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트뢰 (Montreux)]


결국 몽트뢰에 가보기로 결정했다. 밤 9시쯤에야되서 로잔에서 즉흥적으로 표를 알아본 거기 때문에 걱정했지만 이 한산한 도시에 표가 없을리 없었다. 스케줄도 어려 타임이 있어 넉넉했다. 몽트뢰/로잔 두 도시를 다 둘러보고 싶다면 둘 중 한곳에 숙소를 잡고 왔다갔다 보기 괜찮다. 두 지역 사이는 대충 25km정도 떨어져있었고 기차로 30분 정도면 갈 수 있다.

교통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참조해주세요.


[로잔/몽트뢰 교통 보기]

2013/12/07 - [World/Switzerland] - [유럽여행/5일차-스위스] 로잔, 몽트뢰 교통 (메트로, S1,S3, IR, 유로시티)


그런데... 한산함으로 치면 로잔이나 몽트뢰나 오십보 백보였다.

여기 오래 머물러 있으면 외부 자극이 별로 없어 내부에서부터 계속 뭔가 튀어나올 것만 같다.

악상이든, 창의적인 스토리든, 어떤 기막힌 비즈니스 모델이든 말이다.

이 조각상이 로잔에 있었는지, 몽트뢰에 있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이 조각 자체는 오래 기억에 남아있다.

의뢰자가 어떤 의도로 이 조각상을 박아 넣었든 창작자에게는 그가 원하는 메세지가 있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쓸쓸하게 노래를 부르고 있는 여가수 뒤로 한 남녀가 뒤섞여 춤을 추고 있다.

그런데 이 춤추는 남녀한쌍이 아름다워보이기 보단 미쳐보인다.
여성의 옷자락으로 서로를 휘감은 표현이 동적인 속도감을 주는데 이게 즐거움으로 해석될 수 도 있겠다. 그런데 내겐 즐겁고 쾌활하다기 보단 어떤 매스꺼움으로 다가왔다. 외로운 남녀가 자연스럽게 미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정도만이 이 여가수 무대의 의미라는 게 씁쓸한 것이다. 그리고 이 표현은 현실을 잘 나타내는 것 같다. (굉장히 자의적인 해석이지만요..)


[ 퀸 보컬, 프레디머큐리 동상 ]

몽트뢰 기차역에 내리면 매우 가까이에 프레디머큐리 동상이 있다.

코앞의 레만호수로 나가서 호수를 우측에 끼고 조금만 따라 내려가면 만날 수 있다.

프레디 머큐리! 락 음악에 무지한 나도 세계적인 그룹 '퀸'은 알 고 있다.

고음에 환장하는 국내 음악 기호상, 프레디머큐리는 엄청난 지지를 받지 않을까 짐작되기도 한다.

'I was born to love you'라는 노래를 엄청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이제야 그가 공연하는 모습을 찾아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사람... 엄청 열정적이다.

한 마리의 동물처럼 촐랑촐랑 뛰어다니는 모습이 매우 매력적이다. (왠지 나훈아씨가 떠오르네요)

그의 에너지를 잘 보여주는 동상 밑으로 팬들이 남기고 간 선물들이 보인다.


이 동상 하나보러 여기에 왔는데 사진 몇장 찍으면 딱히 할 게 없다...

조금 걷다가 한적한 분위기에 취해 이번 여행 중 드물게 제대로 먹어보자고 부탁했다.

 

밥 먹고 시간 맞춰서 로잔행 기차를 타러 다시 이동했다.

로잔 - 몽트뢰 시간표를 찍어둔 것이 매우 도움되었다.

몽트뢰역이다. Vevey, Lausnne 모두에 간다고 표기되어 있다.

기차 타입은 IR이고, 10시 18분이라 써 있다.

마찬가지로 역이 엄청 한산하다.

유럽 여행 책자에서 사전 공부 했을 때는 티켓에 각인기를 찍지않으면 부정승차로 간주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내용이 있었다. 그런데 우린 로잔에서 몽트뢰로 올때 분명히 각인기 같은 걸 찍지도 않았고, 어떤 검표원도 마주하지 못했다. 조금 혼란스러운데 우리가 구매한 표는 모빌리스(Mobilis)로 하루종일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일일권이었기 때문에 정당한 것이었고, 로잔에는 검표원이 비교적으로 적었기 때문이었다. 한번도 다가와서 표를 보여달라 말한 사람이 없었다. 혹시나해서 학생같이 보이는 친구에 이 표를 그대로 쓰면 되는게 맞는지 물어봤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 사람이 검표원이었다... 오피셜한 복장을 하지않은 검표원이 간간히 체크를 하는 정도가 스위스 검표 시스템인가 싶다.


몽트뢰 프레디머큐리(퀸 보컬) 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