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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맛보기여행

[태국(Thailand)/방콕(Bangkok)] 방콕 여행 5일차 – 오묘한 태국여행 마지막 날

작성자고바리|작성시간14.01.15|조회수177 목록 댓글 0
        

오늘도 숙소 앞 보이스카웃 아이들의 기묘한 노랫소리에 잠을 깼다. 물론 우리가 묶은 숙소는 이 멋스러운 호텔이 아닌 맞은편의 게스트 하우스다. 아무튼 짧은 방콕 관광 일정에서 2일씩이나 아유타야와 깐짜나부리 관광에 할애하다 보니까 정작 방콕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오늘의 메인 목적은 보트 관광과 한인 식당 뷔페 그리고 태국 젊은이들의 밤 문화이다.

아침으로 간단히 스시마사에서 초밥을 먹고 (1인분으로 충분한 한 접시에 300바트 이상) BTS라인에서 제일 아래에 위치한 Saphan Taksin 역으로 갔다.

*녹색 지점이 사판 탁신역, 푸른 색 체크 등에서 보트 승,하차를 할 수 있다.

 

역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보이는 저 푸른 건물이 보트 탈 수 있는 곳이다. 매표소에서 취향에 맞게 보트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데, 편도 1회로 구매할 수도 있고, 정해진 시간 내로 계속 사용할 수 있는 패키지 판매도 가능하다. 우린 혹해서 패키지로 샀는데, 막상 타고 보니 한 번 내리면 다시 타기 싫어진다. 잘 생각해보고 구매하자.

보트 타는 것 외에 역 주변에 뭐 볼만한 게 없을까 해서 물어봤지만 개의 표정만큼이나 특별한 게 없었다.

역에서 조금 걸으면 나오는 시내, 익숙한 패스트 푸드점과 도넛 가게 이름이 눈에 띈다.

미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의 무리가 보인다.

나이가 들어도 여성은 여성이라고 했던 가.

간간히 눈에 확 들어오는 서양 미녀들.

메뉴는 좀 다르지만 기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패스트푸드로 점심을 때웠다.

점심 후 형과 여유로운 커피한잔. 스타벅스 같은 체인이 아닌 이상 방콕 어디든 30바트 내외였던 것 같다. 스벅은 비싸다. 중간에 너무 화장실이 가고 싶었는데, 방콕 시내에선 화장실 가기가 참 어렵다. 점심을 해결했던 패스트 푸드점에도 화장실이 없었다.

다행히도 보트 내부에 화장실이 있었지만, 좀 인상적이었다.

가이드분이 영어로 열심히 설명해 주기 때문에 대충 뭐가뭔지 알 수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 보트 따라 펼쳐지는 좌우 풍경들을 잠시 감상해보자.

현대식 건물과 다 쓰러져 가는 건물들이 뒤엉켜 있다. 새 건물로 보이는 것들은 대부분이 리조트로 보였는데, 국내에서 호텔, 항공 패키지 등으로 예약을 하면 이런 곳들도 한 두 군데 얻어걸리지 않을까.

선착장 중에 한 곳. 관광을 하고 싶은 원하는 지역에서 내리면 되겠다. 우린 이미 둘러본 지역이라 지나쳤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서로 사진을 찍어주었는데, 소니 카메라 특유의 부드러운 색감이 인상적이다. 특히 역광에서 촬영한 형 얼굴 내의 섬세한 명암이 맘에 든다. (소니 TX시리즈, 워드 명암 효과 사용)

마찬가지로 선착장.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강 반대편에서 즉흥적으로 하선했다.

 

강 반대편과 사뭇 다른 느낌이다.

골목 내의 분위기가 작은 규모의 동대문 시장 스럽다. 튀김 냄새인지 입구부터 다소 역한 냄새가 진동했는데,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기타 샵의 젊은 판매원의 친절한 설명에 많은 분들이 발걸음을 잠깐씩 멈추신다.

골목에서 천사 미소를 짓고 있는 한 소녀를 만났다. 진지하게 거리의 사람들을 그리고 있었는데, 무척이나 평온해 보여서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소녀였다. 방해가 될까 후딱 기념사진만 찍고 인사를 했다.

형이 옷 문구 'Believe in Yourself'에 혹해서 티셔츠 한 장을 구매했다.

이 외에 적나라한 성적인 묘사가 프린팅 된 옷들이 많았다. 살 뻔했다.

골목에서 나와 슬슬 보트 타러 이동하려는데, 길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심지어 한 제복 입은 남자가 우리에게 보도 위로 물러서라며 뭐라 하기도 했다.

뭔가 싶어 잠시 멍 했지만 이내 무언가 있음을 깨달았다.

바로 지나가는 차량 때문이었다. 4대 가량 지나갔을까. 제복 입은 남성의 경례는 절도 있게 180도로 회전하면서까지 차량을 배웅했고, 차량들이 시선에서 사라지고 남자의 경례가 종료되자 일제히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뭔가 싶어 병원 앞에서 식사하고 있던 여성들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태국 국왕 병문안을 마친 공주의 차량이었다고 한다. 우리가 대충 들렀던 인근 병원에 태국 국왕이 입원해 있었던 것이다.여행한 나라의 국왕이 바로 앞 병원의 병실에 누워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좀 오묘했다.

오묘한 기분으로 다시 보트에 오른 우리는 반대 쪽 차이나 타운 인근에서 내려, 각종 골동품들을 둘러보다가 씨암 역으로 날아갔다.

씨암 스퀘어로 날아왔다. 예전에 들렀던 야외 라이브 바 근처이다.

여기오니까 한층 더 오묘해진다. 순간 일본인가 싶을 정도의 코스프레 청소년들이 눈에 보였다.

설마를 연발하게 하는 음악소리가 들린다.

가수들의 공연은 아니었던 것 같다. 춤 동작이나 노래의 느낌에서 동호회의 향기가 났다. 들려오는 노래도 일본 애니메이션 노래였다. (일본어와 그런 멜로디 스타일로 추정) 그제서야 코스프레 청년, 동호회 춤 동작과 무대, 어정쩡한 사람들의 반응 들이 하나로 연결이 되며 애니메이션 관련 행사가 있구나란 짐작이 되었다. 태국의 밤이 이 노랫소리와 깊어져 갈 즈음, 빨리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겠다는 강한 열망이 일었다.

금강산도 식후경. 태국에 와서 제대로 음식을 먹지 못하면서 예민해진 신경들을 달래기 위해, 통로 역(thonglor) 주변에 위치한 한인 고기 뷔페로 왔다.

소는 490바트, 돼지는 290바트로 계속 먹을 수 있다. 음료는 별도였던 것 같다.

내부 손님들은 잘 사는 현지 사람들 혹은 일본인, 한인 관광객들이었다.

밥 먹기 전 기도하는 형. 그간 절제하느라 수고했다고 우리에게 주는 상이다. 배터지게 먹고 인근 마사지샵에서 마사지를 받고 젊은이들이 자주 간다는 클럽에 가보기로 했다.

그런 곳은 대체 어딘가. 다리는 아파죽겠고 시간은 가고. 이상한 관계의 남녀만 계속 보이고. 그래서 적당한 야외 바에서 칵테일을 마시며 쉬다가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내일이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므로 거의 밤을 새도록 걸을 작정이었다. 한참을 걷다가 제대로 찾았다. 큼지막한 사교장들이 줄지어 보이기 시작했다. 형과 나의 복장이 슬리퍼, 반바지 등으로 불량했으므로 입장하진 못했지만 밖에서 사람들이 노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국적 불문하고 그런 장소에서 남녀가 기대하는 동일한 것들이 재현되고 있었고 간간히 백인 남성, 한국인 남성 등도 섞여 있었다. 한국인 남성들도 자주 오는지 여러 여성들이 한국말로 말을 걸며 호감을 표시한다. 아쉽게도 카메라 배터리가 나가 한 장도 찍지 못했다. 적당히 구경하다가 숙소로 돌아와 다음 날 출국 준비 후 잠이 들었다.

약 일주일간의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났다. 사기꾼. 의사. 라이브 밴드. 여행 중인 유럽인들. 수 많은 마사지사들. 잘 사는 현지 젊은이들 등(유학파 혹은 현지 1류 대학)

순식간에 몇 십 권의 자서전을 읽은 기분이다. 내 주변에도 물론 훌륭한 선, 후배님들과 어르신들이 있지만 그분들의 말씀을 통해서 얻는 배움에는 어떤 한계가 있는 것 같았다. 이성으로는 이해를 해도 마음으로 깊게 와 닿지 않을 때도 있고, 조언의 정도만 다를 뿐 방향은 모두 똑같이 하고 있어서이기도 하다. 모두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것은 그 방향이 옳은 길임을 말하기도 하지만 그 반대 방향을 가보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혜민스님, 김난도 교수님 등. 국내 서점의 베스트셀러 섹션에는 '힐링'이 넘쳐나고 있다. 그만큼 수요가 많기 때문일거다. 그런데 왜 유독 한국 땅만 밟으면 힐링이 필요한가. 한국에 흩어져있는 무수한 상처들. 누구의 것인지 누구에 의한 것인지조차 잘 모를 정도로. 서로가 서로에게 주는 지나친 관심이 변질된 폭력들. 이것 때문은 아닐까.

그리고 말씀 드린다. 단순한 내 의견이므로 당연히 "나도 틀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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