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으로 아유타야에서 코끼리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왔다. 30분에 900 / 20분에 700바트라고 했다.
여행책자에 인당 500바트라 적혀있는 것을 이미 확인했던 터라, 이미 여행책자에서 가격을 확인했다고 하니, 코스가 전보다 업그레이드 되어 가격이 올랐다 한다. 미련 없이 등을 돌렸더니, 20분에 500바트는 어떻겠냐고 제안을 한다. 그래서 결국 코끼리를 타게 되었다. 사실 코끼리를 타고 말 것도 없이 직접 코앞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했다.
우리 담당 아저씨가 코끼리 등위에 올라타고 우리는 그 뒤의 안장에 올라타서 사실 코끼리를 타고 있다는 느낌도 없었다. 예전에 라오스에서 체험했을 때는 코끼리 등 위에 바로 올라갔었기 때문에 정말 많이 흔들렸지만 그 만큼 생동감이 있었다.
그러나 이건 무슨 마차 탄 느낌이라 돈이 좀 아까웠다.
무슨 코스가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일대를 쓱 한 바퀴 도는 것이 체험이었다.
위에서 보다시피 일본 남성 일행 둘이 우리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었는데 우리 코끼리는 무지하게도 빨리 갔다.
이유가 뭔가 싶었는데, 앞에는 관광객 둘이 코끼리 등위에 올라타고 아저씨는 내려서 걸어 다니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걸어가는 아저씨는 관광객들의 사진을 열심히 찍어주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도 한 장만 찍어 달랬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제안한다.
"20바트에 코끼리 등에 타게 해주고, 사진 찍어줄게"
쿨하게 거절했다.
심통난 아저씨는 앞서 노래를 흥얼거리는 친구에게 뭐라 한참을 투덜투덜거렸다.그럴수록 앞의 친구는 약 올리는 것처럼 촐싹대며 왔다 갔다 했는데 이 광경을 지켜보는 게 코끼리 타는 것보다 재미있었다. ㅋㅋㅋ 우리가 태국 말을 전혀 알아 듣지 못했지만, 불평하는 말투가 참 귀여웠다.
한참을 묵묵히 가다가 심심했는지 그냥 사진 찍어 주겠다고 한다. 아이 같은 그 모습이 너무 웃겨 갑자기 웃음이 터졌는데 민망한지 같이 허허 웃으신다.
이렇게 잠깐의 에피소드만 가진 체 코끼리 체험이 끝났다. 마지막에 고맙다고 팁으로 20바트를 주었더니, 그제야 환하게 웃으며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던 아저씨를 보며 생각했다. 지금의 경험이 훗날 아저씨 영업 방식에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고. 계산적으로 대하는 것보다 진심으로 친절하게 대하면 원치 않아도 더한 팁을 주지 않을까?
그래도 지루한 한 바퀴 코끼리 체험가운데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해준 아저씨에게 감사를 표한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