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아동문학인협회 김해 명소 문화기행 참가기
오하룡
경남아동문학인협회(회장 유행두)가 2026년 문화기행에 나서는데 동행했다. 행선지는 가까운 김해의 문화명소 몇 군데. ‘엎어지면 코 닿을 데’라고 해도 별로 이질감이 없는 지역이다. 업무상 김해에 자주 간 편이었으나 일의 본질이 책 내는 일의 심부름하는 일이다 보니 김해문인들과 얼굴은 자주 마주치기는 해도 막상 김해의 문화명소를 찾는 일에는 익숙하지 못했다. 김해는 김수로 왕릉과 왕비 능이 어떤 곳보다 유명한 곳이다. 그러나 멀리서 혹은 사진으로는 자주보아 익숙했으나 직접 방문은 이번이 처음일 정도이니 무슨 변명이 필요하랴. 특히 김수로 왕릉 이야기를 하려니 오래전 작고한 전기수 시인이 떠오른다. 그때 만나는 장소를 김수로 왕릉 앞으로 지정했던 것이다. 아무튼 오늘 행선지에 김수로 왕릉이 아닌 왕비능이 포함되어 있어 어떻든 왕비 능이든 왕릉이든 소원 하나가 풀리는 셈이 될 것 같다. 오늘 구체적인 행선지는 한글회관, 봉항동유적지, 수로왕비 능과 와인 동굴 관람 등으로 되어 있다. 와인동굴에서는 약식이나마 세미나까지 진행되게 되어 있다.
출발 때의 에피소드
어떤 모임이던 목적지까지의 합류에 약간의 에피소드가 있게 마련이다. 전에는 집행부가 버스를 배차해 주어서 좀 쉽게 나설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어떤 사정인지 그 버스가 마산까지 올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개별 참가하면 좋겠다는 것이 집행부의 방침인 모양이었다. 오랜만에 임신행 노형이 참가하겠다고 하여 신경이 쓰였다. 그도 나도 80대 후반이다. 나다니는 게 썩 자유스러운 편이 아니다. 나중에 집행부의 노력으로 마산 권에 출발하는 회원들은 좀 젊은 장진석 회원과 장진화 회원의 승용차로 동승이 가능하여 해결이 되었다. 임신행의 집은 마산시내도 아니고 먼 수킬로 떨어진 진전면 시골이다. 앞의 두 승용차 편으로 마산역에서 출발하기로 하여 그도 그렇게 마산역까지 오도록 하였다. 그런데 출발하는 날 9시에 맞춰 막상 약속장소인 마산역에 가까워질 무렵 그의 전화벨이 울렸다. 벌써 약속 장소에 와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가 마산역 앞에 와 있는 줄 알았으나 오늘의 모임 장소이면서 출발장소인 김해종합관광안내소 앞에 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처럼 좀 별난 데가 있다. 어지간하면 옆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신념이 체질화 되어 있는 사람이다. 그 사실을 다시 확인한 셈이다. 우리와 만나려면 적어도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 필자는 가까운 찻집에서라도 기다리라고 했더니 그는 주변에 그런 찻집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버스 정류장 의자에 앉아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중 설명을 들으니 진전에서 새벽에 나서 버스로 마산터미널로, 거기서 또 버스로 김해까지 그리고 택시로 이곳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한글박물관 방문
우리를 안내하는 버스는 관광버스였다. 그 버스가 어떤 성격인지는 집행부에 묻지 않았다. 그것은 집행부의 능력의 소관으로 보여서다. 거기에는 김해문화해설사와 오늘의 문화명소 안내를 맡은 단정한 부인 두 사람이 배치되어 있었다. 이 분들은 오늘 김해문화탐방을 하는 경남아동문학인협회를 위해 김해시의 특별한 배려로 배치한 것으로 보였다. 문화해설사의 해설이 길어지면 명소안내요원 부인은 시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해 주었다. 한글박물관은 시립으로 김해출신 한글학자 이윤재(1888-1943), 허웅(1918-2004) 두 사람의 업적을 기리는 자료실이 알차게 꾸며져 있었다. 서울에 있는 국립 한글박물관은 우리 한글업적을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한다면 김해한글박물관은 김해 출신 이윤재, 허웅 두 분의 업적 중심으로 한글을 다루고 있는 박물관으로 이해되었다. 허웅 선생 장남 등 여러분이 박물관이 완성되기까지에는 많은 유물 기증을 하고 있음을 살필 수 있었다. 박물관 뒤편으로 얼핏 보이는 숲이 한글 공원으로 꾸며져 이 박물관의 의미를 더 부각시키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봉황동 유적지
봉황동 유적지는 고대 사람들이 생활한 거주지 중심으로 꾸며져 있었다. 그 원시시대에는 이런 세련된 건물이 있을 리 없다. 인적이 드문 생경한 숲이 우거진 곳에 건물에 쓰인 나무들도 그냥 날것으로 겨우 가지치기나 한 나무들로 건물이 지어졌을 것이나 지금 꾸며져 있는 것은 전부 상상으로 옛날 그 시대를 유추하도록 하고 있는 수준이다. 조개무덤까지 둘러본다. 필자가 어릴 때 자란 창원에는 성산패총이 있었다. 그곳은 옛사람들이 조개를 먹고 버린 곳이라는 설도 있고 빙하시대에는 바다였던 곳이 육지가 되면서 생긴 곳이라는 설이 있는 곳이 패총이다. 필자의 기억에 이 패총의 조개가 당시 폐결핵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다며 그 가족들이 패총 조개를 캐가면서 둥그렇게 파인흔적이 남은 것을 필자는 기억하고 있다.
수로왕비 능
수로왕릉이 아닌 왕비 허 황후 능을 선택한 것은 근처에 구지봉이 있어서인 것 같았다. 왕비 능에서 바로 왼쪽 구릉을 따라가면 거기가 구지봉이어서다. 그러나 마침 이날 구지봉으로 가는 길 쪽에 공사가 있어 출입이 제한되면서 구지봉 방문은 무산되었다. 왕비묘지 입구에 있는 파사석탑을 보는 것으로 마친다. 이 석탑의 돌은 허 황후가 올 때 인도에서 운반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와인동굴로 가다
와인동굴은 옛 경전선 페선 동굴구간 약 500미터를 활용하여 일부는 와인구간, 일부는 LED조명구간, 중간 중간 포토존 구간, 산딸기 시식카페 구간 등으로 꾸며 관광객이 쉬어갈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중간에 의자를 배치하여 단체나 가족의 문화행사도 간략히 가질 수 있게 되어있다. 와인 동굴 앞 낙동간 철교구간 약 300미터를 바이크구간으로 만들어 가족간 친구 연인간 시원한 강바람을 쐬며 철교를 달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다. 근처에 큰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와인동굴은 여름에 특히 시원하여 인기를 끌고 있다.
세미나 갖다
경남아동문학인협회는 이 와인동굴 안의 카페에서 세미나를 가졌다. 발표는 유영주, 장진석 회원이 맡았다. 유영주 회원은 ‘AI시대, 동화는 어디로 가야 할까?“를, 장진석 회원은 ”AI시대 아동문학가의 길; 동시창작의 새로운 지평과 과제“ 제목의 발표였다. 두 분 모두 요즘 첨예한 관심분야인 AI시대의 아동문학의 미래를 살피게 하는 주제를 가지고 나와 관심을 갖게 하였다.
특히 장진석 회원이 소월 동시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를 AI 도움을 받아 현대 자본주의 시대의 어린이를 위한 동시로 바꿔주도록 했더니 다음과 같이 개작해 주었다고 하여 관심을 모았다.(일절만 참조)
엄마야 누나야 아파트 살자
창밖엔 반짝이는 네온 불빛
손엔 줄 서서 산 스마트 폰 빛
엄마야 누나야 아파트 살자
<원문>
엄마냐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갈변 살자
내년을 기약하고 작별
버스가 다시 김해관광안내소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4시쯤이었다. 내년을 기약하고 좀 일찍이
산회를 갖는다. 오늘 각별히 안내와 해설을 맡은 김해시 파견 두 분 숙녀에게 박수을 보낸다.
역시 오늘 행사를 주관한 유행두 회장, 백혜숙 사무국장 등에게도 수고에 박수를 보낸다. 각처에서 온 회원들이 각각 각자 승용차로 가며 손을 흔든다. 진주 이동배 전회장과 이희규회원이 탄 차가 보인다. 양산 김해 등으로 나서는 필자에겐 얼굴이 아직 잘 익지 않은 회원들도 다 차를 타고 있다. 필자는 임신행 형으로 하여 약간 갈등을 겪는다. 마산에서 간 장진석 차에는 김복근 조현술 오하룡이 탄다. 한 자리가 빈다. 임신행 형이 탈 자리이다. 그렇게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고 해도 더 이상 말을 못하게 한다. 그렇다면 그의 생각을 존중해서 편하게 해주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런데 마음이 편하지 못하다. 그는 김해에 볼 일이 있다면서 따로 나선다. 차주 장진석이 나서고 유행두 회장이 나서서 간곡히 동승을 권해도 막 무가내다. 장진화 차에는 하영 김재순 정희숙 등이 탄다. 집에 와서 임신행에게 잘 왔느냐고 문자를 보냈더니 잘 왔다고 태평한 답신이 왔다. 아무튼 경남아동문학인들의 얼굴도 보고 목소리도 듣고 밥도 같이 먹고 하루를 잘 보낸 문화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