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우리의 입에 잘 오르내리는 남남북녀(南男北女), 서울깍쟁이, 보리 문둥이 등의 속어(俗語)는 지역적인 주민의 공통적 성격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우리나라에는 조선 초기에 이미 '팔도(八道)'라는 행정구역이 있어 그 후 약 5백 년간 이 제도가 존속되어 왔다.
조선 개국(開國) 초기에는 고려(高麗) 말의 행정구역을 답습하여 경기도, 양광도(楊廣道 ..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교주강원도(交州江原도), 서해도(西海道 ..황해도) 및 서북면(西北面 ..평안도), 동북면(東北面 ..함경도)의 '6도2면(六道二面)'을 두었다가 1398년(태조 이성계 7)까지 양광도를 충청도, 교주강원도를 강원도, 서해도를 풍해도(風海道)로 고쳐 이들 행정구역을 일부 조정하여 '6도2면'의 체제를 유지하였다.
팔도 八道
팔도(八道)는 조선시대 광역 행정구역을 이르는 명칭이다. 1413년 조선 제3대 임금, 태종(太宗)은 한반도를 여덟 개의 도(道)로 분할하였는데, 팔도(八道)는 조선시대 대부분의 기간 동안 대체적으로 그 행정구역을 유지하였다. 즉, 태종(太宗)은 풍해도를 황해도(黃海道)로, 서북면(西北面)을 평안도(平安道)로, 동북면(東北面)을 함길도(咸吉道)로 고치고, 함길도를 마지막으로 관찰사(觀察使)를 둠으로써 비로소 '팔도(八道)'의 지방행정구역 체제가 갖추어졌다. 고종 33년(1896)에 을미개혁(乙未改革)의 일환으로 팔도(八道) 가운데 다섯 개의 도(道)가 남,북도(南,北道)로 나뉘었고, 1945년 광복될 때까지 이 체계가 유지되었다.
'팔도'라는 말은 오늘날에도 '한반도의 여러 지방'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으며, 여러 지방의 아리랑이 '팔도 아리랑'으로도 불리고, 여러 지방의 김치가 '팔도 기치'로도 불린다. 그러므로 '팔도'라는 말은 '한민족의 전통문화'라는 의미도 나타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팔도 명칭의 유래
8도의 명칭이 생겨난 것도 우연한 일이 아니다. 경기도(京畿道)는 서울(京)과 궁궐 주위 500리(里) 이내(畿)의 지역을 뜻하는 '기(畿)'를 합쳐 경기라 하였고, 충청도(忠淸道)는 그 대표적 고을인 충주(忠州)와 청주(淸州)가 있어 충청으로, 전라도(全羅道)는 대표적 고을인 전주(全州)와 나주(羅州)가 있어 전라가 되었으며, 강원도(江原道)는 강릉(江陵)과 원주(原州)를 합쳐 강원이 되었고, 황해도(黃海道)는 황주(黃州)와 해주(海州)를 지칭하여 황해도로, 평안도(平安道)는 평양(平壤)과 안주(安州)에서에서 평안으로, 함경도(咸鏡道)는 함흥(咸興)과 경성(鏡城)에서 이름을 따 함경이라 하였다.
조선 영조(영조) 때의 실학자 '청담 이중환(淸潭 李重煥. 1690~?)는 그의 저서 택리지(擇里志)에서 우리나라의 산세(산세)와 위치를 논하고 있으며, 팔도의 위치와 그 역사적 배경을 간략하게 다루고 있다. 즉, 경상도는 변한(弁韓), 진한(辰韓)의 옛 땅이고, 함경도, 평안도, 황해도는 고조선(古朝鮮)과 고구려의 땅이며, 강원도는 예맥(濊貊)의 땅임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팔도(八道)라고는 하지만 원래 경기(京畿)에는 '도(道)'자를 붙이지 않는것이 정칙(正則)이고 경기도에는 이칭(異稱)이 없다고 하였다. 나머지 7도에 대한 이칭(異稱)과 기준은 다음과 같다. 호서(湖西)는 충청도 지방으로서 충북 제천(堤川)의 의림지호(義林池湖)의 서쪽이라는 뜻이고, 호남(湖南)은 전라도로서 전북 김제(金堤)의 벽골제호(碧骨堤湖)의 남쪽이라는 뜻이며, 영남(嶺南)은 조령(鳥嶺)과 죽령(竹嶺)의 남쪽을 말함이요, 강원도를 영동(嶺東) 또는 관동(關東)이라 함은 대관령(大關嶺)의 동쪽이라는 뜻이고, 해서(海西)는 황해도로서 경기해의 서쪽이라는 뜻이고, 관북(關北)은 함경도로서 철령관(鐵嶺關)의 북쪽을 말함이요, 관서(關西)는 평안도로서 철령관(鐵嶺關)이 서쪽이라는 뜻이다.
팔도의 기질
위에서 언급한 청담(淸潭) 이중환(李重煥)의 택리지(擇里志 .. 일명 八域志)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사람이 살만한 곳의 입지조건으로서 지리(地理), 생리(生理), 인심(人心), 산수(山水) 등 네 가지를 열거하면서 팔도 사람들의 기질(氣質)을 정리하였다.
무엇으로서 인심(人心)을 말할 것인가? 공자(孔子)께서 ' 마을의 풍속이 착하면 아름다운 것이 된다. 아름다운 곳을 가려서 살지 아니하면 어찌 지혜롭다 하리오 '하시었고, 옛날 맹자(孟子)의 어머니가 세 번이나 집을 옮긴 것(孟母三遷)은 아들을 훌륭하게 가르치고자 함이었다.사람이 살 고장을 찾을 때에 그 착한 풍속(風俗)을 가리지 않으면 비단 자신에게뿐만 아니라. 자손에게도 해(害)가 있어서 반드시 좋지 못한 풍속이 스며들 우려가 있다. 그러니 살 곳을 가리는데, 그 땅의 세상 풍속을 보지 아니하면 안된다.
우리나라 팔도(八道) 가운데 평안도(平安道) 인심은 순후(醇厚)하여서 제일이요, 다음은 질실(質實)한 경상도(慶尙道) 풍속이다. 함경도(咸鏡道)는 오랑케와 접경하여 백성이 모두 굳세고 사나우며, 황해도(黃海道)는 산수(山水)가 험악한 까닭으로 백성들이 거의가 사납고 모질다. 강원도(江原道)는 산골짜기 백성으로 몹시 불손하고, 전라도(全羅道)는 오로지 교활함을 숭상하여 그른 일에 움직이기 쉽다. 경기도(京畿道)는 도성 밖의 야읍(野邑)은 백성들의 재물이 시들어 쇠하였고, 충청도(忠淸道)는 오로지 세도(勢道)와 재리(財利)에만 따른다.
조선시대 지리학자들은 조선 팔도의 풍수지리적 해석을 하면서, 땅이 인간의 심성(心性)에 미치는 영향을 논하였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인걸(人傑)은 지령(地靈)이라 하여 , 지리인성론(地理人性論)이 발달해 왔는데, 학자들 사이에 상당한 일치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오랜 세월이 지난 오늘날에 그대로 수용할 성질의 것은 아니다. 농경사회에서 산업화 사회로 변화하면서 수많은 인구 이동과 지역간의 교류가 활성화되고, 문화공간이 확대되면서 과거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고서(고서)에 기록된 전라도
훈요십조(훈요십조)는 고려 태조 왕건(왕건)이 자손들을 훈계하기 위하여 942년(태조 25)에 몸소 지은 열가지 유훈(유훈)을 말한다. 태조 왕건이 죽을 무렵에 박술희(朴述希)에게 전해 후세의 귀감으로 삼게 한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훈요십조'는 고려 왕실의 헌장으로 태조 왕건이 신앙, 사상, 정책, 규범을 보여주는 귀중한 문헌이라고 할 수있다. 그런데 이 '훈요십조'이 8조(조)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차현(車峴) 이남, 공주강(公州江 .. 금강의 지류) 외(外)의 산형지세가 모두 본주(本主)를 배역(背逆 .. 금강의 유역이 남에서 북으로 역류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듯)해 인심도 또한 그러하니, 저 아래녘의 군민(郡民)이 조정에 참여하여 왕후(王侯), 국척(國戚)과 혼인을 맺고 정권을 잡으면 혹 나라를 어지럽히거나, 혹 통합(統合 ..후백제의 합병)의 원한을 품고 반역을 감행할 것이다. 또 일찍이 관노비(官奴婢)나 진역(津驛)의 잡역(雜役)에 속했던 자가 혹 세력가에 투신하여 요역을 면하거나 ,혹 왕후, 궁원(宮院)에 붙어서 간교한 말을 하며 권세를 잡고 정사를 문란하게 해 재변을 일으키는 자가 있을 것이니, 비록 양민(良民)이라도 벼슬자리에 있어 용사하지 못하게 하라.
경상도 ... 태산고악 망부사 고절청렴 선배도
조선 정조(正祖) 때의 문신(文臣), ' 석재 윤행임 (碩齋 尹行恁. 1762~1801) '은 대사간, 도승지, 이조판서, 대제학 등을 역임한 규장각(奎章閣)의 학사(學士)로, 어느 날 정조(正祖) 임금과 각도인(各道人)의 성격에 관하여 한담소일(閑談消日)할 때 재학(才學)이 뛰어난 그가 8도(道)의 인물을 평하는 적절한 함축미를 지니고 있는 사자단구(四字單句)가 오늘에 전해오는 바 소위, 그 사자평(四字評)은 다음과 같다. 위의 정도전(정도전)의 글을 정리 압축한 듯하다.
경중미인 鏡中美人
이 말은 경기도(경기도)의 지형을 말하기 보다 그 지방 사람의 성격을 말한 것이다. 중앙집권의 중심지로, 교제술이 능란하고,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는 듯 하면서도 속으로는 찬물 속의 술과 같아 거울에 비치는 미인(미인)처럼 바라볼 수만 있지, 가까이 접축할 수는 없다는 뜻에서 생긴 말이다. 또한 거울 앞에 서 있는 미인(미인) 격으로 이지적이고 명예를 존중한다.
청풍명월 淸風明月
충청도(충청도) 사람은 맑은 바람과 달처럼부드럽고 고매(고매)하여 풍류를 즐기고 고상한 면이 많다. 그 지형이 산세(산세)가 수려하다가나 거세지 않고 금강처럼 평온하고 구수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사람에게 지나치게 경쟁을 하지도 않고 대자연의 순리대로 떠나가는 것과 같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풍전세류 風前細柳
전라도(전라도) 사람들은 바람결에 날리는 버드나무처럼 멋을 알고 풍류를 즐기며 시대(시대)에 민감하게 적응하면서 살아간다. 옛말에 전국이 흉년이 들어도 전라도만 풍년이되면 식략 걱정이 없다고 할 정도로 곡창지대로 유명하였다. 이곳은 땅이 좁은데 사람이 많아 동요가 잦고 그런 반면 의지가 그다지 강하지못하여 확고한 주장이 부족한 성격을 나타내기도 한다.
태산준령 태산준령
태산교악 태산교역
설중고송 설중고송
경상도(경상도) 사람들은 큰 산과 험한 고개처럼 선이 굵고 웅장하고 험악한기개가 있다. 경상도 사람 셋이 모여 이야기를 하면 동네가 다 시끄럽다는 옛말이 있다. 경상도 사람들은 성질이 우락부락하고 고집이 세어 사람 마음이 조용하고 경솔함이 적다 하여 설중고송(설중고송)이라 하였다.
암하고불 암하고불
강원도(강원도) 사람들은 큰바위 아래 있는 부처님처럼 어질고 인자하여 누가 알아 주든지 말든지 자가 할 일을 해 나간다. 땅이 넓지만 사람이 적어 접촉의 기회가 드물어 사람들의 마음이 순진하고 정직하다는 뜻으로 암하고불(암하고불)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그 속에는 부처를 낮혀 높은 형상으로 하잘것없는 우두머리란 속뜻이 있기도 하다.
석전경우 석전경우
황해도(황해도) 사람들은 돌밭을 일구는 소와 같이 묵묵하고 억세어 고난을 이겨내는 근면성이 있다. 돌이 많은 밭을 소가 갈고 있는 모습으로 토지가 척박한 까닭에 사람들이 부지런하면서도 특별한 인물이 없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
맹호출림 맹호출림
평안도(평안도)사람들을 말한다. 숲 속에서 나온 호랑이처럼 중국인과의 접촉이 잦고 오랑이가 자주 출몰한다고 하여 맹호출림(맹호출림)이라 하였던 평안도는 매섭고 사나워 용맹하고 과단성이 있는 관서(관서)사람들의 기질을 표현하였다. 전투의욕이 늘 강했고, 생(생)과 사(사)가 기분에 따라 좌지우지 되기도 하여 선부른 결정을 내리기도 하는 단점이 있다.
니전투구 泥田鬪狗
함경도(咸鏡道)사람들을 이르는 말로, 우리나라 전체에서 동토가 척박하기로는 함경도가 제일이다. 세종(世宗) 때에는 경상도 사람 30만 가구를 이주(移住)사켜 살게도 하였으니 워낙 사람들이 살기 싫어하던 곳이었다. 토지가 넉넉하지 않거니와 먹고 살 길이 막막하여 이들은 조그만 이익에도 달려들어 마치 진흙탕 속에서 싸우는 개처럼 맹렬하거나 악착스럽고 강인한 의지와 인내력이 있다는 의미이다.
이성계가 정도전에게 조선팔도 사람을 평하라고 한 적이 있다.
그러자 정도전은“경기도는 경중미인(鏡中美人)이고,
충청도는 청풍명월(淸風明月)하고,
전라도는 풍전세류(風前細柳)이며,
경상도는 송죽대절(松竹大節)하고,
강원도는 암하노불(岩下老佛)하고,
황해도는 춘파투석(春波投石),
평안도는 산림맹호(山林猛虎) 입니다.”라고 평하였다 한다.
이 말을 풀자면,
경기도는 거울에 비친 미인과 같고,
충청도는 맑은 바람 속의 밝은 달과 같으며,
전라도는 바람 앞의 가는 버들과 같으며,
경상도는 소나무나 대나무와 같은 큰 절개를 가졌고,
강원도는 바위 아래의 늙은 부처님과 같고,
황해도는 봄 물결에 돌을 던지는 듯하고,
평안도는 숲 속의 사나운 호랑이와 같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성계의 출신지인 함경도에 대해서는 평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태조는 아무 말 이라도 좋으니 어서 말하라고 재촉하였다.
그러자 정도전은 머뭇거리며
“함경도는 이전투구(泥田鬪狗) 이옵니다”라고 말을 하였다.
그러자 태조 이성계는 이 말을 듣고 얼굴이 벌개졌다고 하는데,
눈치 빠른 정도전이 이어 말하길
“그러하오나 함경도는 또한 석전경우(石田耕牛)올시다”하니
그제야 용안에 희색이 만연해 후한 상을 내렸다고 한다.
이전투구라는 말은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라는 뜻으로
강인한 함경도 사람의 성격을 평한 말이다.
그러나 오늘 날에는 명문이 서지 않은 일로 몰골사납게 싸우는 모습이나
체면을 돌보지 않고 이익을 다투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석전경우라는 말은 자갈 밭을 가는 소라는 뜻으로 부지런하고
인내심이 강한 성격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八道江山 七言詩
-팔도강산 칠언시
-泰山高嶽 望夫士 高節淸廉先輩道-경상도
-태산고악 망부사 고절청렴 선배도
-岩下老佛 天理達 金剛山名古今宗-강원도
-암하노불 천리달 금강산명 고금종
-風前細柳 時節路 倫理道德崇尙道-전라도
-풍전세류 시절로 윤리도덕 숭상도
-明月淸風 廣山照 忠孝全心傳授統-충청도
-명월청풍 광산조 충효전심 전수통
-鏡中美人 貪色慾 世間情慾相爭同-경기도
-경중미인 탐색욕 세간정욕 상쟁동
-石中耕牛 苦力中 播種收穫勞績功-황해도
-석중경우 고력중 파종수확 노적공
-深山猛虎 出入麓 萬疊靑山嘉節中-평안도
-심산맹호 출입록 만첩청산 가절중
-四海八方相親樂泥田鬪狗解願躬-함경도
-사해팔방 상친락 니전투구 해원궁
조선시대 행정구역인 8도 였죠.. 그 팔도 사람들의 특징을 노래한 시입니다.
서울은 경중미인이죠.거울 속 미인.경우 바르고 얌전하다 하여 그렇죠..
충청도분들은 명월청풍또는 청풍명월이라하죠..
맑은 바람 밝은 달...충청도 분들이 인심이 좋잖아요..
그리고 결백하고 온건하죠.
강원도분들은 바위 밑의 오래된 불상라 했는데..
산골의 순박하고 착하죠.
경상도 분들은 큰산과 험한 고개 역경을 헤쳐나가는
경상도 분들을 이야기 하죠..
전라도 분들은 바람 앞에 나부끼는 가는 버들-풍전세류-이라해서
부드럽고 영리하죠..
사람이 지기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으면 살아간다는 것을
여기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새도 어느 지역분인가에 따라 특성이 나오는데..
예전에는 더 많은 영향을 받았겠죠..