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판본체 (고체, 정음체)
- 훈민정음 반포 당시의 훈민정음,동국정운 등의 판본에 쓰인 원필(圓筆)과
그 이후의 용비어천가, 월인천강지곡, 석보상절 등의 판본에 쓰인 방필(方筆)을
기본으로 하는 글자꼴로 실용화의 단계를 가지지는 못했던 서체임
- 오래 된 글씨체라는 의미에서 고체, 또는 훈민정음을 본받아 쓴 글씨라는
의미에서 정음체라고도 불림
- 전서 또는 예서의 서법을 본받아서 만듬. 장정하고 강건하며 질박한 느낌이 남.
그러나 판본체는 판각된 형태이므로 각공에 의해서 판각되는 과정에서 글씨의
생명력이 상당히 저하되고 판각되기 이전의 원글씨가 지녔던 생동감이
거의 사라져 버리게 되며 그 형태와 획이 도식적이고 단순한 느낌을 갖게 함
① 특징
ㅇ 획의 굵기가 일정하고 가로획은 수평, 세로획은 수직
ㅇ 자형을 사각형
ㅇ 글자의 중심을 맞추어 쓰고 좌우 대칭
ㅇ 장봉으로 기필
② 종류
ㅇ 원필체 : 한자의 전서필법과 비슷하며, 부드럽고 중후한 느낌
(훈민정음)
(동국정운)
ㅇ 방필체 : 한자의 예서필법과 비슷, 날카롭고 강인한 느낌
(용비어천가)
(월인천강지곡)
(석보상절)
나. 국한문 혼서체
- 성종시대를 전후로 하여 판본체가 쓰기 쉬운 필사체로 변화한 것으로 판본체에서 궁체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생김(월인석보, 두시언해)
< 특징 >
ㅇ 모음의 가로, 세로획이 더 길어지면서 점, 획에 기울기와 강약이 생김.
ㅇ 기필, 수필, 점에 변화가 생김
다. 궁체
- 조선 중기 이후 궁녀들에 의해 형성된 서체. 우아하고 아름다워 현재 한글 서체의 표준이 됨
- 필사된 서찰(주로 왕후와 상궁 그리고 궁녀들의 필적)과 서책(궁중의 내서)에 쓰여짐
- 궁체가 발달된 이유는 왕실과 외척사이에 편지 왕래가 잦았기 때문에 봉서(서간체)를 쓸 기회가 많았으며 또 왕후와 공주의 교양서로 책을 많이 필사(등서체)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임
① 특징
ㅇ 획의 굵기에 변화가 있고, 가로획의 오른쪽이 약간 올라감
ㅇ 능숙한 필치로 단아하고 자유분방함(서찰)
ㅇ 미려하고 우아하며 한결같이 고름(서책)
ㅇ 자형은 다양하나 오른쪽 세로획에 맞추어 씀
ㅇ 노봉과 장봉으로 기필
② 종류
ㅇ 정자체 : 단아함, 안정감, 균제미
ㅇ 흘림체 : 유려함, 속도감, 균형미 (반흘림, 진흘림)
라. (서)민체
- 민체는 궁체와 더불어 필사본으로 되어있는 한글류의 책들에서 나타난 서체로 서예작품으로 쓴 것이 아니고 소설, 가사, 서간 등을 읽고 기록하기 위한 목적으로 쓴 것(등서체)
- 민체로 쓰인 책에는 대부분 필사자, 필사연대가 명시되어 있지 않아 필사자는 궁중 이외의 백성들이며 필사시기는 조선 중기에서 말기일 것이라는 정도 밖에 추측할 수 없음
< 특징 >
ㅇ 각기 개성이 뚜렷하며 자유분방하게 서사(書寫)함으로써 우리민족의 넋과 얼이 살아 있음
< 판본체와 궁체의 차이 >
- 느낌 : 판본체가 궁체에 비해 강건하고 근엄하여 다소 남성적인 느낌이 강함
- 길이와 간격 : 판본체는 세로획의 길이가 왼쪽에 오는 자음의 길이와 비슷하지만 궁체는 세로획이 자음에 비해 길어짐
- 방향 : 판본체는 대부분이 수직, 수평 대칭 방향으로 'o'을 제외하고 모두 곧은 획이지만 궁체는 가로획도 오른쪽이 올라가게 쓰는 등 그 방향이 매우 다향함
- 접필 : 판본체는 접필할 곳을 모두 깊게 접필하지만 궁체는 그 정도나 위치가 다양함
- 글자의 기준 : 판본체는 글자의 중심을 기준으로 쓰며 궁체는 오른쪽 세로획을 기준으로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