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시조시인협회(회장 이분헌)가 제정한 제28회 경남시조문학상에 이경주 시조시인이 선정되었다. 수상작은 올해 나온 <경남시조> 41호에 발표된 '송광사 불일암'이다. 이경주 시인은 1991년 <시조와 비평>으로 등단하였다.
시조집 <세상 너머>가 있다. 시상식은 10월 28일 오후 4시 경남문학관에서 있을 예정이다. 상금은 300만원.
송광사 불일암(佛日庵)
이경주
왜 절에 왔냐고 물어보지 않는다
매듭이 얽히고 설킨 실타래 한 짐 지고
저무는 햇빛을 캐며
묵묵하게 나선 길
오르막길 같기만 한 무거운 인연들
쉽게 끝내버린 내리막길 인연들
다 잊고 새로워지려
나를 찾아 왔는데
여기서 한 달쯤은 지나가는 바람으로
그 바람 일년쯤은 냇물로 흘려보내면
풍경의 청아한 소리로
맑아질 수 있을까
후박나무 잎이 가린 이끼로 덮은 납골
시간과 공간까지 소거된* 이곳에서
아직도 나를 못버린
내 그림자 흔들거린다
*"이제 시간과 공간을 버려야겠다." 법정 스님이 입적 전날에 남긴 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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