진 것으로 잣대를 재는 것이 아니라
진실한 사랑으로 함께하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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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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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엉금술사(카페지기) 작성시간 19.11.12 젊은사람들이 뭘해도 먹고는 살수있는 나라에요.
  • 답댓글 작성자맨발(고문) 작성시간 19.11.13 예~~~^^
    마음을 비우고
    움직이기만 하면 됩니다

    어제 여주에 갔었는데
    아침안개가 자욱한데...
    송시열사당 앞을 빗자루로
    쓸고 있더라구요
    젊은사람이 붉은재낏을 입고요
    환경미화원요
    으음...
    젊은 사람이 큰결심을 했구나~~!
    마음속으로 격려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 작성자심스(심영철) 작성시간 19.11.13 좋은글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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